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을 추진하는 한라캐스트가 유사기업 관련 중요 기재사항을 수차례 바꾸면서 불확실성이 떠오른다. 사진은 한라캐스트 장비 이미지./사진=한라캐스트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는 한라캐스트가 유사기업 관련 중요 기재사항을 수차례 바꾸면서 불확실성이 변수로 지목된다. 잦은 증권신고서 정정으로 기업설명회도 미룬 상태다.

22일 한라캐스트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한라캐스트는 최근 순손익에서 전환사채(CB)와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제외했다는 내용을 공시했다. CB·RCPS를 넣으면 한라캐스트 1분기 최근 12개월(LTM) 순이익이 99억원에서 70억원으로 감소해 공모가가 줄어든다. 한라캐스트는 CB·RCPS를 비경상적으로 판단해 계산에서 제외했다.


동시에 비교기업인 조일알미늄 순이익을 상승시킬 수 있는 신주인수권부사채(BW) 영향은 배제했다. BW로 발생한 파생상품 손실은 지난해까지 23억원이고 이자비용은 연 33억원가량이다. 한라캐스트처럼 해당 비용을 반영하면 조일알미늄 순이익이 226억원으로 오른다. PER이 8.71배로 내려 비교기업에서 제외되는 수준이다. 비교기업은 공모가를 산정하는 기초가 된다.

한라캐스트는 조일알미늄이 BW 관련 내용을 공시했어도 "한라캐스트처럼 상세 구분할 수는 없다"는 이유를 들었다. BW 이자와 달리 BW 손익 1분기 수치가 공시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1분기 BW 이익이 지난해 2~3분기 손실과 올해 1분기까지 이자를 상쇄하려면 50억원을 넘어야 한다. BW 공정가치는 지난해 말 278억원에서 올해 1분기 287억원으로 9억원 늘었다.

조일알미늄은 BW 손익을 1분기 실적에 반영하지 않아 고려 대상이 될 수 없었다. 조일알미늄 관계자는 "올해 연간으로 BW 손익을 평가할 예정이라 분기 손익은 평가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이자비용을 넣으면 조일알미늄 PER이 비경상적이 되고 비교기업에서 제외해야 하는 것은 맞다"면서 "공시되지 않은 수치가 있어 이를 반영하라고 요청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한라캐스트는 다른 비교기업인 서진시스템은 아예 제외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달 11일 서진시스템을 불성실공시 법인으로 지정했는데 지난달 30일 한라캐스트의 증권신고서에서는 지정 사실이 없다고 기재했기 때문이다. 이 내용은 증권신고서 제출 전 공모 적정성을 심사하는 거래소 상장예비심사에서 발견하지 못해 그대로 반영됐다.

거래소 관계자는 "비교기업은 예심에서 검토하는 여러 사안 중 하나"라며 "서진시스템을 제외해도 공모 구조에 큰 영향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라캐스트는 비교기업 순이익 단위 표기도 백만원을 천원으로 잘못 적어내기도 했다. 감독원 관계자는 "공모 일정에 변화를 줄 정도는 아니어도 해당 오기를 비롯해 몇 가지 정정 사항을 전달했다"며 추가 정정을 예고했다.

허술한 증권신고서는 공모주에 대한 시장 신뢰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신고서를 5차례 제출한 도우인시스는 이달 수요예측에서 의무 보유 확약이 2.7%에 불과해 엑시트 위험이 부상했다. 거래소 검증에서 발견되지 않은 주주 간 계약이 뒤늦게 알려져 수요예측을 중단해 재실시했고 한라케스트처럼 기업설명회도 미뤘다. 도우인시스와 수요예측 하루 차이인 뉴로핏은 확약 9.3%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라캐스트는 정확한 증권신고서 작성보다 빠른 제출이 유리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며 "제출 시점이 지난달 30일로 수요예측 규제 강화 전날이기 때문인데 증권신고서를 하루 뒤 제출했으면 기관 의무 보유 확약 30% 이상 규제를 적용받는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한라캐스트 관계자에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닿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