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밥캣이 올해 3분기 북미 판매 증가로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미국발 관세 등 외부 요인으로 상반기 성과는 다소 부진했지만 내년 멕시코 공장 완공 등 생산 기반 확대로 실적 개선 여지가 커졌다는 평가다. 최근에는 유럽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며 매출 구조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두산 밥캣은 올해 3분기 매출 2조1152억원, 영업이익 133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19%, 6.3% 증가한 수치다. 사업 부문별로는 소형 장비가 20%, 포터블 파워가 16% 늘었고 산업차량은 9% 줄었다.
북미 수요 회복이 실적 개선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3분기 북미 지역 매출(달러 기준)은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한 11억1600만달러를 기록했다. 두산밥캣은 관세 영향으로 지게차 수요가 둔화했음에도 소형 장비 수요 개선으로 매출이 증가했다고 전했다.
북미는 두산밥캣 전체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주요 시장이다. 2007년 두산그룹이 현지 1위 소형 건설기계업체 '밥캣'을 인수한 이후 북미 중심의 사업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인력과 생산시설도 대부분 미국에 있어, 사실상 현지 판매 흐름이 연간 실적을 좌우할 정도로 의존도가 높다.
상반기에는 관세 불확실성에 따른 딜러 재고 조정과 북미 수요 둔화가 겹치며 매출이 감소했다. 올해 북미 누적 매출은 전년 대비 약 5.8%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두산밥캣은 미국에서 완제품을 생산하지만, 엔진을 비롯한 핵심 부품은 유럽 등에서 수입하고 있어 관세 영향에서 자유롭지 않다.
관세가 지금보다 장기화할 경우 두산밥캣의 가격 경쟁력은 부각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에 7개 생산공장을 보유해 관세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데다, 판매가를 선제적으로 인상했음에도 3분기 매출이 증가한 점이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경쟁사들은 관세 발효 전 비축해둔 재고가 소진되면서 판매 단가 인상을 앞두고 있다.
내년 준공을 앞둔 멕시코 공장도 향후 실적 기대감을 키우는 요인이다. 두산밥캣은 멕시코 몬테레이 산업단지에 약 4000억원을 투입해 소형 건설기계 공장을 짓고 있다. 공장이 가동될 경우 북미 생산능력은 약 20% 확대될 전망이다.
두산밥캣 관계자는 "초기에는 일부 물량을 우선 소화한 뒤 생산량을 점차 확대하는 방식으로 가동할 것"이라며 "관세 영향 등을 감안해 기존 글로벌 공장과 멕시코 공장 간 물량을 조정하는 등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 시장 공략도 속도를 내고 있다. 두산밥캣은 지난달 독일에 현지 법인 '두산밥캣독일프랑크푸르트유한회사'를 설립했다. 독일이 유럽 내 소형 건설기계 최대 시장인 만큼, 현지 판매 확대를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두산밥캣은 최근 4년간 유럽에서 연평균 8%의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 4월엔 독일에서 열린 유럽 최대 건설기계 전시회 '바우마 2025'에 참가해 무인·전동화 첨단 기술을 적용한 신제품 등을 선보였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도 현장을 직접 찾아 "유럽 시장은 북미에 이어 두산밥캣의 지속 성장을 뒷받침할 제2의 홈마켓"이라며 "밥캣만의 혁신 기술로 시장을 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산밥캣 관계자는 "소형 장비는 선진국이 중심인 시장"이라며 "유럽은 미국 다음으로 매출 비중이 커 유럽에서 판매를 확대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왔고 매출 다각화 시도도 계속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