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오는 26일 임원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사진은 롯데지주 사옥. /사진=롯데

롯데그룹이 오는 26일 2026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지난해부터 비상 경영 체제를 이어오고 있는 상황에서 조직 안정과 쇄신 중 어느 쪽에 초점을 맞춘 인사가 단행될지 업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25일 재계 등에 따르면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들은 오는 26일 이사회를 연속으로 개최하고 내년도 임원 인사를 확정한다. 이는 당초 계획했던 27일보다 하루 앞당긴 일정이다. 통상적으로 롯데그룹은 매년 말 지주사와 계열사별로 잇따라 이사회를 연 뒤 정기 인사를 단행해왔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CEO 60명 중 36%에 달하는 21명을 교체하고 전체 임원 규모를 전년 말 대비 13% 줄이는 등 대대적인 인적 쇄신을 단행했다. 1970년대생 CEO들을 대거 내정하고 60대 이상 임원들을 퇴진시키며 세대 교체를 시도했다.

대내외 경제 상황이 악화하면서 그룹 전반적으로 비상 경영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올해도 혁신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 7월 1박 2일 일정으로 진행한 VCM(옛 사장단회의)에서 '본업 경쟁력 강화'를 강조하며 전반적인 체질 개선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룹 주력 사업인 유통 계열사에서는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김상현 롯데 유통군 총괄대표 부회장과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의 거취에 이목이 집중된다. 롯데쇼핑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 기준 매출(10조2165억원)과 영업이익(3194억원)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8%, 2.0% 줄었다. 백화점은 실적 선방에 성공했지만 마트·슈퍼부문이 업황 부진과 소비쿠폰 영향으로 아쉬운 성적을 냈다.


롯데웰푸드, 롯데칠성음료, 롯데GRS 등 지난해 CEO가 모두 유임된 식품 계열사의 인사도 관심사다. 롯데웰푸드는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한 3조1962억원이다. 영업이익은 1200억원으로 32.1% 감소했다. 롯데GRS는 매출(8221억원)과 영업이익(536억원)이 각각 10.5%, 49.0% 늘었고 롯데칠성음료는 매출(3조768억원)이 0.8% 감소했지만 영업이익(1792억원)은 2.0% 증가했다.

롯데케미칼 등 화학 계열사들은 지난해 인사에서 CEO 13명 중 10명이 교체된 만큼 올해 변동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재무구조 개선 작업이 이어지고 있는 롯데건설은 조직 안정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계 오너 일가 3·4세들이 올해 인사에서 줄줄이 승진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만큼 신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부사장의 거취도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신 부사장은 2020년 일본 롯데에 입사한 뒤 2022년 롯데케미칼 일본지사 상무, 2023년 롯데파이낸셜 대표이사, 2024년 롯데지주 부사장으로 연속 승진하며 그룹 내 입지를 빠르게 확장해 왔다. 매년 직급이 오른 만큼 올해도 승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