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슈퍼사이클의 수혜를 누리는 반도체 시험 장비 기업 테라다인(Teradyne)이 로봇 산업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둘지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본업인 반도체 테스트 부문의 탄탄한 성장을 발판 삼아 '피지컬 AI'를 접목한 로봇 부문이 향후 주가 상승의 강력한 트리거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테라다인은 메모리부터 모바일용 칩까지 다양한 반도체의 시험 평가를 지원하는 나스닥 상장사다. 시장 분석기관 테크인사이트에 따르면 2023년 테라다인의 시장 점유율은 39%로 일본 어드반테스트에 이어 세계 2위를 기록 중이다.
최근 실적도 본업이 견인했다. 지난 9일 발표된 2025 회계연도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3% 증가한 7억6900만달러(약 1조1212억원)를 기록했다. 특히 반도체 테스트 부문 매출은 6억600만달러(약 8835억원)로 전년 대비 11.6% 성장하며 전체 실적을 이끌었다.
이상수 iM증권 연구원은 "HBM 생산 본격화와 AI 가속기 테스트 수요 증가가 테라다인에 직접적인 호재가 되고 있다"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AMD 등 주요 고객사의 실적 상승이 테라다인의 이익 증가로 직결되는 구조"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본업의 호조는 주가에 즉각 반영됐다. 지난해 10월 28일 144.38달러였던 주가는 실적 발표 직후인 29일 하루 만에 20.47% 급등하며 173.94달러까지 치솟았다.
최근 현지 시각 8일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2.77% 하락한 216.31달러를 기록했으나 이는 52주 신고가(229.66달러) 경신 이후 나타난 단기 조정으로 풀이된다. 본업의 실적 기대감으로 가파르게 오른 주가가 로봇 부문의 가시적인 성과를 기다리며 일종의 '숨 고르기' 구간에 진입한 양상이다.
아직 빛 보지 못한 로봇 부문… 피지컬 AI와 정책적 수혜로 '반전 카드' 준비
다만 로봇 부문의 부진이 발목을 잡고 있다. 3분기 로봇 분야 매출액은 7500만달러(약 1093억원)로 전년 대비 15.4% 감소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피지컬 AI'와 미국 정부의 정책 지원을 돌파구로 본다.
현재 테라다인은 자회사 유니버설 로봇은 엔비디아와 협력해 AI 액셀러레이터를 개발하고 지멘스와 차세대 협동 로봇 솔루션을 선보이는 등 기술 고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상수 연구원은 "2026년 트럼프 행정부의 로봇 육성 정책과 미국 내 생산 시설 완공이 맞물리면 가격 경쟁력과 판매 채널 관리 효율이 극대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향후 주가 전망의 관건은 오는 28일로 예정된 4분기 실적 발표다. 테라다인은 4분기 매출 가이드라인을 9억2000만달러에서 10억달러 사이로 제시하기도 했다.
우지연 DS증권 연구원은 테라다인의 4분기 매출을 전년 대비 28% 증가한 9억6340만달러로 예측했다. 이는 회사 측이 제시한 전망치의 상단에 부합하는 수치다. 그는 "AI 트렌드 확산에 따라 로봇 부문의 매출 성장이 플러스로 전환될 것"이라며 "주력인 반도체 테스트 장비와 차세대 AI 테스트 플랫폼의 동반 매출 증가도 회사 전체의 이익 상승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