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근당이 조단위 기술수출 계약 체결을 통해 올해 영업이익 2000억원대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픽=이강준 기자
종근당이 조단위 기술수출 계약 체결을 통해 올해 영업이익 2000억원대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픽=이강준 기자

▶기사 게재 순서
①기술수출 한방, 종근당 영업익 2000억원도 '거뜬'
②"전통 제약사서 신약개발 기업으로"… 종근당 기술수출 잭폿
③종근당 ESG 성적표 'B+'… 분발 필요한 '지배구조(G)'


종근당이 전통 제약사 리더 자리를 노리고 있다. 뚜렷한 사업 성과 덕분에 연간 매출 실적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으며 올해 영업이익은 2000억원을 돌파할 가능성이 크다. 글로벌 제약사 노바티스와 1조7000억원에 달하는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해 연구개발(R&D) 능력도 인정받았다. 사업 성과와 R&D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셈이다.


종근당 주가도 주목할 만하다. 올 하반기 7만원대 후반에서 매달 오르더니 12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21일 종가 기준 종근당 주가는 12만500원으로 전 거래일 대비 3.3% 올랐다. 이날 종근당의 시가총액은 1조5145억원이다.

종근당 연도별 매출 및 영업이익 추이. /그래픽=이강준 기자
종근당 연도별 매출 및 영업이익 추이. /그래픽=이강준 기자

인정받은 R&D 역량… 1조7302억 규모 기술수출

투자자들은 종근당의 노바티스와의 기술수출 계약에 주목했다. 지난 6일 종근당은 노바티스와 분자 화합물질 히스톤탈아세틸화효소6(HDAC6) 억제제 CKD-510의 개발과 상업화에 대해 한국을 제외한 전 세계 권리를 넘기는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총 계약 규모만 13억500만달러(1조7302억원)에 이른다. 계약 규모로는 2015년 한미약품이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와 체결한 39억유로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에 이은 역대 두 번째다.

초기 계약금(선급금)은 8000만달러(약 1061억원)로 종근당은 연구개발 능력을 인정받았다. 1000억원이 넘는 선급금은 업계에서도 이례적으로 바라본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기술 이전 계약은 종근당의 신약 연구개발력을 낮게 평가하던 시장의 편견을 깨뜨린 기술 이전 계약"이라고 평가했다.


HDAC6저해제는 유전정보를 가진 DNA와 히스톤 단백질이 상호 작용하는 것을 저해하는 기전을 갖는다. 특히 HDAC6는 노화의 원인 중 하나인 단백질 정체 현상과 신경세포 물질의 수송에 관여해 심혈관질환, 자가면역질환, 퇴행성 신경질환 등 범용성도 넓다.

김영주 종근당 대표는 "해마다 매출액 대비 12% 이상의 연구개발비를 꾸준히 투자한 결과 신약 후보물질 중 하나를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수출했다"며 "이번 계약은 역대 최대 규모"라고 강조했다.

해마다 성장… 올해 영업익 2000억원 돌파 기대

종근당의 올해 3분기 사업 성과가 두드러진다.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40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1.7% 늘어난 557억원을 기록했다. 상위 5개 전통 제약사(유한양행·GC녹십자·종근당·한미약품·대웅제약) 가운데 매출 기준 3위, 영업이익 기준 2위다. 종근당의 3분기 누적 매출액은 1조1648억원, 누적 영업이익은 1322억원이다.

종근당은 최근 4년 연속 실적 상승세을 이어가고 있다. 2019년 매출 1조793억원을 기록하며 '1조 클럽'에 가입한 이래 2020년 1조3030억원, 2021년 1조3436억원,2022년 1조4883억원 등 해마다 성장했다. 에프엔가이드는 종근당이 올해 연간 매출 1조5684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매출 상승세와 함께 수익성도 꾸준했다. 2019년 746억원이던 영업이익은 2022년 1099억원까지 불어났다. 업계는 종근당이 연내 노바티스로부터 기술수출에 따른 선급금을 수령한다면 올해 영업이익은 2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본다.

올해 주력 제품의 고른 매출 분포도가 빛을 더했다. 당뇨병 치료제 자누비아 시리즈(자누비아·자누메트·자누메트XR)는 3분기 누적 90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외에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 911억원 ▲골다공증 치료제 프롤리아 859억원 ▲뇌혈관질환 치료제 668억원 등 주력 제품이 고르게 활약했다.

종근당은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는 것은 물론 글로벌 제약사 MSD로부터 당뇨병 치료제 자누비아의 국내 독점 판권 및 제조권을 얻어 수익 확대에 나선다. 사진은 종근당 충정로 본사. /사진=종근당
종근당은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는 것은 물론 글로벌 제약사 MSD로부터 당뇨병 치료제 자누비아의 국내 독점 판권 및 제조권을 얻어 수익 확대에 나선다. 사진은 종근당 충정로 본사. /사진=종근당

글로벌 진출 속도… 도입품목 독점 판매권 확보

전통적인 내수시장 강자인 종근당은 일본, 알제리 등 글로벌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체 해외 매출액은 올해 3분기 누적 541억원을 기록했다. 일본 318억원, 알제리 113억원이다.

종근당은 2016년 빈혈치료제 네스프 바이오시밀러 네스벨을 일본 후지제약공업에 기술수출했다. 이후 2018년 일본 비아트리스가 권한을 이어받고 네스벨 완제품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네스벨은 2019년 일본 후생노동성으로부터 품목허가를 받고 현지 판매 중이다. 일본 실적 대부분은 네스벨에서 나오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알제리에선 종근당과 인도네시아 제약사 오토의 합작법인인 CKD OTTO를 통해 주사용 항암제를 수출하고 있다. 지난해 처음 40억원의 매출을 올린 뒤 올 3분기 만에 100억원을 돌파했다.

국내 시장에서도 지속적인 수익성 확보를 위해 다양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대표적인 게 지난 5월 글로벌 제약사 MSD로부터 455억원에 자누비아의 독점 판매권을 인수한 것이다.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 수정이다. 그동안 종근당은 MSD와 코프로모션 계약을 통해 자누비아의 영업을 맡아왔다. 종근당은 이번 인수 계약을 통해 2038년 8월31일까지 총 15년 동안 자누비아를 독점 판권과 제조권을 확보하며 수익성 제고를 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