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임성일 스포츠전문기자 = 현 시점 K리그를 대표하는 공격수 전진우(전북현대)와 주민규(대전하나시티즌)가 대표팀에서 처음으로 호흡을 맞춘다. 나란히 K리그1 득점 1,2위를 달리고 있는 전진우와 주민규가 어떤 시너지를 보여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주민규와 전진우는 다음달 국내에서 펼쳐지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참가 선수 엔트리에 포함됐다. 23일 공개된 최초 대표팀 명단에는 전진우의 이름만 있었다.
6월 월드컵 예선 2연전(이라크, 쿠웨이트)을 앞두고 생애 처음으로 A대표팀에 발탁된 전진우는 당시 임팩트 있는 활약으로 홍명보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고 동아시안컵까지 신임이 이어졌다. 반면 3월 예선 일정까지는 꾸준하게 홍명보 감독의 부름을 받던 주민규는 6월 일정에서는 명단에서 제외됐고 동아시안컵 참가 기회도 주어지지 않았다.
그렇게 엇갈리는 흐름이었는데 26일 주민규가 합류했다.
대한축구협회는 "EAFF의 결정으로 'E-1 챔피언십' 엔트리가 23명에서 26명으로 확대됐다"면서 "남녀 대표팀 모두 기존에 발표된 23명 명단에 3명을 추가한다"고 전했다. 행운의 기회를 잡은 선수는 강상윤과 모재현 그리고 주민규였다. 이로써 주민규와 전진우의 첫 대표팀 동반 발탁이 성사됐다.
현재 흐름은 전진우 쪽이 좋다. 12골로 리그 득점 선두에 올라 있는 전진우는 2경기 마다 1골씩은 터뜨리는 꾸준한 결정력으로 전북의 16경기 무패행진(11승5무)의 선봉장으로 활약하고 있다. 대표팀에서의 첫 인상도 강렬했다.
전진우는 6월6일 이라크 원정에서 교체로 투입돼 오현규의 추가골을 도와 2-0 승리에 일조했다. 빠른 발과 정확한 컨트롤, 정확한 타이밍의 크로스 등 전북에서 잘하던 플레이가 그대로 나왔다. 10일 쿠웨이트와의 최종 10차전에서는 선발 출전한 전진우가 코너킥 상황에서 선제골을 만드는데 크게 기여했다. 공식적으로는 상대 자책골이 됐으나 전진우의 지분이 8할 이상이었다.

시즌 초반 노익장을 과시했던 주민규는 최근들어 조금 주춤하다. 10골로 득점 2위에 올라있지만 4월까지가 8골이고 5월 이후로는 2골을 추가하는 것에 그치고 있다. 대표팀의 6월 2연전 엔트리에서 제외되고, 최초 동아시안컵 명단에는 빠진 것도 K리그에서의 페이스와 무관하지 않다.
하지만 여전히 K리그를 대표하는 골잡이이고 홍 감독 역시 추가 카드 사용이 허락되자 주민규를 빼들었다. 먼저 선발한 2명의 공격수 오세훈과 이호재가 비슷한 유형의 장신 스트라이커라는 것을 고려할 때 포스트에서 노련한 연계 플레이에 능한 주민규는 쓰임새 있는 공격수다.
올 시즌 K리그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두 명의 공격수가 어떤 합을 보여줄 수 있을지, 동아시안컵에 새로운 관전 포인트가 추가됐다.
내년 여름 개최되는 북중미 월드컵은 폭염 속에서 치러질 가능성이 높다. 그만큼 체력 소모가 클 수밖에 없다. 1990년생 주민규가 본선 최종 엔트리에 포함될 수 있을지는 물음표가 따른다. 어쩌면 동아시안컵은 K리그 신구 킬러가 대표팀에서 호흡을 맞추는 흔치 않은 기회가 될 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