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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가 글로벌 판매 호조에 힘입어 사상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했음에도 미국 관세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미국 등 주요 시장의 무역 장벽 강화로 인한 대규모 관세 비용 실적에 반영되며 영업이익이 지난해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기아는 올해 3분기 연결실적 기준 매출액 28조6861억원, 영업이익 1조4622억원을 기록했다고 31일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보다 8.2% 늘었으나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9.2% 감소했다.
기아는 역대 3분기 기준 최대 판매 및 최대 매출액을 기록했음에도 미국 관세 영향 본격화 및 글로벌 인센티브 증가, 기말환율 급등에 따른 충당부채의 평가손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했다.
매출원가율은 전년과 비교해 4.3%포인트 상승한 81.1%를 기록했다. 판매관리비율은 판매보증비 및 R&D 비용 증가로 전년 대비 1.5%포인트 상승한 13.8%로 나타났다. 영업이익률은 5.1%다.
기아는 미국의 25% 관세 부과로 수익성이 악화됐다. 올해 3분기에만 관세로 1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기아는 이날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미국 관세의 25% 적용으로 1조 2340억원 이익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이어 "관세 영향을 제외할 경우 3분기 매출 원가율은 76.8%를 기록, 전년 3분기 수준을 유지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인센티브 증가도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 인센티브는 기아가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 차량 판매를 유지하기 위해 지급하는 소비자·딜러 대상 판매장려금이다. 차량당 평균 인센티브 약 2000달러 이상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은 "4분기 인센티브는 3분기 대비 큰 변동은 없을 것"이라며 "미국은 인센티브 없이도 판매가 늘고 잔존가치가 오르는 추세이고 재고도 부족해 인센티브를 올릴 이유가 없다"고 했다. 유럽 시장에 대해선 "시장 경쟁이 심화되면서 지난해 말, 올해 초 인센티브를 올려 운영한 바 있고, 신차 EV(전기차)가 나오면서 4분기와 내년 초에는 증가했던 인센티브를 정상화해 나갈 것"이라고 부연했다.
국내외 판매량 증가… 4분기 관세 부담 다소 완화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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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기아의 판매량은 국내와 해외에서 모두 증가했다. 국내는 전년 대비 10.2% 증가한 13만8009대, 해외는 1.4% 증가한 64만7128대로 집계됐다. 글로벌 판매량은 2.8% 증가한 78만5137대를 기록했다.
국내 시장에서는 쏘렌토, 카니발을 중심으로 한 고수익 RV(레저용차) 판매 증가와 EV4 신차효과가 이어졌다. 해외의 경우 미국의 견조한 HEV(하이브리드) 수요 강세를 중심으로 북미 권역의 수요 증가세가 이어졌고 아태, 중남미 등 신흥 시장에 판매 물량을 확대하며 성장세를 보였다.
서유럽 시장에서는 EV3의 판매 호조에도 슬로바키아 공장의 전동화 전환에 따른 일부 모델 단산 및 한시적 생산 조정으로 판매가 감소했다. 인도 시장에서는 9월 말 시행된 상품서비스세 인하를 앞두고 발생한 대기수요에 따라 판매가 줄었다.
전체 판매 중 친환경차 판매 비중은 지난해보다 5.4%포인트 상승한 26.4%로 집계됐다. 친환경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32.3% 증가한 20만 4000대를 기록했다.
본격적인 실적 개선은 내년 1분기부터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11월1일자로 관세가 소급 적용되더라도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재고에는 이미 25% 관세가 부과됐기 때문에 실제 영향을 받는 부분은 12월 판매 물량부터이기 때문이다.
회사 측은 4분기 실적 전망에 대해 "3분기와 비교해 큰 차이는 없겠지만 관세 부담이 다소 줄어들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그 폭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며 관세 인하 효과는 내년에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엔비디아와의 협업 계획도 밝혔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이날 젠슨 황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와 차세대 AI칩 '엔비디아 블랙웰'(NVIDIA Blackwell) 기반의 새로운 AI(인공지능) 팩토리 도입을 통해 자율주행차, 스마트 팩토리, 로보틱스 분야 혁신을 위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김승준 재경본부장은 "엔비디아와 협력은 SDV나 자율주행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스마트카는 내년 5~6월쯤 데모를 선보이고 2028년부터 출시할 계획이다. 기아도 현대차와 같은 타임라인으로 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