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둔 수험생들이 시험장으로 입실하고 있다. 사진은 13일 오전 7시28분쯤 경복고등학교로 들어가는 수험생들의 모습. /사진=김다솜 기자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일인 13일 전국 곳곳의 시험장 앞에는 새벽어둠이 채 가시지도 않은 이른 시간부터 수험생들이 모였다.

13일 오전 7시30분쯤 서울교육청 제15지구 제1시험장으로 지정된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 정문 앞에서 부모의 따뜻한 응원에 긴장을 풀고 웃음 짓는 수험생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예전과 달리 후배들이 모여 큰 목소리를 내며 응원하는 풍경은 사라졌지만, 부모들은 조용조용하게 응원의 메시지를 건넸다.


경복고등학교에서 수능을 본다는 수험생 이씨는 "지금까지 공부한 걸 쏟아붓는다고 생각하고 최대한 열심히 보겠다"며 "준비한 대로만 시험 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수능이 끝난 후 가장 하고 싶은 것이나 음식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가족과 해외여행을 가기로 했다"면서 "마라탕이 제일 생각 난다"고 답했다. 또 다른 수험생들도 "모든 수험생 화이팅!" "중앙대 제발 붙게 해주세요" "사실 정답은 정해져 있는 거니까 긴장 풀고 보려고 한다" 등 의지를 다졌다. 또 수험생을 응원하러 온 어머니 장씨는 "아들이 부담 갖지 말고, 긴장하지 말고 잘 끝내고 왔으면 좋겠다"면서 아들의 뒷모습을 한참 동안 바라봤다.
사진은 경복고등학교 앞 교통 안전을 지도하는 모습. /사진=김다솜 기자

이날 경복고등학교 입구에선 '도시락 전달 작전'이 펼쳐지기도 했다. 한 학생은 차에서 급히 내린 아버지로부터 도시락을 건네받고 후다닥 정문 방향으로 이동했다. 오전 7시10분이라 늦은 시간은 아니었지만, 수험생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올해 수능은 이날 오전 8시40분부터 오후 5시45분(일반수험생 기준)까지 전국 1310개 시험장에서 실시된다. 지난해보다 3만1504명(6.0%)이 늘어난 55만4174명이 지원하면서 2019학년도 이후 7년 만에 가장 많은 응시자를 기록했다.

올해 수능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문·이과 구분 없이 국어와 수학 영역에서 공통과목을 응시하고 선택과목 중 1개를 골라 시험을 본다. 올해 수능의 최대 변수로 꼽히는 탐구영역에서는 전체 탐구영역 지원자의 77%에 달하는 41만1,259명이 사회탐구 과목을 1개 이상 선택했다. 반면 과학탐구만 선택한 수험생은 12만692명(22.7%)으로 역대 가장 낮은 비율이다.


출산율이 이례적으로 높았던 '황금돼지띠'인 2007년생이 고3으로 수능을 보고 졸업생인 'N수생' 응시자도 많아진데다 의대 모집 인원이 다시 축소되면서 대입 최상위권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