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한국 축구대표팀 미드필더 이동경(김천)이 환상적인 득점으로 대승을 견인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7일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개막전에서 중국을 3-0으로 꺾었다.
이날 완승의 시작을 알린 건 이동경의 호쾌한 중거리 축포였다.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한 이동경은 전반 8분 페널티 박스 바깥에서 왼발로 절묘하게 휘어지는 슈팅으로 선제골을 넣었다.
초반 의욕적으로 나왔던 중국은 이 골 이후 기세가 크게 꺾였고, 한국은 두 골을 더 추가하며 여유로운 승리를 챙길 수 있었다.
기분 좋게 대회를 시작한 홍명보호뿐 아니라 이동경 개인에게도 의미가 큰 득점과 활약이었다.

이동경은 소위 '신성'은 아니다. K리그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분데스리가도 밟았고, 국가대표팀에서도 2019년 첫 발탁을 시작으로 꾸준히 부름을 받은 선수다.
하지만 A매치 출전 기회는 쉽게 주어지지 않았다. 이동경의 포지션인 2선에 황인범(페예노르트), 이재성(마인츠), 이강인(파리생제르맹) 등 유럽파이자 대표팀 붙박이들의 입지가 탄탄했던 탓이다.
이동경은 대표팀에 거의 매번 소집되고도 6년 동안 10경기 밖에 뛰지 못했다.
그래서 유럽파들이 출전하지 않은 이번 동아시안컵이 그에게는 절호의 찬스였다. 이번 대회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보여야, 1년 뒤 열릴 북중미 월드컵 발탁은 물론 유럽파들과의 경쟁에서 좀 더 입지를 넓힐 수 있었다.

11번째 A매치에 출전한 이동경이 긴 기다림을 꽃 피우기까지는 단 8분이면 충분했다.
이동경은 쉽지 않은 거리에서 자신감 넘치는 슈팅으로 대회 1호골을 작렬, 홍명보 감독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번 시즌 K리그1 김천 상무에서 21경기 6골 4도움으로 이미 찬사를 받고 있던 공격 포인트 작성 능력이 국가대표팀에서도 통한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후에도 이동경은 후반 4분 감각적 침투에 이은 슈팅, 후반 22분 오른쪽 측면 돌파 후 크로스 등 키 패스 2회, 크로스 성공 2회 등으로 다양한 장면에서 번뜩였다.
'황금 왼발'이라는 좋은 무기를 갖춘 이동경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활약하면서, 홍명보호는 2선에서 확실한 옵션 또 하나를 더 갖추는 수확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