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에 기뻐하는 한화 이글스 선수단. 2025.7.4/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프로야구 선두 한화 이글스가 홈런 네 방으로 키움 히어로즈를 완파하고, 무려 33년 만에 전반기 1위를 차지했다.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는 각각 삼성 라이온즈, KIA 타이거즈의 연승을 저지하고 공동 2위를 탈환했다.

한화는 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원정 경기에서 키움에 10-1로 크게 이겼다.


3연승과 함께 시즌 49승(2무 33패)을 거둔 한화는 공동 2위 LG(46승 2무 37패), 롯데(46승 3무 37패)를 3.5경기 차로 따돌려 KIA 타이거즈와 남은 전반기 3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전반기 1위를 확정했다.

한화가 전반기 1위를 차지한 것은 1990년과 1992년에 이어 세 번째다.

선발 투수 라이언 와이스는 6이닝 동안 107구를 던져 2피안타 2볼넷 11탈삼진 무실점으로 키움 타선을 봉쇄하고, 시즌 10승(3패)을 챙겼다.


한화는 전반기를 마치기 전에 외국인 투수 원투 펀치가 모두 두 자릿수 승리를 채웠다. 앞서 코디 폰세는 11승(무패)으로 전반기 일정을 마무리했다.

반면 5연패 수렁에 빠진 키움(26승 3무 59패)은 창단 후 처음으로 전반기 30승 미만의 불명예 기록을 세웠다. 2008년부터 KBO리그에 참가한 키움의 종전 전반기 최소 승리 기록은 2011년 30승(77패)이다.

한화 이글스 외국인 투수 라이언 와이스. 2025.5.11/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한화는 2회초 채은성의 투런포로 기선을 제압했다. 선두 타자 노시환이 볼넷을 골라낸 뒤 채은성이 박주성의 가운데 몰린 투심 패스트볼을 공략해 좌월 2점 홈런을 날렸다.

흐름을 탄 한화는 김태연의 안타와 이도윤의 2루타로 만든 무사 2, 3루에서 추가점을 뽑았다. 이재원이 유격수 땅볼을 때려 3루 주자 김태연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와이스는 5회말 실책 한 개와 볼넷 두 개로 2사 만루 위기에 몰렸지만, 임지열을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하고 포효했다.

이후 한화는 홈런 퍼레이드를 펼치며 키움 마운드를 무너뜨렸다.

7회초 1사 1, 2루에서 루이스 리베라토가 오른쪽 펜스를 넘어가는 3점 아치를 그렸고 이어 노시환도 좌월 솔로포를 터뜨렸다.

9회초에는 이원석이 전반기 1위 확정을 자축하는 1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롯데 자이언츠 외국인 투수 터커 데이비슨. 2025.5.7/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롯데 공동 2위 탈환…KIA 4연승 무산

롯데는 광주 경기에서 5-2로 승리, KIA의 4연승을 저지하고 공동 2위를 탈환했다.

4일과 5일 경기에서 KIA에 연달아 패했던 롯데는 광주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설욕에 성공했다.

롯데는 이날 삼성을 꺾고 4연패에서 탈출한 LG와 공동 2위로 올라섰다.

연승이 3경기에서 멈춘 KIA는 45승 3무 37패를 기록, 2위에서 4위로 미끄러졌다.

롯데 외국인 투수 터커 데이비슨은 5⅔이닝을 5피안타 2볼넷 4탈삼진 2실점으로 막고, 5월 18일 삼성전 이후 49일 만에 시즌 7승(5패)째를 올렸다.

1회초 전준우의 적시타로 기선을 제압한 롯데는 2회말 KIA에 2점을 허용하며 리드를 뺏겼다.

롯데는 3회초 2사 만루에서 유강남이 2타점 2루타를 터뜨려 3-2로 역전했다. 다만 홈까지 질주하던 1루 주자 전민재가 아웃돼 추가 득점에 실패했다.

전민재는 다음 타석에서 지난 실수를 만회했다. 2회초 2사 1, 2루에서 전민재가 적시타를 때려 2루 주자 빅터 레이예스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먼저 심판은 아웃 판정을 내렸지만, 비디오판독 결과 레이예스가 포수 김태군의 태그보다 빨리 홈을 터치한 것으로 확인돼 세이프 판정으로 번복됐다. 이 득점은 승부의 향방을 가른 결정적 장면이었다.

흐름을 탄 롯데는 8회초 2사 2루에서 박찬형의 적시타가 터져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LG 트윈스 선수들의 승리 세리머니. 2025.5.25/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LG 4연패 탈출, 삼성 3연승 스톱

LG는 대구 경기에서 삼성을 4-2로 이기고 4연패에서 벗어났다.

LG 외국인 투수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는 6이닝 5피안타(1피홈런) 7탈삼진 2실점으로 버텨 시즌 4승(3패)째를 거뒀다.

LG는 4회말 에르난데스가 4회말 '홈런 선두' 르윈 디아즈에게 시즌 28호 솔로포를 맞아 선취점을 뺏겼다.

일격을 당한 LG는 곧바로 5회초 공격에서 전세를 뒤집었다.

선두 타자 오지환이 후라도의 초구를 때려 가운데 펜스를 넘어가는 동점 홈런을 날렸다. 5월 22일 롯데전 이후 45일 만에 터진 오지환의 시즌 7호 홈런.

이 한 방으로 분위기를 가져온 LG는 신민재의 안타와 천성호의 2루타를 묶어 2-1 역전에 성공했다. 이후 2사 3루에서 김현수 타석 때 후라도가 폭투를 범했고, 그 틈을 타 3루 주자 천성호가 홈으로 들어왔다.

LG는 6회말 1사 3루에서 구자욱에게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허용해 3-2로 쫓겼지만, 문성주가 8회초 2사 3루에서 귀중한 1타점 적시타를 때려 4-2로 벌렸다.

LG 마무리 투수 유영찬은 8회초 1사 1, 2루에서 투입돼 디아즈와 구자욱을 아웃 처리하고 실점을 막았다.

김재호(뒤)가 6일 열린 KBO리그 잠실 KT 위즈-두산 베어스전에서 1회초 교체 투입된 박준순에게 유니폼 상의를 건넨 뒤 포옹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 제공)

◇'김재호 은퇴식' 두산, KT에 짜릿한 역전승

두산 베어스 왕조 주역이었던 김재호의 은퇴식이 펼쳐진 잠실 경기에서는 '곰 군단' 후배들이 힘을 냈다.

두산은 8회말 대거 5점을 뽑아 KT 위즈에 8-7로 역전승, 은퇴 경기를 펼친 김재호에게 값진 승리를 선물했다.

3-6으로 밀린 상황에서 8회말에 돌입한 두산은 타선이 매서운 응집력을 발휘했다. 무사 1, 2루에서 양의지가 적시타를 때려 1점을 만회했고 이어 김재환이 주권을 상대로 역전 3점 홈런을 터뜨렸다.

계속된 무사 1, 3루에서 강승호의 병살타 때 3루 주자 박준순이 홈을 밟아 8-6으로 달아났다.

KT는 9회초 한 점을 만회했지만 승패를 바꾸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특별 엔트리로 등록된 김재호는 6번 타자 유격수 선발 출전해 1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교체됐다. 김재호는 자신의 등번호 52번을 물려받은 박준순에게 유니폼을 전달한 뒤 팬들을 향해 감사 인사를 전했다.

투구하는 NC 다이노스 외국인 투수 라일리 톰슨. 2025.6.17/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NC 다이노스 외국인 투수 라일리 톰슨은 전반기 마지막 등판에서 시즌 11승을 수확하며 다승 공동 선두에 올랐다.

NC는 창원 경기에서 SSG 랜더스를 3-2로 제압했고, 6⅓이닝 6피안타 1볼넷 7탈삼진 2실점 역투를 펼친 라일리가 승리 투수로 기록됐다.

시즌 11승(4패)을 거둔 라일리는 4일 키움전 등판을 끝으로 전반기 일정을 마친 폰세(11승 무패)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SSG 최정은 안타 1개를 때려 역대 6번째 통산 2300안타를 달성했으나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