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2025년 광주FC엔 바람 잘 날이 없다. 이번엔 팀의 에이스 아사니가 계약 기간이 남은 상황에서 자신의 이적을 알리면서 광주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다.
지난 3일 이란의 에스테그랄은 구단 공식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아사니와 1년 반 계약을 맺는 데 합의했다. 그는 광주와 계약이 끝나고 에스테그랄에 합류한다"면서 "아사니는 2025년 12월까지 광주와 계약된 상태다. 구단은 그를 더 빨리 데려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사니 역시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에스테그랄 구단을 상징하는 푸른색 하트와 주먹 이모티콘을 올리며 이적을 인정했다.
계약 기간을 6개월도 남겨두지 않고 다른 팀과 이적하는 것은 보스만 룰에 의해 축구계에서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보스만 룰은 축구 선수의 이적 자유를 보장하는 규칙으로, 계약 만료 시 구단의 동의 없이 자유롭게 팀을 옮길 수 있다. 또한 계약 기간이 6개월 미만 남았을 경우 사전 계약이 가능하다.
하지만 아직 아사니가 원소속팀 광주와 계약이 남았고, 시즌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타 구단이 이적을 발표하고, 선수 개인이 공개적으로 밝히는 경우는 이례적이다.
한 축구계 관계자는 "에스테그랄과 아사니의 모습은 축구계에서 좀처럼 볼 수 없는 일이다. 선수가 이적할 때는 양 팀 구단의 합의로 일정한 시간에 동시에 공개한다. 또는 원소속팀이 선수의 이적을 알리는 경우가 일반적"이라면서 "이번 아사니 이적 발표는 광주에 대한 존중이 결여된 모습"이라고 말했다.
지난 2023년 광주에 입단한 아사니는 몇 차례 시행착오를 거쳤지만 이정효 감독의 조련을 받아 지난해부터 팀의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광주는 그의 활약 덕에 2024-25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 8강에도 올랐다.
올 시즌에도 21경기에서 8골 2도움을 작성 중이다. 특히 정교한 왼발 슈팅과 정확한 크로스는 광주 공격에 큰 힘이 되며 광주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이번 이적 발표로 많은 팬들이 아사니에게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광주 입장에서 아사니의 이번 행보가 아쉬운 이유는 구단 재정 상태 때문이다. 광주는 재정 건전화 규정을 위반, 올해 선수 영입과 관련해 징계를 받았다. 이에 일부 선수들과 계약을 해지하면서 자금을 확보했다.
또한 ACLE에서 몸값을 높인 아사니에게 좋은 제안이 오면 판매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실제로 일본 J리그 요코하마 F.마리노스와 이적 협상을 벌였고, 당시 조건도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적 과정 막판 아사니 측이 개인 협상에 미온적인 태도로 임했고 결국 잔류를 택했다.
광주 구단은 "아사니가 추가 선수 등록 기간(7월 24일)까지 이적하지 않으면 팀에 잔류하겠다는 약속을 했는데, 신뢰를 저버렸다"면서 "에스테그랄이 조기 합류를 바란다는 것을 SNS로 확인했는데, 정해진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구단 관계자는 "아직 에스테그랄과 어떤 접촉도 없다. 만약 아사니의 이른 이적을 원한다면 이적료 협상이 이뤄져야 한다. 그 전에 감독 판단이 우선이다. 아사니 없이 잔여 시즌에 임할지, 올 시즌에는 함께할지 결정이 먼저"라면서 "현재 선수단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감독과 만나 현재 상황에 대해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