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의실에서 'AI 데이터센터의 현실적인 전력 공급 방안 토론회'가 열렸다. /사진=김미현 기자

인공지능(AI)데이터센터 전력 공급의 현실적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업계와 학계 전문가들이 한목소리를 냈다. 수도권 중심 전력 불균형이 심화하는 가운데 효율적인 전력 공급과 규제 완화가 시급하다는 것이다.

박종배 건국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해민 의원(조국혁신당·비례) 주최로 열린 'AI 데이터센터의 현실적인 전력 공급 방안 토론회'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우리나라 데이터센터 신규 건설 규모가 말레이시아에 뒤처진 5위"라며 에너지 안보가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현재 대부분의 에너지를 해외에서 수입하고 원전·신재생 포함 에너지 자립도가 20%밖에 되지 않는다"며 "에너지 산업은 전력뿐만 아니라 산업체, 수송 건물 등 전 부문에 걸쳐 가장 핵심적인 국가 산업"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내 전력 정책의 가장 큰 문제로 '수도권의 낮은 전력 자급 효율'을 꼽았다. 수도권은 전국 전력 수요의 약 40%를 차지하지만 발전소 건설 여건이 제한적이어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말이다. 현재 수도권은 주로 LNG 발전기에 의존하고 있으며 부족한 전력은 동해안·충청·호남·영남 등지에서 송전망을 통해 공급받고 있다.

그는 이러한 구조가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전력 갈등을 유발한다고 지적하며 비수도권 AI 데이터센터 유인을 위한 전력거래 규제 완화와 지역별 전기요금 차등제 도입을 제안했다.


현재 국내 데이터센터는 약 150곳으로 서울 48곳, 인천 8곳, 경기 34곳 등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박 교수는 "수도권 송전망은 이미 한계에 도달해 신규 센터 허가는 단기적으로 어렵고 비수도권은 요금·거래 등 전력정책의 한계로 유인책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단기적으로는 호남·영남 등 비수도권 중심의 AIDC 유인을 확대하고 중장기적으로 송전망 확충 후 수도권 데이터 센터를 점진적으로 활성화해야 한다는 방안도 제시했다. 또한 비수도권 전력 수요가 낮아지면 송전망 투자도 줄어들 수 있다며 송전 요금의 일부인 '망 요금'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박 교수는 "원전 인근에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는 경우 패스트트랙 허용이 필요하지만 PPA(직접구매계약)는 당분간 제한해야 한다"며 "장기적으로는 녹색 전환 기반 위에 경제적이고 안정적인 전력 공급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하며 "20230년 이전에 AI 데이터센터를 활성화해야만 AI 3대 강국으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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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데이터센터의 현실적인 전력 공급 방안 토론회'가 9일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의실에서 열려 조대근 법무법인 광장 전문위원(맨 오른쪽)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미현 기자

조대근 법무법인 광장 전문위원도 글로벌 데이터센터 구축 사례를 소개하며 "AI 산업의 3대 인프라는 전력·AIDC·차세대 통신망"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AIDC는 1~3년이면 완공되지만 송전망 구축은 5~10년이 소요돼 수요와 공급의 시차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조 위원은 "전력이 없으면 AI도 없다"며 전력 시차 문제를 현실적 딜레마로 짚었다. 미국 버지니아주처럼 데이터센터가 밀집한 지역은 이미 송전 용량이 한계에 도달했으며 AIDC가 완공돼도 늦어진 송전망 구축 시기로 인해 전력망이 부족해 가동이 지연되는 사례가 빈번하다는 것이다. 탄소중립 목표 또한 또 다른 딜레마로 지적됐다. 그는 "AI 산업은 대규모 안정적 전력을 필요로 하지만 재생에너지는 간헐적으로 제공된다는 모순 관계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전 세계적으로 데이터 센터 전력 소비량은 늘어나고 있다. 미국은 2024년 43%에서 30년 44%까지 상승할 전망이며 중국은 같은 기간 24%에서 29%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미국은 2030년까지 50GW 규모 AI DC 전력 공급 확보를 논의 중이며 5000억달러(한화 약 729조원) 규모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추진해 미국 전역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중국도 정부 주도의 '무제한 전력 공급 정책'을 시행하며 화웨이를 비롯한 주요 기업을 중심으로 총 370억달러(53조9608억원) 규모의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영국은 전력 부족으로 빅테크의 AIDC 건설이 지연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AI 성숙도 보고서에 따르면 AI 선진국은 미국·중국·싱가포르·캐나다·영국 5개국으로 한국은 2단계인 '경쟁국 그룹'에 포함돼 있다. 박 교수는 "2018년부터 2023년까지 공급 완료와 건설·검토단계를 합친 우리나라 데이터센터 신규 건설은 총 2827건으로 아태지역 국가 중 말레이시아에도 뒤처진 5위 수준"이라며 "AI 3대 강국으로 도약하려면 2030년 이전에 AIDC 활성화를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위원은 하이브리드 PPA 도입 및 각종 제약 해제도 진행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AI 시대 에너지 딜레마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하이브리드 PPA 도입과 각종 제약 완화가 필요하다"며 "빅테크 전략을 연구하되 한국의 여건에 맞게 재해석하고 선택적으로 적용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