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스동서(주)가 부산 남구 용호동 이기대 일원에 건립을 추진하는 아파트 조감도/사진=뉴스1

아이에스동서(IS동서)가 '공공기여와 경관 개선'이 미흡한 이기대 아파트 건립 사업계획의 보완서류를 제출해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0일 부산시 등에 따르면 IS동서가 해당 사업을 자진철회한 후 1년 만에 돌아온 사업안 역시 '재보완' 조치가 내려졌다.


지난 9월25일 열린 부산시 주택건설사업 공동위원회는 4개 심사 분야 중 교통·개발 분야만 통과시키고 핵심 쟁점인 경관·건축 분야에 대해서는 재심의 결정을 내렸다. 위원회는 건물의 규모와 디자인이 이기대와 조화를 이루지 못하며 사업자가 제시한 공공 보행 공간 등 공공기여 부분이 이기대 이용객 동선과 맞지 않고 사유화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에 IS동서는 최근 2개 동 중 1개 동의 층수를 한 층 낮추는 등의 내용을 담은 보완 서류를 제출했다. 하지만 부산시는 이마저도 미흡하다고 판단해 지난 19일 재보완을 지시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9월 공동위원회에서 경관이 이기대와 어울리지 않아 전체적으로 손을 보라는 취지의 지적이 있었는데 보완이 미흡했다"며 "공공기여도 더 확보되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IS동서가 제출한 사업계획 보완 서류에 대해 부산시가 "공공기여와 경관 개선이 미흡하다"며 재보완을 지시하면서 난개발과 경관 훼손을 둘러싼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IS동서는 지난해에도 이기대 초입에 지하 2층, 지상 31층, 3개 동, 319세대 규모의 아파트 건립을 추진했다. 하지만 사업 계획이 알려지자 시민사회와 지역 주민들을 중심으로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이기대의 경관을 아파트가 사유화하고 난개발을 부추길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었다.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IS동서는 결국 지난해 8월 사업계획 승인 신청을 자진 철회했다.

그러나 불과 1년 만인 올 6월 IS동서는 기존 계획에서 동수를 2개로 줄이고 세대수를 308세대로 소폭 조정한 새로운 건립안을 들고 나왔다. 업계에서는 건설 경기 불황 속에서 해당 부지에 대한 금융 비용 부담이 커지고 한 차례 시도했던 부지 매각이 실패하면서 사업 재추진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인근에 금융 특화 자사고 설립이 추진되고 주변 부동산 시장이 활기를 띠는 등 개발 환경 변화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결국 사업 재추진의 관건은 이기대 경관과의 조화, 그리고 시민들이 납득할 만한 수준의 공공기여 방안을 내놓는 데에 달리게 됐다. 지역 사회의 거센 반발을 무릅쓰고 사업을 재추진한 IS동서가 부산시의 까다로운 요구를 충족시키는 수정안을 제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