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임시완, 이병헌, 박성훈/뉴스1 DB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오징어 게임' 시리즈가 지난달 27일 공개된 시즌 3로 마무리됐다.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고 있지맘ㄴ, 시즌 3의 내용과 결말에 대한 시청자들의 호불호는 나뉜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몇몇 배우들은 '오징어 게임 3'을 통해 또 한 번 자신의 연기력을 선명히 보여주며 호응을 얻고 있다.

임시완/넷플릭스 제공

◇ 독보적 연기력, 이름값 증명한 임시완
가장 눈에 띄는 호연을 보여준 배우는 임시완이다. 임시완은 극에서 코인 투자에 실패한 뒤 빚쟁이들에게 쫓기다가 오징어 게임에 참여한 유튜버 이명기 역을 연기했다. 모든 것을 잃은 상태로 게임장에 들어온 명기는 그 곳에서 전 연인인 김준희(조유리 분)와 자신의 아이를 발견하고 혼란을 겪는다. 초반에는 전 연인에 대한 애틋함과 부성애를 보이는 듯하지만, 게임이 진행되면 될수록 이기적인 본성을 드러내는 이명기는 극에서 '최종 빌런'으로 등극하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임시완은 게임장 안에서 여러 상황을 마주하며 혼란스러워하지만, 그럼에도 이기적으로 구는 이명기의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임시완이라는 배우를 만난 덕에 이명기는 마냥 악도, 마냥 선도 아닌 독보적인 캐릭터이자 빌런이 될 수 있었다. 특히 임시완은 모두가 과한 연기를 보여주는 '오징어 게임 3'에서, 자신만의 템포로 캐릭터의 감정을 끌어올렸다. 덕분에 성기훈(이정재 분)과 마지막 대면신에서 폭발하는 이명기의 감정과 '빌런' 같은 행동이 시청자들에게도 더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임시완이 시즌 3의 가장 큰 '임팩트'를 담당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병헌/넷플릭스 제공


◇ 적은 분량에도 미친 존재감…이병헌

배우 이병헌은 '오징어 게임' 시즌 1부터 3까지 모두 출연한 몇 안 되는 배우로, 그가 연기한 프론트맨(과거 황인호)은 앞선 두 시즌을 통해 게임판을 지배하는 세계관 최강자임이 알려진 바 있다. 특히 시즌 2에선 프론트맨의 정체가 밝혀지고, 직접 참가자로 등장한 그가 게임판을 뒤흔들면서 흥미를 자아냈다. 이후 시즌 3에서 황인호는 다시 게임판을 지배하는 프론트맨으로 돌아가 게임을 진행하는 역을 수행했다.

이전 시즌에 비해 다소 비중이 줄어든 듯하지만, 그럼에도 이병헌의 연기는 빛을 발했다. 특히 프론트맨의 참가자 시절 서사를 그릴 때 그의 감정 연기가 폭발했다. 과거 황인호는 오징어 게임에 참가해 오일남(오영수 분)으로부터 '다른 참가자들을 살인하면 네가 우승할 수 있다'며 칼을 건네받았다. 이때 이병헌은 황인호가 인간적인 고뇌에 빠졌다가, 끝내 직접 사람을 죽이며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는 감정의 흐름을 연기로 생생하게 시청자들에게 전달했다. 덕분에 시청자들은 프론트맨의 이야기에도 일부 공감할 수 있었다. 여기에 성기훈과 대치하는 장면은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박성훈/넷플릭스 제공


◇ 캐릭터 설정보다 인물 자체의 매력 극대화 한 박성훈

박성훈은 '오징어 게임 2'에 이어 '오징어 게임 3'에서 MTF 트랜스젠더 조현주를 연기했다. 아직 성전환 수술을 하지 못한 현주는 수술 비용과 함께 태국 정착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게임에 참가한다. 조현주는 성 정체성으로 인해 타 참가자들과 어울리지 못하지만 따뜻한 성품을 가진 덕에 장금자(강애심 분), 김준희와 어울리며 함께 위기를 헤쳐 나간다. 그러나 남을 배려하는 성격으로 인해 결국 사망하게 되는 비극을 가진 인물이다.

극에서 박성훈은 성 소수자인 캐릭터를 그려내면서도 과한 연기를 지양했다. 배우는 이 같은 인물의 설정에 집중하기 보다, 조현주라는 인물이 어떤 방식으로 게임에 참여하는 지에 더 집중했다. 조현주는 특전사 출신으로 우승 후보에 가까운 인물임에도, 금자와 김준희 같은 약자들을 배려하며 이들과 동행하려는 모습을 보인다. 박성훈은 조현주의 이런 면모를 극대화해 연기하며 그의 인간적인 매력을 끌어올렸고, 덕분에 조현주는 호불호 없이 모든 시청자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었다. 그렇기에 조현주의 갑작스러운 사망이 더 안타깝게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