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으로 조의금 보내는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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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사는 나영석씨는 고향(전남 여수)에 사는 친구에게 '뱅크월렛 카카오'(Bank Wallet Kakao)를 통해 조의금 10만원을 보냈다. 인터넷뱅킹을 이용하면 컴퓨터 혹은 모바일 공인인증서 로그인과 보안카드번호 입력 등 송금절차가 번거로운데 반해 뱅크월렛은 모바일 앱에서 비밀번호만 누르면 송금이 가능하다. 상대적으로 쉽고 빠르게 이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특히 올해 말까지 수수료가 면제됨에 따라 이용부담도 덜었다. 여기에 자동화기기(CD·ATM)에서 현금인출도 가능해 편리성을 더했다.

카카오톡 이용자끼리 하루 최대 10만원까지 송금할 수 있는 뱅크월렛이 이르면 오는 7월 정식 오픈할 예정인 가운데 이를 가상으로 그려본 사례다.

금융결제원은 올 3분기 안에 오픈할 것이라고 했지만 금융업계는 오픈시기를 7월 중하순쯤으로 보고 있다. 당초에는 6월 중 오픈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일각에서 보안을 문제점으로 지적하자 출시시기를 한달가량 늦췄다. 이는 금융감독당국의 영향이 컸다.

금융권 관계자는 "각 은행들은 6월 중·하순에 맞춰 뱅크월렛서비스를 오픈하려고 했는데 감독당국이 서비스 보안을 좀 더 세심하게 검토하라고 지시했다"면서 "이런 내용을 금융결제원이 각 은행권에 통보하면서 서비스 시행시기가 미뤄졌다"고 설명했다.

뱅크월렛이 관심을 끈 것은 시중은행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직접 참여했기 때문이다. 은행들이 그동안 은행 고유권한인 입출금서비스를 모바일메신저에 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은행이 모바일메신저서비스에 진출한 것은 카카오와 시중은행 모두에 적잖은 시너지를 낼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뱅크월렛이 출시될 경우 카카오톡의 범용성에 비춰 가입자수가 늘어나고 차후에 은행 송금뿐만 아니라 대출상품까지 판매할 수 있도록 규제가 완화된다면 적잖은 수익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카톡으로 조의금 보내는 시대
◆온·오프라인 신개념 결제

전자지갑 방식인 뱅크월렛의 주요기능은 송금, 온·오프라인 소액결제, 자동화기기 이용 등 3가지다. 은행의 결제계좌를 지정하면 하루 50만원까지 충전해 송금·결제할 수 있다. 물론 이 자금은 통장에서 바로 빠져나간다. 신용카드처럼 외상거래는 할 수 없다.

송금은 카카오톡에 연락처가 등록된 사람들끼리 하루 10만원 범위에서 가능하다. 건당 수수료는 아직 협의중이지만 100원 안팎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올해에는 처음 시행되는 만큼 수수료를 받지 않을 예정이다.

뱅크월렛은 인터넷뱅킹에 가입한 14세 이상인 자는 누구나 이용할 수 있으며 모바일 1기기에 1계좌만 허용된다. 송금을 하면 뱅크머니를 주고받은 사람의 카카오톡에 '홍길동이(에게) 뱅크머니 1만원을 보냈습니다'와 같은 메시지가 뜬다. 받은 뱅크머니는 곧바로 뱅크월렛에서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충전된 금액을 자신의 은행계좌로 옮기는 것은 다음 날이 돼야 가능하다.

만약을 위해 '단체 카톡방' 송금기능은 탑재하지 않았다. 또 엉뚱한 사람에게 돈을 잘못 보내는 상황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송금대상자의 실명과 사진, 전화번호가 보이도록 했다. 송금화면에는 송금대상자의 실명이 '홍길동'이라면 '홍*동'으로 표시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동명이인이나 금액을 잘못 송금할 경우에 대비해 상대방이 메시지를 확인하지 않았다면 취소할 수 있는 송금취소 기능을 추가했다"고 말했다.

온·오프라인 소액결제는 인터넷쇼핑몰, 모바일쇼핑몰과 근거리무선통신(NFC) 단말기가 설치된 오프라인 매장에서 가능하다. 인터넷쇼핑몰이나 모바일쇼핑몰에서는 결제수단으로 뱅크월렛을 선택하고 개인식별(PIN)번호를 입력하면 뱅크머니로 결제된다.

대형마트나 편의점 등 NFC 단말기가 있는 오프라인 매장에선 뱅크월렛을 구동하고 스마트폰을 단말기에 대면 결제가 이뤄진다.

◆은행들, 뱅크월렛이 불편한 이유

뱅크월렛에 참여하는 은행은 국민·신한·우리·기업은행 등 총 14개 은행이다. 그런데 이번 서비스를 두고 시중은행의 표정은 둘로 나뉜다. "모바일서비스를 통한 신사업 진출이 가능하다"는 긍정론과 "트렌드를 따라가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참여한다"는 부정론자들이다.

뱅크월렛을 불편해하는 이유는 은행의 고유권한을 모바일시장에 빼앗길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폭발적인 스마트폰 보급률과 국내 최대 규모인 3700만명의 카카오톡 가입자를 감안하면 뱅크월렛 카카오가 전통적인 은행의 사업범위인 신용·체크카드, 계좌이체 등을 위협하는 플랫폼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또 서비스 출시 후 가맹계약만 체결된다면 결제범위의 확대 가능성도 지금보다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가 은행 측을 수동적이게 만든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과 카드사가 받아온 수수료를 카카오에게 나눠주는 상황이 올 수 있다"면서 "가뜩이나 저금리 등으로 수익창출이 어려운데 수수료마저 줄어들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일부 은행은 뱅크월렛 카카오 참여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인다. 하나은행은 이번 서비스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반면 뱅크월렛 서비스가 본격화된다고 해도 영향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높다. 뱅크월렛의 경우 대부분 소액결제로 이뤄지고 특히 젊은 세대가 주로 이용하기 때문에 은행 고유의 결제수단을 위축시키는 효과는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금융결제원의 뱅크월렛을 포함해 신한은행(주머니), 기업은행 (원머니), 하나은행(하나N월렛) 등의 전자지갑서비스를 보면 대부분 가입자 수와 거래규모가 초라하다.

심상규 교보증권 연구원은 "뱅크월렛 카카오를 이용하려면 사전에 현금을 충전하는 단계가 필요해 간편성이 떨어진다"면서 "무엇보다 취소 환불이 쉬워야하는 비대면 거래에서 계좌이체 방식은 소비자 만족도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또 "뱅크월렛 카카오가 출시돼 송금서비스에 이어 온라인쇼핑 결제수단으로 확장된다고 하더라도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결제원 관계자는 "뱅크월렛이 은행의 수익산업을 빼앗기보다 고객의 금융결제서비스 선택의 폭을 넓혀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은행과 기업 모두에게 윈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3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성승제
성승제 [email protected]

금융을 사랑하고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금융 출입 기자입니다. 독자님들의 아낌없는 조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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