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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쏘렌토가 이끄는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시장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쏘렌토는 4년 연속 판매량 1위 자리를 수성하며 '국산 SUV 왕좌'를 지켰으나, 성장률에서는 현대차의 투싼과 코나가 3년 사이 50%에 가까운 성장률을 기록하며 시장 점유율을 공격적으로 확대했다. 앞으로는 현재 고성장하는 준중형 이하 모델과 강력한 프리미엄 대형 모델이 양극단에서 시장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 쏘렌토는 올해 9월 8978대가 팔려 가장 높은 판매고를 올렸다. 전년 동월(6628대) 대비 35.5% 올라 1위를 사수했지만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던 2023년 9월 판매량(1만190대)에는 미치지 못했다.
현대차의 주력 모델인 싼타페는 9월 5763대를 판매하며 2위에 올랐다. 싼타페는 2023년 5139대에서 2025년까지 12.2% 꾸준히 판매량이 증가하며 안정적인 인기를 과시했다.
지난달은 준중형 이하 급 SUV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현대차 투싼은 지난달 5130대를 기록하며 4위에 올랐다. 2023년(3126대) 대비 64.1%가 늘어 명실상부한 '가성비 SUV'로서의 위상을 굳혔다.
소형 SUV 코나 역시 2023년 2501대에서 2025년 3586대로 43.4% 증가하며 7위에 안착했다. 투싼과 코나 모두 최근 풀체인지 모델을 선보이며 상품성을 대폭 개선한 것이 판매 호조의 핵심 동력으로 분석된다.
기아의 스포티지는 6416대를 팔아 3위를 차지하며 준중형 시장에서 여전히 강력한 존재감을 과시했다. 해외에서도 스포티지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스포티지는 해외에서만 4만3172대 팔리며 해외 최다 판매 모델로 등극했다.
셀토스 또한 4965대를 기록하며 5위에 오르는 등 기아의 준중형 라인업도 꾸준한 실적을 유지했다. 셀토스의 해외 판매량은 2만2087대로 스포티지에 이어 2위에 이름을 올렸다.
GV80, 판매량 70% 폭풍 성장... 경형 캐스퍼의 딜레마와 전기차의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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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과 경형 시장에서는 희비가 엇갈렸다. 제네시스의 대형 SUV GV80은 2023년 1507대에서 지난달 2564대로 판매량이 70.1% 늘었다. GV80은 최근 3년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며 프리미엄 대형 SUV 수요가 견고함을 입증했다.
GV70 역시 2791대를 기록하며 프리미엄 SUV 시장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 현대차의 대형 SUV 팰리세이드도 4070대로 2023년 대비 38.7% 성장하며 대형 SUV 시장의 강세를 뒷받침했다.
경형 SUV 캐스퍼는 2144대 판매에 그쳐 전년 동월(4002대) 대비 46.4% 감소했다. 초기 흥행 이후 판매량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소비자들이 더 큰 차량이나 전기차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캐스퍼의 부진 속에서 기아의 신형 전기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CUV)인 EV3(1927대)와 EV6(1322대)가 순위권에 새롭게 진입하며 친환경차 시장의 확대를 예고했다. 특히 EV3의 초기 판매량은 경형 CUV를 대체하는 수요를 일부 흡수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프리미엄 시장은 둔화 없이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글로벌 럭셔리 SUV 시장 규모는 지난해 87억 달러를 넘어섰으며, 올해부터 2034년까지 약 11.8%의 연평균 복합 성장률(CAGR)을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투싼과 코나의 약진, 그리고 GV80의 성장은 소비자들이 단순히 차급보다 신차의 상품성 및 가치에 집중하며 시장이 중소형 실속형과 프리미엄 대형으로 양극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앞으로 이 두 축을 중심으로 치열한 모델별 경쟁이 펼쳐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