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스틱4 : 새로운 출발' 스틸컷

(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영화의 주요 내용을 포함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마블 '최초의 영웅 가족'이 마침내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 정식 합류했다. 다섯 번째 리부트로 돌아온 '판타스틱4 : 새로운 출발'이다. 최근 마블 영화들의 부진이 지속되는데, '판타스틱4' 멤버들의 야심 찬 새로운 출발은 다소 평이하다.

24일 개봉한 '판타스틱4: 새로운 출발'은 예기치 못한 능력을 얻고 슈퍼히어로가 된 4명의 우주 비행사 '판타스틱 4'가 행성을 집어삼키는 파괴적 빌런 '갤럭투스'로부터 세상을 지키기 위해 나서며 벌어지는 거대한 사건을 그린 마블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다. '완다비전'의 맷 샤크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판타스틱4' 원작은 지금의 마블 코믹스의 위상을 높여준 작품으로 꼽힌다. 이에 1994년 작을 시작으로, 2005년 2007년, 2015년까지 '판타스틱4'가 실사화로 제작됐지만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2019년 마블스튜디오가 소속돼 있는 월트디즈니컴퍼니가 20세기폭스를 인수하면서 '판타스틱4' 멤버들이 MCU에 합류하게 됐다.

'판타스틱4 : 새로운 출발' 스틸컷

'판타스틱4 : 새로운 출발' 스틸컷

영화는 리드 리처드(페드로 파스칼 분)와 수잔 스톰(바네사 커비 분)이 아이를 갖게 되며 기뻐하는 모습에서 시작된다. 우주로 떠난 4명의 엘리트 우주비행사 리드 리처드, 수잔 스톰, 조니 스톰(조셉 퀸 분), 벤 그림(에본 모스-바크라크 분)은 예기치 못한 사고로 우주 방사능에 노출되면서 초인적인 능력을 갖추게 됐다. 이후 시민들을 여러 위협에서 구출해 내며 영웅으로 거듭난 '판타스틱 4'. 수잔의 임신 소식이 대서특필되며 축하를 받지만, 리드는 자신 때문에 유전자가 이상하지 않을지 걱정한다. 한편 '판타스틱 4' 연구실에는 정체 모를 외계 언어가 지속해서 전파를 보낸다. 그러던 어느 날, 뉴욕 시내 한복판에 행성 파괴자 갤럭투스의 위협을 전달하는 미스터리한 전령 실버 서퍼가 등장해 지구 파괴를 예고하고 '판타스틱 4'는 세상을 구하기 위해 다시 우주선에 몸을 싣는다. 갤럭투스를 찾아간 '판타스틱 4'는 뜻밖의 요구를 하는 갤럭투스의 제안을 거절하고 결국 지구로 돌아온다. 이 사이 수잔은 우주선에서 힘든 출산을 하고 아이를 품에 안는다.
이번 영화는 4명의 우주 비행사가 초인적인 능력을 갖추게 되는 과정을 과감하게 생략하고, 그 이후 활약상을 그려나간다. 특히나 마블 코믹스에서 '최초의 영웅 가족'이라는 별칭을 얻은 만큼, 영화는 '가족애'라는 주제에 집중한다. 아이의 탄생과 함께 더욱 끈끈해진 '판타스틱4' 멤버들은 가족, 나아가 인류를 지키고자 하는 마음으로 갤럭투스와 맞붙는다.

대대적으로 레트로 퓨처리즘 스타일을 내세운 '판타스틱4: 새로운 출발'은 1960년대 뉴욕의 고전적인 느낌에 실버톤의 미래적인 요소들을 녹여내면서 시각적으로 보는 재미를 더했다. 또 우주의 신비로운 이미지를 스크린에 고스란히 옮겨 담았고 블랙홀에 빠져드는 듯한 속도감을 잘 구현해 영화의 몰입도를 높인다.


'판타스틱4 : 새로운 출발' 스틸컷

'판타스틱4 : 새로운 출발' 스틸컷

감각적인 미장센으로 이전과 달리 확연하게 세련되진 '판타스틱4: 새로운 출발'이지만, 스토리는 평범하다. 크고 작은 갈등이 발생해도 결국 '가족'으로 모든 게 해결되는데 이 과정이 설득력이 있지 않고 '얼렁뚱땅' 넘어가는 모습이다. 초거대 악당 갤럭투스와의 액션 신도 규모는 크나 디테일이 떨어지고 단조롭다. 여기에 갤럭투스의 이미지는 코믹스를 그대로 옮겼지만, 올드하고 둔탁해 영화에서 다소 튄다.
'판타스틱4'의 능력치를 가장 잘 활용하는 캐릭터는 수잔 스톰(인비저블 우먼)과 조니 스톰(휴먼 토치)다. 조니는 자유자재로 비행하며 액션을 이끈다. 특히 임신부에서 엄마가 된 수잔은 투명해지는 능력과 강력한 방어막을 무기로 결정적인 순간마다 활약한다. 다만 신체를 자유자재로 변형할 수 있게 된 리드 리처드(미스터 판타스틱), 바위 같은 엄청난 피지컬과 압도적 파워를 갖춘 벤 그림(씽)의 활약상은 갤럭투스와 마지막 액션 신에서나 제대로 볼 수 있다.

이번 '판타스틱4'는 이들 자체의 영웅 서사를 보여주기보다는 MCU 페이즈 6의 '새로운 출발'을 선언하는 그 자체로 활용된 모습이다. 나아가 영화 말미에는 직접적으로 '판타스틱4'는 내년 개봉할 '어벤져스: 둠스데이'로 돌아온다고 발표하는 만큼, 페이즈 6으로 다시 한번 마블의 부흥기를 이끌고자 하는 의도가 드러나는 점은 흥미롭다. 쿠키 영상은 두 개가 있다. 첫 번째 쿠키는 향후 이야기 전개에 있어 중요한 인물이 등장한다. 상영 시간 114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