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국회의장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9회 국회(정기회) 개회식에서 개회를 선언했다. /사진=뉴시스

우원식 국회의장이 "협력, 견제도 국회의 일"이라며 "헌법과 민주주의 규범 안에 여당은 야당의 역할을, 야당은 여당의 역할을 존중하는 국회 모습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우 의장은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진행된 정기국회 개회식에서 "22대 국회는 역대 어느 때보다 가파른 여야의 대치 속에서 운영됐다"고 밝혔다. 우 의장은 ▲개헌 ▲일하는 국회 ▲산업재해 예방 ▲한미관세협상 후속 조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등 주제로 개회사를 이어갔다.


우 의장은 "다음달이면 개헌을 논의할 만한 충분한 여건이 될 것이다. 이번 정기국회에서 헌법개정특위를 구성하자"며 "늦어도 다음달 초에는 개헌특위 구성 결의안을 의결해야 국정감사가 끝나는 대로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개헌특위 구성에 합의해 줄 것을 여야 정당에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의 의지도 확고하고 지난 대선에서 여야 정당 모두가 약속했다"며 "내년 지방선거일을 1차(로 투표일을) 제안한다"고 전했다.

또 우 의장은 "비상계엄 사태를 겪으며 국회 역할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지지가 높아진 지금이 더욱 유능하고 믿음직스러운 국회로 거듭날 적기"라며 "이번달 안에 국회의장 자문기구를 출범시켜 일하는 국회, 삼권분립 강화, 국민 눈높이 이 세 축으로 주요 과제를 발굴하고 논의 방향을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우 의장은 산재에 대해 "적어도 일하다가 죽는 기막힌 일, 힘이 없어 억울하게 당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산재에 대한 국가 책임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우 의장은 한미관세협상 후속 조치를 두고 "불확실성이 뉴노멀이 된 통상 환경 시대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며 "산업 전반에 상당한 파장이 불가피한 만큼 피해 산업을 지원하고 새로운 전략 산업을 육성하는 일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APEC 정상회의와 관련해 우 의장은 "위기에 강한 대한민국의 저력을 다시 한번 전 세계에 보여주는 기회"라며 "APEC 정상회의에 즈음해 한반도 평화와 신뢰 구축에 관한 국회 결의안을 채택할 것을 제안한다. 한반도 평화에 대한 국회의 다짐과 의지를 대내외적으로 천명한다면 그 자체로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개회식에는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등 의원 일부는 한복을 입고 개회식에 참석했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은 예고대로 검은 정장 차림에 '근조 의회민주주의'라고 적힌 검은 리본을 달고 굳은 표정으로 개회식에 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