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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퍼코퍼레이션이 가상자산 관련 글로벌 투자사에 인수되며 주목을 받았지만 과거 사업다각화 결과가 좋지 못했던 만큼 투자자 우려도 큰 상황이다.
26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하이퍼코퍼레이션은 다음달 26일 기발행주식의 109%에 달하는 제3자 유상증자(370억원)를 진행할 예정이다. 투자자는 홍콩 소재 특수목적법인(SPC) 파나틱스트래티직홀딩스다. 유상증자 이후 지분율은 20.78%로 현 최대주주인 FSN(20.69%)는 2대주주로 계속 남아있을 예정이다.
해당 SPC는 암호화폐 투자 운용사 'BSQ캐피탈(BSQ Capital)'의 공동창업자인 패트릭 수가 설립했다. 하이퍼코퍼레이션은 새 최대주주의 투자와 경영 참여의 기대로 주가는 크게 올랐다. 지난 6월말 2000원 후반대 머물던 주가는 7월 장중 725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현재는 4000원대로 40% 이상 조정됐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하이퍼코퍼레이션의 지금 행보에 대해 우려를 표한다. 지난해 3월 FSN이 인수한 이후 다양한 사업을 펼쳤으나 큰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 그 여파로 주가는 올해 초 1000원 후반대(조정 후)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지난해 166억원에 인수한 핑거랩스가 대표 사례다. 인수 당시 핑거랩스 순자산은 6억원(2023년 기준)인 반면 부채는 80억원에 달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핑거랩스의 인수가가 지나치게 높게 책정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지난해 핑거랩스의 매출액은 2억원에 그치며 14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핑거랩스의 장부가액은 0원이며, 핑거랩스에 대여한 54억원에 대해서 회수가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대손충당금을 쌓있다.
같은 시기 79억원에 인수한 메이크어스도 올해 말 28억원에 매각하며 51억원의 확정손실이 발생할 예정이다.
지난해 7월 시니어 사업을 위해 69억원에 인수한 하이퍼라이프케어(옛 에스씨에이티) 역시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철수했다. 올해 초까지 하이퍼라이프케어를 통한 캐시카우 확보로 신약 사업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한다고 선언했으나 사업이 여의치 않자 헐값에 매각했다. 이로 인해 하이퍼라이프케어에 대여한 20억원도 대손충당금으로 쌓았다.
AI(인공지능) 및 로봇사업 진출을 목적으로 에이아이마인드봇에쿼티을 통해 지분(205억원)을 사들인 엑스큐어 역시 급격한 주가 하락으로 인해 장부가액은 70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이 밖에도 플랫폼934(옛 하이퍼프리즘)의 지분을 모두 매각했으며 올해 종속기업으로 이모션글로벌 역시 투자 대비 일부 평가 손실을 발생했다.
이처럼 계속된 투자 실패로 하이퍼코퍼레이션은 4년째 적자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도 22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하며 전년 동기 대비 손실 폭이 9억원이나 증가했다.
그 여파로 하이퍼코퍼레이션은 지난 3월 자본잠식률이 50% 이상을 초과하며 결국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8대1의 무상감자를 진행, 투자자 피해를 야기했다.
하이퍼코퍼레이션 관계자는 "당사는 사업 다각화를 통한 중장기 성장동력 확보를 모색해왔으며, 일부 사업은 시장 환경 변화에 따라 구조조정을 단행했다"며 "이는 수익성 중심의 건전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기 위한 전략적 판단이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지난해 인수한 기프트레터는 틱톡 라이트 국내 유일 모바일 쿠폰 공급사로 안정적인 성과를 내고 있으며, 이모션글로벌 등 일부 부문도 긍정적인 실적을 보이고 있다"며 "앞으로의 신규 투자와 사업 확장은 철저한 사업성 검토와 리스크 관리에 기반해 추진하며, 주주 및 시장과의 투명한 소통을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