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보스턴다이나믹스의 차세대 전동식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Atlas)를 2028년부터 미국 신공장에 본격 투입한다. 시험 가동을 넘어 실제 양산 라인에 휴머노이드를 대규모로 배치해 인간과 로봇이 협업하는 '사람 중심의 자동화'를 완성하겠다는 구상이다.
현대차그룹과 보스턴다이나믹스는 5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에서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의 '연구형'과 '개발형' 모델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특히 개발형 모델은 실제 제조 현장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자율 학습 능력과 유연성을 대폭 강화했다.
신형 아틀라스는 인체의 움직임을 정교하게 구현하기 위해 56개의 자유도(DoF)를 갖췄으며 사람과 유사한 크기의 손에는 촉각 센서를 탑재해 정밀한 작업이 가능하다. 360도 카메라로 주변 환경을 빈틈없이 인식하는 동시에 최대 50kg의 고중량을 들어 올릴 수 있는 근력도 확보했다. 영하 20도에서 영상 40도에 이르는 극한 환경에서도 작동하며 배터리가 부족하면 스스로 충전소로 이동해 교체하는 자율 관리 기능도 갖췄다.
잭 잭코우스키 보스턴다이나믹스 아틀라스 개발 총괄은 "56개의 자유도, 대부분 회전 가능한 관절, 손가락과 손바닥에 촉각 센서가 있는 인간 크기의 손을 갖췄다"며 "한 번 충전으로 4시간 동안 일정하게 작업하며, 배터리가 부족하면 스스로 충전 스테이션으로 가서 배터리를 교체하고 복귀한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은 아틀라스를 단순한 전시용이 아닌 '양산형 휴머노이드'로 육성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미국 조지아주의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아틀라스의 첫 실전 무대로 낙점했다.
아야 더빈 보스턴다이나믹스 휴머노이드 응용전략 담당은 "최근 현대차그룹 HMGMA에서 자율 부품 운반 테스트를 진행했다"며 "휴머노이드가 실무에 성공적으로 적용될 수 있음을 증명했고 그 데이터를 바탕으로 제품을 더 개선했다"고 말했다.
보스턴다이나믹스는 현대차 북미 공장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외연 확장에 나선다. 잭코우스키 총괄은 "2026년 전체 공급 물량은 이미 현대차그룹과 신규 AI 파트너사에게 배정됐다"며 "2027년부터 새로운 고객을 추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28년부터 부품 분류를 위한 서열 작업 등 안전성과 품질 효과가 명확한 공정에 우선 배치된다. 이어 2030년부터는 숙련도가 필요한 부품 조립 공정까지 작업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단순 반복 업무나 고위험 작업을 로봇이 전담하게 함으로써 제조 현장의 안전 리스크를 줄이고 생산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이웅재 현대차그룹 제조솔루션본부 및 보스턴다이나믹스 혁신담당 상무는 "소프트웨어 중심 공장(SDF)의 목표는 지역 수요에 빠르게 대응하고 품질을 높이며 효율성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직원의 안전을 개선하는 것"이라고 했다.
현대차그룹은 휴머노이드 투입이 단순히 인력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고부가가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강조했다. 로봇이 정밀하고 위험한 작업을 신속하게 수행하면 인간은 로봇을 학습시키고 공정을 관리하는 고도화된 역할을 맡게 된다는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은 사람 중심의 자동화를 통해 인간과 로봇의 조화로운 협업 및 공존 관계를 형성하고 로봇 상용화를 위한 기틀을 다지는 데 앞장설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