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웨이 B777-300ER 항공기 /사진=티웨이항공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알짜로 꼽히는 미국 시애틀 노선을 두고 경쟁하던 구도에 변화가 생겼다. 에어프레미아가 워싱턴DC 신규 취항을 결정하면서 시애틀 노선은 티웨이항공이 운항하게 될 것이 유력하다.

국토교통부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통합에 따라 반납된 10개 운수권 중 워싱턴·시애틀을 포함한 장거리 노선의 대체 사업자를 다음 달 최종 선정한다.


2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에어프레미아는 내년 3월 30일부터 인천–워싱턴DC 노선에 주 4회(월·수·금·토) 신규 취항한다. 투입 기재는 올해 도입 예정인 B787-9 9호기다. 워싱턴DC 노선은 대한항공 외에는 국내 항공사가 진입한 적이 없는 노선으로 정치·경제 중심 도시라는 특성상 고정 수요가 탄탄하다.

LA·뉴욕·샌프란시스코·호놀룰루에 이어 에어프레미아의 다섯 번째 미주 취항 후보지로 전망됐던 시애틀은 다른 항공사 몫이 될 전망이다. 에어프레미아 관계자는 "여러 노선을 준비 중인 것은 맞지만 아직 어디가 결정된 상황은 아니다"라고 했다.

시애틀은 지난해 이용객 54만5766명으로 북미 노선 중 다섯 번째로 수요가 많은 곳이다. 환승 수요도 풍부해 전략적 가치가 높지만 실제로 장거리 노선에 투입할 대형기 기단을 갖춘 LCC는 많지 않다. 현실적으로 티웨이항공이 사실상 유일한 후보가 됐다.


티웨이는 이미 유럽·미주·호주·캐나다 등 총 6개 장거리 노선을 운영 중이다. 파리·로마·바르셀로나·프랑크푸르트 등 유럽 주요 도시와 밴쿠버를 취항하며 국내 LCC 가운데 유일하게 유럽과 미주 노선을 동시에 운항하는 항공사다. 장거리에 최적화된 A330-200·A330-300, B777-300ER 기단을 보유해 경쟁력도 갖췄다.

또 티웨이 최대주주인 대명소노그룹은 지난 10월 열린 APEC 정상회의 성공을 전폭 지원해 주목받았다. 최대주주 노력과 티웨이 경쟁력이 이번 노선 선정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시애틀 노선은 내부에서도 대외비로 관리되는 사안이라 구체적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며 "심사 결과가 확정되기 전까지는 별도 입장을 밝힐 수 없다"고 했다.

제주항공과 파라타항공도 시애틀 운수권 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지나 현실적 한계는 명확하다. 두 회사 모두 B737 단일 기단을 운영하고 있어 10시간 이상 비행이 요구되는 중장거리 노선 투입이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