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생선마스터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일본 수산물 중간도매상 '시마즈상점'의 3대째 사장 시마즈 오사무가 현장에서 생선 46종의 손질법을 하나로 묶었다. '생선 마스터 클래스'는 도요스 시장의 시마즈 상점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손질부터 조리까지 전 과정을 사진과 함께 안내한다.

책은 46종 어패류를 품목별로 정리해 초보도 따라 하기 쉽다. 특히 이 책의 장점은 반복 가능한 절차에 있다. 각 품목마다 밑손질과 본손질을 분리해 설명한다. 칼의 잡는 법과 기본자세, 작업대 준비, 위생 관리, 보관과 활용까지 이어진다. 모든 과정은 단계 사진과 함께 제시된다. 독자는 흐름을 끊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따라갈 수 있다.


책을 펼치면 1장에서 손질의 기초를 다진다. 생선의 부위와 구조를 그림으로 익히고, 일식칼과 서양식칼의 차이, 칼을 잡는 법과 기본자세를 정리한다.

손질 순서는 작업대 정리와 세척에서 시작한다. 비늘을 제거하고, 머리를 자르고, 아가미를 빼고, 내장을 제거한 뒤, 씻고 닦는 절차로 이어진다. 기본 손질은 3장뜨기(산마이오로시)와 평형 자르기(다이묘오로시), 5장뜨기(고마이오로시)로 나뉜다.

이어 배뼈와 잔뼈 제거, 껍질 벗기기, 머리 가르기, 머리와 뼈 토막내기도 함께 다룬다. 회 뜨기는 평썰기, 깎아썰기, 가늘게 썰기, 각지게 썰기, 칼집 넣어 썰기, 야키시모즈쿠리, 가와시모즈쿠리로 구분해 칼각과 손놀림의 포인트를 짚는다.


생선 마스터 클래스

2장은 생선 46종마다 품목별 손질과 요리를 소개한다. 개별 생선의 손질 방법은 1장에서 소개한 기본 틀 안에서 변형을 주며 따라간다.

갈치는 통으로 자르고 배뼈를 뺀 뒤 가늘게 썬다. 고등어는 배뼈/잔뼈 제거와 절이기, 껍질 제거, 칼집 넣어 썰기로 이어진다. 광어는 엔가와 분리와 배뼈/잔뼈 제거 후 얇게 썰기를 안내한다. 꽁치는 배뼈/잔뼈 제거와 껍질 제거, 평썰기와 깎아썰기, 마디 만들기, 통 자르기를 차례로 설명한다.

여기에 각 생선별로 대표 요리도 묶어 소개한다. 갈치는 다즈나야키, 고등어는 절임과 데침 샐러드, 광어는 회, 보리멸의 다시마 절임과 튀김 등은 손질 직후 최적 조리로 연결한다. 일본 기준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와는 사뭇 다르다.

꽃게, 오징어, 멍게 등은 기타 어패류에서 손질법을 다룬다. 꽃게는 등딱지와 몸통, 난소/내장 분리 순이다. 참굴과 멍게의 경우는 껍데기 분리와 함께 밑손질에서 주의해야할 위생 포인트를 강조한다.

저자는 실패를 줄이는 안전과 위생을 특히 강조한다. 작업대의 청결 유지, 칼의 관리, 상온 노출 시간 관리, 날생선의 교차오염 방지 같은 기본 원칙을 절차에 녹였다. 아울러 손질 중에 생기는 부산물의 활용과 폐기 요령도 안내한다. 실수 이후의 복구법과 대체 동작을 함께 제시해 현장에서 바로 응용할 수 있게 했다.

번역 과정에서의 꼼꼼함도 돋보인다. 복잡한 전문용어를 줄이고, 필요한 외래 표기는 원어 병기로 이해를 도왔다. 이에 번역본이지만 낯설지가 않다.

"생선 손질이 곧 맛"이라는 말이 책의 핵심이다. 저자는 "신선한 생선을 직접 손질하고 요리해서 먹는 맛은, 그 어떤 것에도 비할 수 없다"고 말한다. 정확한 절차가 신선도의 차이를 만들고 올바른 칼질이 식감과 향을 살린다. 책에 실린 사진은 그 차이를 독자가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책은 생활 기술서이면서 직업 교육서다.

△ 생선 마스터 클래스/ 시마즈 오사무 지음/ 용동희 옮김/ 그린쿡/ 2만 9000원

생선 마스터 클래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