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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이 유럽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며 양적 성장과 질적 성장을 동시에 추구하는 투 트랙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 기록적인 매출 증가세를 바탕으로 유통망을 확대하는 동시에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해 글로벌 위상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 흥행 등으로 인한 K푸드 열풍이 겹치며 2030년 3억달러(약 4320억원) 매출 목표 달성에 청신호가 켜졌다.
1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농심의 올해 3분기 추정 매출은 8835억원, 영업이익은 4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3%, 18.4% 증가할 전망이다. 이러한 실적 상승의 주요인으로 해외 매출 증가가 꼽힌다. 농심은 차기 성장 동력으로 유럽 시장을 낙점하고 다각적인 전략을 펼치고 있다.
농심의 유럽 시장 공략은 가파른 성장세에 기반한다. 최근 5년간(2019~2023년) 유럽 라면 시장이 연평균 12% 성장하는 사이, 농심의 유럽 매출은 연평균 25%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시장 평균을 2배 이상 웃돌았다. 2024년 매출은 전년 대비 약 40% 증가하며 유럽 시장에서의 잠재력을 증명했다.
유통망 확대와 프리미엄 이미지, '두마리 토끼'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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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성장세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농심은 지난 3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유럽 법인(Nongshim Europe B.V.)을 설립했다. 유럽 물류의 허브인 네덜란드를 거점으로 영국 테스코, 독일 레베, 프랑스 까르푸 등 주요 유통 채널에 신라면을 비롯한 주력 제품 공급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질적 성장을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이달 초 독일 쾰른에서 열린 세계 최대 식품 박람회 '아누가(ANUGA) 2025'에 참가해 '신라면 분식' 콘셉트의 부스를 운영하며 현지 맞춤형 신제품 '신라면 김치볶음면'을 최초로 공개했다. 이 제품은 김치의 매콤함과 달콤함이 어우러진 스와이시(Swicy) 트렌드를 반영한 것으로, 매운맛에 익숙하지 않은 유럽 소비자들이 K라면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진입 장벽을 낮춘 전략 제품이다. 농심은 신라면 김치볶음면을 시작으로 '신라면 툼바' 등 다양한 라인업을 선보여 유럽 소비자들의 입맛을 공략할 방침이다.
농심은 '2025 경주 APEC 정상회의'의 공식 후원사로 참여하며 브랜드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리고 있다. 행사장 내 'K푸드 스테이션'에 컵라면 제품을 지원하여 각국 대표단 및 미디어 관계자들에게 K라면을 선보인다. 이를 통해 세계적인 식문화의 일부로 자리매김하는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하고자 한다.
농심은 이처럼 공격적인 유통망 확대와 현지화 제품 개발, APEC과 같은 국제무대를 통한 위상 강화를 통해 유럽 및 글로벌 시장에서 최대의 성과를 거두겠다는 각오다. 이는 2026년 하반기 가동 예정인 부산 녹산 수출 전용 공장의 대규모 공급처 확보를 위한 핵심 전략이 될 전망이다. 녹산 공장은 완공 후 3개 라인에서 연간 5억개의 라면을 우선 생산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