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기장군이 대한민국 차세대 전력반도체 산업의 심장부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2023년 정부의 소재·부품·장비(소부장) 특화단지 지정 이후 2년 만에 가시적인 성과를 인정받으며 '전국 우수 특화단지'로 선정됐다.
17일 부산시에 따르면 지난 16일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한 '2025 소부장 특화단지 성과공유회'에서 '부산 전력반도체 특화단지'가 전국 우수 특화단지로 선정됐다. 이번 평가는 전국 10개 소부장 특화단지를 대상으로 기반 구축, 기업 유치, 연구개발(R&D), 인력 양성 등 전방위적 성과를 종합해 이뤄졌다.
이번 우수 단지 선정의 배경에는 기장군 동남권방사선의과학산단을 중심으로 한 탄탄한 생태계 조성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부산시는 그동안 8인치 탄화규소(SiC) 전력반도체 전용 생산 기반 시설 구축과 1.7kV급 모빌리티 화합물반도체 기술 개발, 연간 1100명 규모의 전문 인력 양성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기업 투자가 괄목할 만하다. SK파워텍, 제엠제코 등 선도 기업과의 협약이 실제 투자로 이어지며 올해 특화단지 내 기업 투자 규모는 지난해보다 41%나 급증했다. SK파워텍은 700억원 규모의 양산 설비를 확대했고 아이큐랩은 1000억원을 투입해 본사와 생산시설을 준공했다. 네이처플라워세미컨덕터 역시 100억원 규모의 착공에 들어가는 등 기업들의 투자가 줄을 잇고 있다.
정부의 반도체 육성 전략과 맞물려 기장군의 위상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산업부는 '남부권 반도체 혁신 벨트'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벨트는 부산(전력반도체), 광주(AI 반도체), 대구(화합물 반도체)를 잇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기장군은 '전력반도체 생산 허브'라는 중책을 맡게 된다.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우주항공 등 AI 시대 핵심 부품의 공급망 전초기지로서의 지위를 확보한 셈이다. 부산시와 기장군은 이 기세를 몰아 2030년까지 총 4000억원을 투입한다.
정종복 기장군수는 "동남권 산단은 기장의 미래이자 대한민국 전력반도체의 전초기지"라며 "특화단지 입주 기업들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모든 행정 역량을 집중해 산단 조성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