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의 올 하반기 채용 인원은 645명으로 집계됐다. 사진은 서울 시내에 설치된 시중은행 ATM 기기 모습./사진=뉴시스

금융권 취업의 '꽃'으로 불리는 은행권이 올 하반기 채용 규모를 줄인다. 비대면금융 거래 확대에 은행의 영업지점이 사라지면서 은행의 취업 문이 좁아질 전망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의 올 하반기 채용 인원은 645명으로 전년동기 740명보다 95명 줄었다.


올 하반기 채용인원은 우리은행이 195명으로 가장 많고 KB국민은행 180명, 하나은행 170명, 신한은행 100명 순이다. 신한·하나은행의 채용인원이 전년보다 각각 30명, KB국민은행은 20명, 우리은행은 15명 감소했다.

은행권은 신규 채용을 줄이는 한편 희망퇴직 규모를 확대했다. 올 하반기 4대 은행의 희망퇴직 인원은 963명으로 전년 대비 223명 증가했다. 퇴직 인원 증가율은 30.1%로 채용 인원 증가율(5.6%)의 여섯 배에 이른다.

줄어든 인력에 점포 수도 감축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전 은행 점포는 2019년 말 총 6738개에서 지난해 말 5625개로 5년 새 1113곳(16.5%) 감소했다. 금융당국은 상반기 은행권의 점포 축소 가이드라인 '은행 점포 폐쇄 공동 절차' 개선 작업에 착수했지만 마무리 짓지 못했다.


은행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도 지난 4년간 20% 이상 감소했다. 지난 2020년 3만3707개였던 ATM기는 올해 7월 말 2만5987개로 7720개(22.9%) 줄었다.

지역별 ATM 감소율은 ▲울산 28.4% ▲경북 27.3% ▲경남 27.1% ▲부산 26.7% ▲대구 25.4% ▲충북 24.2% ▲서울 23.9% 순이다. KB국민은행이 2020년 말 5785개에서 202년 7월 말 4202개로 1583개(27.4%) 감소해 가장 많이 줄었다. 이어 ▲우리은행(24.8%) ▲NH농협은행(23.6%) ▲신한은행(23.6%) ▲하나은행(6.3%) 순이다.

금융당국이 디지털금융 이용이 어려운 고객들을 위해 점포 폐쇄를 어렵게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은행권 반발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예·적금 가입은 90% 이상이 온라인에서 이뤄지고 주택담보대출도 비대면 거래 비중이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어서다.

이시연 금융연구원 은행연구실 연구위원은 "영업점 폐쇄로 인한 문제점은 고령층의 비자발적 디지털 채널 이용과 디지털 금융 소외"라며 "영업점의 폐쇄 속도가 고령층의 디지털 적응 속도를 뛰어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기존 점포 분포를 어떻게 재배치하는 것이 수익성을 어느 정도 유지하면서도 금융 소외 수준을 낮출 수 있을 것인지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올 상반기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 직원의 평균 급여액은 6350만원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6000만원), 현대차(4500만 원) 등 국내 주요 기업보다 높은 연봉이다. 금융노동조합이 금요일 점심에 퇴근하는 '주 4.5일제' 도입을 추진하는 가운데 줄어든 근무시간 만큼 은행권의 채용 규모가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