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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남에 사는 71세 정모 씨는 은퇴 후 늘어난 여가시간을 활용해 건강관리와 취미생활에 집중하고 있다. 시니어 전용 카드를 통해 골프장 이용권 혜택을 누리는 것은 물론 병원·약국을 찾을 때마다 포인트가 쌓여 생활비 절감에도 도움이 된다. 대중교통과 이동통신 요금도 자동납부로 할인 혜택을 챙기고 홈쇼핑을 통한 생활용품 구입에도 포인트가 활용된다. 그는 "나이 들어도 하고 싶은 건 해야 한다"며 "카드 혜택만 잘 챙겨도 취미와 건강관리 모두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노령화가 가속하면서 65세 이상 '실버세대'가 더 이상 돌봄의 대상이 아니라 자기결정적으로 지갑을 여는 주요 소비주체로 부상했다. 은퇴 이후에도 활발히 소비하며 취향을 증명하는 '나를 위한 지출'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본인을 위한 건강관리·여행·취미 소비가 이어지면서 카드사들은 의료·헬스케어, 프리미엄 영역을 묶은 시니어 특화 카드와 서비스를 출시 중이다. 시니어 라이프 사이클을 따라 설계된 혜택을 앞세워 새로운 소비시장을 선점하려는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통계청 잠정인구추계에 따르면 액티브 시니어(55~69세) 인구는 오는 2029년 전체 인구 중 24.7%를 차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들의 소비 지출 규모는 2023년에는 25~39세의 90% 수준에 그쳤지만 2057년에는 1.7배로 커질 전망이다. 인구가 늘어난 만큼 이들의 소비력이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도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과거처럼 소극적으로 노년을 맞던 세대와 달리 이제 시니어들은 '나'의 삶에 집중하며 인생 2막의 자아실현을 추구한다. 더 이상 2030세대만이 아닌 시니어 세대에서도 미래지향적인 개인의 삶을 중시하는 흐름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KB국민카드 분석에 따르면 65세 이상 연령층의 신용·체크카드 이용금액 증가율은 매년 타 연령대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앞으로 이 이용금액은 전체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계속 커질 전망이다.
2023년 5월부터 2024년 4월까지의 카드 이용 건수를 보면 65세 이상 시니어의 소비는 오프라인이 93%, 온라인은 7%였다. 이는 65세 미만보다 오프라인 소비 비중이 약 8% 높은 수치다.
주요 소비 업종은 음식점(42%)과 병원·약국(30%)으로 65세 미만 대비 각각 6%, 18%포인트 높았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개인의 삶이 중요해진 요즘 가장 적극적인 주요 소비 계층으로 액티브 시니어층이 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원하는 혜택 담아… 국민은 카드, 신한은 보호 서비스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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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층의 소비력이 커지면서 카드사들은 시니어 전용 상품과 맞춤 서비스를 앞다퉈 내놓고 있다. 단순 복지 혜택이 아닌 여행·골프·의료 등 액티브 시니어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맞춤 서비스가 특징이다.
이 가운데 가장 적극적으로 시니어 시장을 파고든 곳은 KB국민카드다. KB국민카드는 일상·건강·여가부터 고급 라이프스타일까지 시니어의 생활 전반을 아우르는 상품 라인업으로 차별화하고 있다.
프리미엄 상품 중 하나인 '헤리티지 리저브 포인트형 카드'는 럭셔리 라이프 스타일을 누리는 4050세대 고객, 은퇴 후에도 소비 및 여가생활을 즐기는 액티브 시니어 고객을 대상으로 한다.
기본 서비스로 국내 가맹점 최대 1.2%, 해외가맹점 3%를 적립해준다. 쿠폰서비스로 골프클럽주중 이용권, 호텔 멤버십, 항공권 할인 서비스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다양한 특별서비스 중에 의료동행 서비스도 제공된다.
'KB국민 골든라이프 올림카드'는 기본서비스로 골프, 건강관리, 여행, 홈쇼핑, 대중교통, 이동통신 자동납부 등 6개 영역 최대 2% 적립, 생활편의 서비스로 음식업종, 반려동물 등 월 최대 1만원 할인, 해외할인 캐시백(2%) 월 최대 1만원 제공 등이 있다.
이밖에 5060 세대 소비형태를 고려한 생활 밀착업종 적립상품 'KB국민 골든대로 체크카드'도 있다. 50대 이상으로 밀착업종의 지속적인 소비수요와 여가생활을 즐기는 고객을 타겟으로 한다.
하나카드는 '하나 더 넥스트 카드'가 있다. 하나금융에서 지난해 선보인 시니어 전용 브랜드 '하나 더 넥스트'에서 이름을 따왔다. 이 카드는 아파트관리비, 전기요금, 4대 사회보험·손해보험 결제 시 이용액의 10%가 적립된다. 인터파크티켓, YES24 등에서 10% 적립 혜택을 제공하며 증가하는 액티브 시니어의 문화 소비 트렌드를 반영했다.
우리카드의 '카드의정석 시니어플러스 카드'도 눈길을 끈다. 해당 카드는 항공사, 여행사 등에서 1.8%, 해외에서 3% 적립을 제공한다. 골프장, 수영장 등 레저스포츠 소비에도 혜택을 지원한다.
시니어 고객층의 안전한 금융 이용을 위해 보안 서비스로 차별화를 시도하는 카드사도 있다. 신한카드는 최근 시니어 고객을 피싱 범죄로부터 보호하고 고객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무료 피싱 케어서비스 '신한 SOL(쏠)이 지켜드림'을 출시했다.
이 서비스는 보이스피싱에 취약한 시니어고객을 대상으로 의심 거래를 사전에 탐지하고 관리하는 '사전 예방' 기능과 실제 피해 발생 시 이를 지원하는 '사후 보상' 기능을 동시에 제공한다.
특히 보상제도는 신한카드가 자체적으로 운영하며 가입 고객의 국내 분실·도난 사고 발생 시 최대 100만원까지, 피싱 금융사고는 최대 2000만원까지 지원한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신한 SOL이 지켜드림'은 별도의 앱 설치없이 '신한 SOL페이 앱'에서 바로 신청할 수 있도록 설계해 고객 접근성과 사용 편의성을 높였다"며 "앞으로도 시니어 고객들이 안심하고 금융 거래를 이용하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