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 한화 이글스 감독의 '믿음 야구'가 베테랑 손아섭과 심우준을 깨웠다.
한화는 지난 29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LG트윈스와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한국시리즈(KS) 3차전에서 7-3 역전승을 거뒀다. 앞선 1·2차전을 모두 내준 한화는 이날 경기 승리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한화는 이날 에이스 코디 폰세가 6이닝 2실점 6탈삼진으로 호투했지만 타선이 터지지 않으며 답답한 경기를 이어갔다. 1-2로 추격 중이던 한화는 8회초 구원 등판한 김서현 폭투가 나오며 허무하게 한 점을 더 내줬다.
패색이 짙었던 분위기는 8회말 공격에서 바뀌었다. 한화 벤치는 구원 등판한 송승기를 상대로 대타 김태연 카드를 내세웠다. 김태연은 중견수와 좌익수 사이 애매한 안타를 만들었고 2루까지 내달려 득점권을 만들었다.
이후 타석엔 앞선 세 타석에서 모두 삼진을 당한 손아섭이 나섰다. 대타를 고려해볼 만한 상황이었지만 김 감독은 손아섭을 믿고 밀고 나갔다. 결국 손아섭은 천금 같은 안타로 무사 1·3루 찬스를 만들어냈다.
이후 한화는 문현빈의 적시타로 2-3까지 추격했지만 루이스 리베라토와 노시환이 삼진을 당하며 2아웃에 몰렸다. 다행히 채은성과 황영묵이 연속 볼넷을 걸어 나가며 3-3 동점까지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후 타석엔 심우준이 들어섰다. 직전 이닝 대주자로 나섰던 심우준은 도루 실패로 팀 공격에 찬물을 끼얹었다. 심지어 포스트시즌(PS) 타율 0.077(13타수 1안타)로 심각한 타격 부진에 빠져있었다. 그럼에도 김 감독은 대타를 내지 않았다. 결국 심우준은 믿음에 보답하듯 2타점 적시타를 때려냈다. 이후 최재훈의 2타점 적시타까지 터지며 7-3을 만들었다.
김 감독은 앞선 이닝에서 치명적인 폭투를 범한 김서현에게 경기 마무리를 맡겼다. 김서현은 문보경에게 안타, 박동원에게 몸에 맞는 볼을 내주며 위기를 맞았지만 문성주를 병살타로 돌려세우며 팀 승리를 지켜냈다.
정규시즌 33세이브를 수확하며 맹활약한 김서현은 최근 계속된 부진으로 마음고생이 심했다. 이날 경기를 마친 후에는 그동안의 설움이 몰려와 눈물을 쏟기도 했다.
부진했던 베테랑과 마무리는 이날 김 감독의 믿음으로 자신감을 찾았다. 특히 지독한 타격 부진으로 KS 내내 벤치만 지켰던 심우준은 3차전 데일리 MVP를 차지하는 영광도 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