
(서울=뉴스1) 임성일 스포츠전문기자 = 2025 시즌 K리그1이 반환점을 돌았다. 시즌은 스플릿라운드 포함해 총 38라운드로 치러지는데, 모든 팀들이 19라운드 경기까지 마쳤다.
리그 절반을 소화한 현재 순위표는 시즌 뚜껑을 열기 전 전망과 제법 차이가 있다. '승패를 좀처럼 점치기 어려운 리그'라는 평가답게, "시즌 전 예상은 그저 예상일 뿐"이라는 분위기다.
폭염을 향해가는 K리그가 지난 17일과 18일 주중 경기를 통해 참가 12개팀 모두 19경기씩 마쳤다. 아시아클럽대항전에서 토너먼트까지 올랐던 광주FC와 현재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에 참가 중인 울산HD의 스케줄을 고려해 몇몇 일정이 당겨진 탓에 각 팀 '경기 수'가 제각각이었는데 이제는 한눈에 상황이 들어온다.
지금까지 가장 주목할 포인트는 전북현대의 부활이다. 전북은 12승5무2패 승점 41점으로 압도적인 선두를 달리고 있다. 33득점과 14실점은 모두 최다골과 최소실점이며 무려 15경기 무패(11승4무)의 성적이 말해주듯 고공행진 중이다.
잘 나가는 팀이 늘 그렇듯, 끌려가도 질 것 같지 않은 기운을 내뿜고 있는데 17일 수원FC와의 경기가 백미였다. 안방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FC전에서 전북은 전반에 먼저 2골을 내줬으나 후반 3골을 몰아치며 역전승, 전주성을 뜨겁게 만들었다.
기본적으로 멤버가 좋고, EPL 출신 사령탑 거스 포옛 감독이 지휘봉을 잡으면서 어느 정도 기대감을 키웠으나 이 정도 질주는 예상 못했다. 과거 최강희 감독이 이끌던 '닥공' 시절처럼, 공수 밸런스가 이상적이라는 평가와 함께 2021년 이후 정상 복귀를 꿈꾸고 있다. 깜짝 득점선두(12골) 전진우와 같은 히트 상품이 나오고 있는 것도 잘 되는 집의 전형이다.

다크호스로 분류됐던 대전하나시티즌이 전북의 대항마로 꾸준히 선두권 레이스를 펼치고 있는 것도 주목할 점이다. 과감한 투자로 전력을 알차게 보강했고, 지켜봐야한다는 의견이 많았던 팀이기는 하지만 기대 이상으로 안정적이다.
시즌 초반부터 줄곧 선두자리를 지켰던 대전은, 5월 말부터 순위표 꼭대기를 전북에게 내주고 2위로 내려왔다. 하지만 자신들이 못한 것보다는 전북이 워낙 잘했다고 하는 게 맞다. 개막 후 2위 밑으로 내려간 적이 없다는 것은 대전 역시 안정된 전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방증이다.
"앞에서 계속 리드하는 것보다는 뒤에서 쫓아가는 것이 낫다"고 말해온 황선홍 감독 입장에서는 현재 상황이 썩 나쁘진 않다. 여름 이적시장에서 김봉수, 서진수, 에르난데스 등 즉시 전력감을 여럿 영입한 대전의 올 시즌 시선은 분명 정상에 맞춰져 있다.
개막을 앞두고 '2강'으로 꼽힌 울산과 서울은 아쉬움이 남는 전반기를 보냈다.
4연패에 도전하는 울산은 8승5무6패 승점 29점으로 4위고 김기동 감독과 온전한 시즌에 돌입한 서울은 6승8무5패 승점 26점으로 7위다. 팀들의 격차가 워낙 촘촘해 지금의 순위는 큰 의미 없으나 두 팀 모두 만족스럽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
젊은 피를 수혈하면서 '안정 속 세대교체'라는 기치를 세운 울산은, 예상보다 시행착오 기간이 길었다. 시즌 초반 흔들렸던 것을 이청용, 정우영 등 베테랑들이 중심을 잡으며 어느 정도 안정화 됐지만 최근 3년 보여준 강력함과는 거리가 있다. 클럽월드컵이라는 의미 있는 무대 참가가 후반기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들린다.

서울은 내용과 결과의 괴리감이 가장 큰 문제였다. 대부분의 경기에서 주도권을 쥐고 자신들이 준비한 경기를 풀어가고 있지만 마침표를 찍지 못해 승점 획득이 더디다. 8번의 무승부는 리그에서 가장 많다. 이길 경기를 많이 놓친 탓이다. 19경기에서 18실점은 준수한 수비력이지만 18골에 그치는 무딘 창이 발목을 잡고 있다.
여름 이적시장에서 영입한 폴란드 출신의 스트라이커 클리말라가 어느 정도의 해결사 본능을 보여주느냐가 후반기 반등의 핵심 열쇠가 될 전망이다. 부상에서 회복해 본격적으로 훈련하고 있는 기성용이 가세하는 시점과 영향력도 중요하다.
군팀의 한계를 극복하고 있는 김천(8승5무6패 승점 29), 언제나 꾸준한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포항(8승5무6패 승점 29), 안팎의 내홍에도 상위 스플릿 마지노선에서 전반기를 마무리한 광주(7승6무6패 승점 27) 모두 상위권 싸움이 가능한 위치다.
승격팀 안양(승점 24)이 경쟁력을 보여주는 것을 포함, 전체적으로 촘촘한 간격이다. 3위 김천과 10위 강원(승점 22)의 차이가 7점차이 밖에 나지 않으니 후반기는 더욱 뜨거울 전망이다.
반면 대구FC(3승4무12패 승점 13)와 수원FC(3승7무9패 승점 16)는 어려운 시즌을 보내고 있다. 지금 상황에서는 뚜렷한 '2약'이다. 김병수 감독에게 새롭게 지휘봉을 맡긴 대구는 8경기 무승(3무5패) 터널에 갇혀 있다. 선두 전북을 잡았다면 분위기를 바꿀 수 있었던 수원FC도 반등이 쉽지 않은 흐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