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재/샘컴퍼니 제공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배우 임성재가 드라마 '서초동'과 동료들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tvN 토일드라마 '서초동'(극본 이승현/연출 박승우) 출연 배우 임성재 종영 인터뷰가 진행됐다. '서초동'은 매일 서초동 법조타운으로 출근하는 어쏘 변호사(법무법인에 고용되어 월급을 받는 변호사) 5인방의 희로애락 성장기를 담아내는 드라마로, 지난 10일 종영했다. 극 중 임성재는 '착한 개인주의자'인 변호사 하상기를 연기했다.

드라마 종영 후 만난 임성재는 "그전에는 '어쏘즈'와 매일 봤는데 이제 현장을 떠나서 못 보는 게 아쉽다, 실제로도 우리끼리 너무 친하게 지내고 현장을 벗어나서도 작품 얘기, 사생활 얘기 다 했다"라며 "덕분에 연기는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너무 편해서 촬영하면서 웃음이 터진 건 죄송하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지금도 이 친구들과는 연락을 꾸준히 한다, 종석이가 인터뷰에서 '평생 함께할 친구들이 생겨 좋다'라고 했는데 공감한다, 평생 비슷하게 가지 않을까 한다"라고 덧붙였다.


자신이 연기한 캐릭터에 대해 임성재는 "하상기는 전반적으로 귀여운 캐릭터다, 오해를 받거나 괴로운 상황에서도 '언젠가 다른 기회가 오겠지'라고 넘기는 친구인데 그런 부분이 귀여웠다"라며 "상기가 아마 내가 연기한 캐릭터 중에 나와 가장 닮지 않았나 한다, 엄마를 대할 때 애정이 있으면서도 무심한 태도에서 그런 걸 느꼈다"라고 말했다. 이어 "상기가 변호사 역이라 부담감을 느끼진 않았다, 직업보다는 캐릭터가 처한 상황에 집중하려고 했다"라며 "그동안은 험한 인상의 무뢰한 같은 역들을 했다 보니 초반에는 이질적이었는데, 갈수록 내 얼굴에서 변호사의 얼굴이 보였다는 댓글을 읽으면서 희망을 얻었다"라고 말했다.

임성재/샘컴퍼니 제공

'서초동'에서는 어쏘 변호사들끼리 식사하는 장면이 자주 나온다. 이에 대해 임성재는 "밥을 먹는 건 '편안함의 상징'이 아닐까 했다, 불편한 사람과는 그렇게 밥을 먹을 수 없지 않나, 어쏘들의 관계가 편안하게 이어지는 것을 암시하지 않았을까 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화면에는 복스럽게 나와야 하니까 숟가락이 입에 들어갈 때 '합' 소리를 냈다, 내 노하우"라며 "내가 당뇨가 있어서 먹는 장면을 찍을 때 배우들이 '풀 위주로 먹어라'라고 하면서 많은 배려를 해줬다"라고 비하인드를 전했다. 임성재는 '서초동'을 위해 증량을 하기도 했다. 그는 "원래 살을 예쁘게 빼놨는데 '서초동' 때문에 짧은 기간에 살을 찌워야 했다, 12kg 증량이 목표였는데 10kg를 찌웠다"라고 작품을 위한 노력을 전했다.
같은 형민 빌딩에 입주한 법률사무소에서 근무하는 '어쏘 변호사 5인방'의 성향은 다 다르다. 이중 하상기는 어떤 역할이었을까. 임성재는 "5명이 모였으면 상기 혼자 그림체가 다르다고 우스갯소리로 말했다, 그만큼 현실감을 챙겨주는 캐릭터"라며 "상기가 은근히 든든한 구석도 있다, 희지가 아버지 사건으로 고통스러워할 때 찾아가서 묵묵히 일을 대신 해준다, '어렵지만 잘 큰 놈'의 역할을 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그래도 5명 중에 사건을 맡긴다면 주형이다, 착하든 아니든 일 잘하는 게 최고"라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임성재/샘컴퍼니 제공

극에서 하상기는 김형민(염혜란 분)에게 도움을 받다가 이후 도움을 주는 관계가 된다. 두 사람의 연기 호흡은 어땠을까. 임성재는 "혜란 선배님은 현장에서 항상 몰두하고 있는 스타일이라 조용히 선배님의 발자취를 탐색했다, 현장에서 태도가 완벽하다고 생각한다"라며 "선배님과 애드리브성으로 연기한 구간이 하나 있는데 그걸 다 받아주시고 좋은 장면을 만들어주셨다, 연기할 때 매번 매끄러웠다"라고 해 염혜란에 대한 고마움을 드러냈다.
'서초동' 마지막 회에서는 하상기(임성재 분)와 김류진(김지현 분)의 파격 베드신이 많은 화제를 모았다. 임성재는 "우리도 놀랐는데 감독님도 고심 끝에 이 장면을 넣으셨다, 두 사람이 서로 머뭇거리다가 관계가 급진전하는데 이게 실수는 아니다, 그래서 과감하게 그 장면을 넣으신 듯하다"라며 "첫 베드신에 눈앞이 캄캄했고 촬영할 때도 몸이 굳어 어찌할 바 몰랐는데, 댓글을 보니 많이 귀여워해 주셔서 다행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내 주변 분들은 베드신에서 충격을 한 번 제대로 받았더라, 내 목 아래로 살이 나올 줄 몰랐다고 한다"라고 솔직한 반응을 전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번 작품으로 본격적인 로맨스를 처음 체험한 임성재는 '로코' 장르에도 욕심을 드러냈다. 그는 "시켜만 주면 20kg을 감량해서 보시는 분들이 불편하지 않게, 턱살이 안 접히게 나오겠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극 말미 하상기는 자신의 꿈을 좇아 퇴사 후 대학원 박사 과정을 시작했다. 실제 임성재는 꿈과 현실 중 어느 것을 선택할까. 임성재는 "꿈을 좇아 배우가 됐고 지금도 하고 있다"라며 "꿈과 현실을 구분 짓는 건 '내가 뭘 생각하는지'가 결정한다고 본다, 나는 여전히 아침에 일어나 운동하고 대본 보고 연기를 얘기하는 게 좋은 걸 보니 아직 꿈을 좇아 살고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임성재/샘컴퍼니 제공

'서초동'은 잔잔하고 편안한 드라마로 입소문을 탔지만, 반대로 이 지점 때문에 일부 시청자들은 지루함을 느꼈다고 했다. 이 '호불호'에 대한 배우의 생각은 어떨까. 임성재는 "관객들의 평가가 어떤 것이든 그건 맞다고 생각한다, 다만 우리는 그 심심함이 편안하고 좋아서 선택했다, 오히려 뎁스 있는 사건이 없어서 인물들에게 눈길이 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런 걸 보면 생각보다 심심하진 않았다"라고 사견을 전했다. 그러면서 "시청률 목표는 8%였는데, 계속 우상향하며 최종 7.7%로 끝나 감사했다"라고 말했다.
'서초동'은 임성재에게도 의미 있는 작품이다. 장르물에서 활약해 온 그에게 일상물은 소중하다. 임성재는 "최근에 임팩트를 남긴 작품이 '최악의 악'이라 혹여 무섭게 보일까 싶어 '선량한 눈'을 보이려고 했다"라며 "댓글 중에 '피 묻히고 깡패로 나오는 걸 봐서 처음엔 집중이 안 됐는데 마지막 회에 오니 잘 어울린다'라고 해주신 분들이 있어서 감사했다, 앞으로도 내가 이런 역할을 할 수 있게끔 응원해달라"라고 말해 웃음을 줬다. 그러면서 "폭염에 코트를 입고 나오는 드라마를 보시는 게 갑갑하셨을 텐데도 '훈훈하다', '따뜻하다'라고 말씀해 주셔서 극찬이라고 생각했다, 많은 분이 우리 작품을 응원해 주셔서 뿌듯했다"라고 해 시청자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시즌 2에 대한 욕심은 없을까. 임성재는 "나는 무조건 시즌 2를 하고 싶다, 으레 작품이 끝나면 아쉬움이 생기지 않나, 그런 걸 시즌 2에서 채울 수 있으면 좋겠다"라며 "시즌 2에선 강단에선 상기, 사랑을 시작한 상기의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한편 '서초동'은 지난 10일 종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