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지난 2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양주병과 혈흔 - 부동산 일타강사 살인 사건'이라는 제목으로 부동산 공법 분야에서 일타강사로 알려진 최성진씨 사망 사건을 다뤘다.
최씨는 2월15일 오전 머리와 얼굴을 크게 다친 채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11시간 만에 숨졌다. 살인 혐의로 체포된 용의자는 최씨 아내 윤모씨였다. 윤씨는 경찰에 자신의 범행을 순순히 시인하면서도 "남편의 외도로 말다툼이 있었는데, 만취한 남편이 갑자기 흉기로 위협을 해 거실에 있던 양주병을 휘둘러 우발적으로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신을 위협하던 남편에 대한 방어를 취한 것일 뿐 살해할 고의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법의학자는 피해자가 누워있는 상태에서 공격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윤씨의 주장대로 최씨가 윤씨와 대치하다 흉기에 맞았다면 주변에 작은 비산혈흔이 보여야 하는데, 혈흔이 바닥에만 방사형으로 퍼져 있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최씨가 휘둘렀다는 흉기에서는 어떤 지문도 발견되지 않았다. 이와 함께 윤씨는 최씨가 술에 취해 있었다고 주장했지만, 최씨의 혈액에서는 알코올 성분이 거의 검출되지 않았다.
검찰은 이에 살인할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 윤씨를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최씨와 윤씨는 오래 전 강사와 제자로 만나 백년가약을 맺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는 초혼, 윤씨는 재혼으로 윤씨 슬하에는 전남편과 사이에서 낳은 두 아들이 있었다.
하지만 둘의 결혼 생활은 순탄치 않았다고 한다. 최씨는 종종 주변에 "나는 집안에서 서열 꼴찌다. 집에 들어가면 강아지만 나를 반겨준다", "저는 씽크대에서 씻어야 한다", "눈 오는데 발로 차더라. 빨리 가서 돈 벌어 오라고" 등 푸념을 했다고 한다.
최씨는 번 돈 대부분을 아내 윤씨와 두 아들에게 보냈다. 윤씨와 주말 부부로 지내면서, 자신은 고시원에서 생활했다.
그러다 지난해 큰 병으로 수술한 것을 계기로, 그는 '나를 위해 살아야겠다'는 깨달음을 얻었다고 한다. 최씨는 "여보 난 너무 불쌍해", "난 돈 버는 기계. 왜 돈 벌지. 이러다 죽으면 끝이잖아. 난 맨날 일만 해. 나한테 짜증나. 안 놀아봐서 놀지도 못해", "4억 전세금만 해줘. 나머지는 다 줄게. 나도 편하게 살자"며 윤씨에게 이혼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윤씨는 아무런 답장도 하지 않았다. 최씨는 이후 헬스장 이용권을 끊고 오피스텔로 거처를 옮겼다. 그런데 새 삶을 다짐한지 일주일 만에 윤씨에게 살해당했다.
김태경 서원대 상담심리학과 교수는 "윤씨가 최씨의 호소에 대한 반응이 없다. 두 사람의 관계가 동등하지 않았다. 윤씨에게는 현재와 같은 삶의 패턴을 유지하는 게 최고였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피해자의 동료는 "최씨는 가장 열심히 했고 가장 학생들에게 진정성이 있던 강사였다. 그래서 이 사람의 죽음에 억울함이 있지 않을까, 정확한 진실이 밝혀져야 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나왔다"며 눈물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