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가수 세르게이 라자레프가 지난 2019년 5월18일 이스라엘에서 열린 제64회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 결승전에서 열창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김민수 기자
러시아 가수 세르게이 라자레프가 지난 2019년 5월18일 이스라엘에서 열린 제64회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 결승전에서 열창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김민수 기자

(서울=뉴스1) 김민수 기자 = 러시아의 한 TV채널이 동성 커플이 손을 잡고 있는 모습이 담긴 뮤직비디오를 상영한 혐의로 벌금을 물게 됐다.

AFP통신에 따르면 1일(현지시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비보르그 지방법원은 러시아 음악 채널 AIVA가 손을 맞잡은 동성 커플이 등장하는 세르게이 라자레프의 'So Beautiful' 뮤직비디오를 방영한 혐의에 대해 벌금 50만루블(약 720만원)을 부과했다.


법원은 "이 텔레비전 채널은 비전통적 성관계에 대한 선전을 허용했다"고 설명했다.

라자레프는 2016년과 2019년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에서 러시아 대표로 출전했으며, 두 차례 모두 최종 순위 3위를 기록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해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의 '전통적인 가족 가치 수호'를 강조하면서 성소수자에 대한 탄압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러시아 대법원은 성소수자 인권 운동을 '극단주의'로 규정하면서 "국제 성소수자 대중 운동" 등에 대해 "러시아 영토에서의 활동 금지"를 명령했다.

지난 7월에는 선천적 기형으로 인한 치료 목적 이외의 성전환 수술을 불법으로 규정하는 법안에 최종 서명한 바 있다.

2013년 러시아 정부는 미성년자 간의 "비전통적인 성관계"에 대한 공개적 지지를 금지하는 법안을 채택했다. 푸틴 대통령은 2020년 동성결혼을 금지하는 헌법개정을 추진했다.

2021년에는 미디어 등 공적 공간에서 성소수자에 대한 언급을 원천 봉쇄하는 내용의 '동성애 선전·선동 금지법'을 통과시켰다. 당시 의회는 동성 간 성관계를 '비전통적'이라고 보고 성소수자에 대한 긍정적 표현을 담은 광고·영상·서적의 제작과 출판을 엄격히 금지했다.

2019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광장에서 성소수자 권리를 옹호하는 시위대가 현지 경찰 병력에 둘러싸인 모습이다. 2019.8.3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2019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광장에서 성소수자 권리를 옹호하는 시위대가 현지 경찰 병력에 둘러싸인 모습이다. 2019.8.3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