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정수영 기자 = 2015년 퀸엘리자베스 콩쿠르 바이올린 부문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을 차지한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30)이 서울시립교향악단(서울시향)과 협연 무대에 오른다. 서울시향과는 4년 만의 재회다.
서울시향은 오는 7월 4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2025 서울시향 임지영의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을 개최한다. 지휘봉은 페루 출신의 지휘자 미겔 하스베도야(57)가 잡는다. 그는 이번 공연을 통해 서울시향 포디움에 처음 오른다.
공연은 지미 로페스의 '피에스타!'(Fiesta!)로 시작한다. '피에스타'는 스페인어로 축제를 뜻하며, 한국에선 이번이 초연이다. 이 곡은 2008년 지휘자 하스베도야가 리마 필하모닉 협회 100주년을 기념해 위촉·초연한 작품으로, 원래는 실내 앙상블을 위해 작곡됐다. 유럽 고전음악의 형식미에 라틴 아메리카, 아프로-페루 전통 음악, 현대 팝 음악의 요소가 어우러져 역동적이고 강렬한 에너지를 발산한다.
이어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은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무대에 오른다. 고전주의를 대표하는 이 곡은 '바이올린 협주곡의 제왕'이라 불린다. 기교보다는 섬세한 선율과 철학적 깊이를 요구하며, 연주자의 해석력이 그대로 드러나는 고난도의 작품. 베토벤 음악 특유의 박진감과 서정, 깊은 사유가 어우러진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공연의 마지막은 에드워드 엘가의 '수수께끼 변주곡'이 장식한다. '창작 주제에 의한 변주곡'이라는 부제를 지닌 이 작품은 총 열네 개의 변주로 이뤄져 있다. 이 가운데 제9변주 '님로드'(Nimrod)는 장엄하고 숭고한 분위기로 가장 널리 사랑받으며, 독립된 곡처럼 자주 연주된다. 엘가의 섬세한 감정 묘사와 뛰어난 오케스트레이션, 인간적인 통찰이 담긴 작품이다.
한편 지휘자 미겔 하스베도야는 포트워스 심포니 오케스트라 음악감독으로 21년간 재임한 뒤 현재 명예 음악감독으로 활동 중이다. 젊은 시절 로스앤젤레스 필하모닉 부지휘자로 이름을 알렸으며, 남미 음악의 발굴과 보존을 위해 비영리 단체 '카미노스 델 잉카'를 설립해 예술감독으로도 활약하고 있다.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은 2015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세계 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금호음악인상, 대원음악상 신인상 등을 받았으며, 2021년에는 미국 포브스가 선정한 '30세 이하 아시아 리더'에 클래식 연주자 중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