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양=뉴스1) 이상철 기자 = 한일전 2연승을 이끈 농구대표팀 간판 이현중(25·일라와라 호크스)이 "팀이 더 단단해졌다"며 환하게 웃었다.
안준호 감독이 이끄는 한국 농구대표팀은 13일 안양 정관장 아레나에서 열린 일본과의 두 번째 평가전에서 84-69로 완파했다.
지난 11일 첫 평가전에서 91-77로 이겼던 한국은 2차전도 승리, 일본과 두 번의 평가전을 기분 좋게 마무리했다.
경기 내용은 2차전이 훨씬 좋았다. 한국은 강력한 압박 수비로 일본의 공격을 묶었고, 1차전에서 열세를 보였던 제공권 싸움에서도 상대를 압도했다. 여기에 성공률 33.3% 속에 3점 슛 12개를 퍼부었다.
한국은 4쿼터 초반 28점 차까지 크게 앞서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고, 기분 좋은 대승을 거뒀다.
1차전에서 25점을 넣었던 이현중은 2차전에서도 22분18초를 뛰며 19점 12리바운드 4어시스트 2스틸로 펄펄 날았다. 2경기 모두 팀 내 최다 득점 기록이다.
경기 후 이현중은 "대표팀이 더 단단해졌다는 느낌이 들었다. 선수들 간의 신뢰도 더욱 두터워졌다"며 "저와 (여)준석이가 개인 일정으로 대표팀 합류가 늦었는데도 감독님, 코치님, 동료들의 배려로 정말 편하게 농구했다. 그런 믿음 덕분에 기대에 부응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현중은 2차전 경기력에 대해 만족감을 표했다. 그는 "1차전보다 더더욱 값진 2차전 승리"라며 "리바운드를 많이 강조했는데 모든 선수가 집중해 잘 잡아줬다. 그 덕분에 쉽게 풀려서 이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농구대표팀은 귀화 선수가 없어 경쟁팀보다 높이가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때문에 슈팅 가드와 스몰 포워드를 맡는 이현중은 대표팀에서 포스트 플레이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
그는 "대표팀에서는 (소속팀과 다르게) 다양한 역할을 맡아야 해 체력적으로 힘든 부분이 있다"며 "그렇지만 어떻게 뛰든지 당연히 팀을 우선으로 생각해야 한다. 내가 필요한 역할이 있다면 그에 맞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호주 무대에서 뛰며 성장한 이현중은 이번 두 차례 한일전을 통해 농구대표팀의 에이스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 톰 호바스 일본 감독 역시 가장 인상적인 한국 선수로 이현중을 꼽았다.
'지금은 한국 농구를 대표하는 선수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이현중은 "그렇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2경기 연속 수훈선수로 뽑혔지만, 다른 선수의 희생이 없었다면 이길 수 없었다고 생각한다"며 "모든 선수에게 고맙다"고 강조했다.

1차전에서 코트를 종횡무진 누비며 몸을 아끼지 않는 플레이를 펼쳤던 이현중은 이날도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대표팀에 강하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줬다. 또한 선후배에게 쉴 새 없이 지시하는 등 구심점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현중은 "경기에서는 늘 최선을 다해야 한다. 또한 동료들을 도우면서 끝까지 뛰는 것이 프로 선수의 기본자세"라며 "쉬는 건 코트 밖에 나가서 하면 된다. 내가 에너지를 더 보여주면 벤치 선수들도 (코트에 들어올 때) 똑같이 에너지를 내줄 거라 믿는다"고 이야기했다.
2025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을 준비하는 농구대표팀은 오는 18일과 20일 같은 장소에서 카타르와 두 차례 평가전을 치른다. 카타르는 아시아컵에서 한 조에 속한 팀이기 때문에 일본전보다 더 신경 쓰고 준비할 게 많다.
이현중은 "카타르는 일본과 다른 스타일의 농구를 펼치는 팀"이라며 "(경기 결과를 떠나) 우리가 보완해야 할 부분을 찾고, 각자의 캐릭터를 더 확실하게 찾을 수 있게 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