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강민이 은퇴식에서 팬들에게 은퇴 소감을 밝히고 있다.(SSG 랜더스 제공)

(인천=뉴스1) 서장원 기자 = '짐승' 김강민이 은퇴식을 끝으로 23년의 현역 생활에 공식적인 마침표를 찍었다.

김강민은 2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종료 후 진행된 은퇴식에 참석해 그라운드와 작별을 고했다.


2001년 SSG의 전신 SK 와이번스에 입단 후 원클럽맨으로 뛰다가 지난해 한화로 이적해 한 시즌을 더 뛴 후 유니폼을 벗은 김강민은 뒤늦게 은퇴식을 통해 팬들에게 못다 한 인사를 건넸다.

이날 김강민은 1번 중견수로 선발 출장하기도 했다. KBO리그에서 시행 중인 '특별 엔트리' 제도를 통해 일시적으로 엔트리에 등록돼 그라운드를 밟았다.

경기 시작과 함께 자신의 후계자인 최지훈과 교체된 김강민을 향해 현장에 모인 만원 관중은 힘찬 박수를 보냈다.


김강민은 프로 통산 1960경기에 출전해 타율 0.273, 1487안타, 139홈런, 681타점, 810득점, 209도루의 성적을 남겼다. 'SK 왕조' 시절 주축으로 활약하며 5번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했다.

경기 후 공식 은퇴식이 진행됐다. 그간 김강민과 동고동락했던 이승호, 조동화, 채병용, 박재상 코치, 제이미 로맥, 그리고 현재도 SSG의 투타 기둥으로 활약 중인 최정과 김광현 등이 영상 메시지를 통해 인사를 건넸다.

은퇴사를 위해 단상에 선 김강민은 "은퇴식에 와주신 팬분들께 감사하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한화 이글스에서도 많은 사랑 주셔서 감사하다. 은퇴식을 기다려준 인천에 있는 랜더스 팬들에게도 다시 한번 더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며 SSG와 한화 팬들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김강민이 은퇴식에서 SSG 선수들에게 헹가레를 받고 있다.(SSG 랜더스 제공)

김강민은 이어 "23년간 선수 생활을 하면서 언젠가 야구를 그만두더라도 은퇴식이라는 멋진 선물을 받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살아왔다. 대부분 선수가 그러하듯 슬럼프도 있었지만, 믿고 기다려준 팬분들의 응원과 사랑 덕분에 오늘 꿈을 이뤘다"며 감격했다.

또한 "인천 그리고 랜더스필드는 내가 태어난 고향보다 더 고향 같은 곳이다. 이곳에서 사랑하는 팬과 존경하는 동료 선수들과 함께해서 행복했다. 특히 한국시리즈에서 다섯 번의 우승을 함께 했다는 것은 내 삶의 자부심이다. 같은 곳을 바라보고 마음을 모았던 모든 사람과 추억은 내 가슴 속에 있다. 함께 했던 모두에게 인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현역 은퇴 후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김강민은 "나는 이제 선수가 아니다. 그리고 지금부터 선수로서 받아온 것들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하겠다. 내가 사랑하는 후배들이 있고 또 다른 후배들이 후배들에게 사랑을 전하면, 랜더스의 시간은 영원할 거다. 야구에 대한 열정을 잊지 않고 노력하겠다"며 가치 있는 인생을 살아가겠다고 다짐했다.

끝으로 김강민은 "랜더스 선수들에게도 아낌없는 사랑과 응원 부탁드린다. 인천 야구팬들의 가슴 속에 좋은 기억으로 남을 수 있게, 짐승처럼 치열하게 살아가는 김강민이 되겠다"며 은퇴사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