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마라톤 세계기록 보유자인 루스 체픈게티(케냐)가 금지약물 복용 혐의로 일시자격정지 처분을 받았다. ⓒ AFP=뉴스1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여자 마라톤 세계기록 보유자인 루스 체픈게티(31·케냐)가 금지약물 복용 혐의로 일시 자격정지 처분을 받았다.

세계육상연맹 선수윤리위원회(AIU)는 18일(한국시간) "올해 3월 14일 채취한 체픈게티의 소변 샘플에서 히드로클로로티아지드(HCTZ) 성분이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AIU는 "HCTZ 양성 반응의 경우 일시 자격정지 처분을 강제할 수 없지만, 체픈게티는 지난 4월 자발적으로 일시 자격정지를 택했다"고 덧붙였다.

HCTZ는 이뇨제로 체액 저류와 고혈압 치료 등에 사용되며, 세계도핑방지기구(WADA)는 HCTZ를 금지약물로 지정했다.

WADA가 허용하는 HCTZ의 검출량은 20ng/ml이지만, 체픈게티의 샘플에서는 190배인 1800ng/ml가 검출됐다.


AIU는 "체픈게티와 4월16일 케냐에서 면담했고, 조사에 협조하겠다는 답을 들었다"면서 "체픈게티는 조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대회에 출전하지 않겠다고 했으며, AIU는 오늘 공식적으로 일시 자격정지 처분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체픈게티는 지난해 10월 열린 시카고 마라톤에서 2시간09분56초의 여자 마라톤 세계기록을 세웠다. 이는 2023년 9월 베를린 마라톤에서 티지스트 아세파(에티오피아)가 세운 2시간11분53초를 2분 가까이 당긴 것으로, 사상 최초로 2시간10분 벽도 돌파했다.

AIU는 "WADA는 일반적으로 HCTZ 성분이 검출된 선수에게 2년 자격 정지 처분을 내린다"면서 "상황에 따라 징계 기간은 늘어나거나 줄어들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