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미연> 교대점이 '설렁탕집은 점심장사'란 룰을 깨고 저녁에도 바쁜 음식점이 됐다. 비결은 매운맛에 있다. 덕분에 지난 1년간 적자를 기록했던 매출이 지난 7월부터 흑자로 돌아섰다. 매운맛이 만든 <풍미연> 교대점의 변화, 왕갈비찜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 한우설렁탕의 집, <풍미연> 교대점
<풍미연> 교대점은 2013년 6월 문을 열었다. 시그니처 메뉴는 한우설렁탕(8000원)이다. 술과 먹기 좋은 수육, 전골 등의 메뉴도 있다. 오픈 초, 한우 설렁탕 반응이 좋았지만 직장인에게 점심값 8000원은 부담스러운 가격이었다. 
▲ 제공=월간 외식경영
▲ 제공=월간 외식경영

게다가 설렁탕 주요 소비층이 노인, 남자, 직장인으로 한정돼있어 오는 손님만 찾는 상황이었다

결국 점심에만 장사가 반짝하고 말았다. 오픈 이후 올해 6월까지 매달 적게는 500만원, 많게는 1500만원의 적자를 안고 왔다.
매출이 오른 것은 지난 7월부터다. ‘풍미연 왕갈비찜’을 출시한 지 2개월만에 <풍미연>교대점의 전체 매출 30%, 저녁 매출 50%가 올랐다. 

토요일 평균 매출이 20만~40만원을 기록했던 게 최근에는 100만원가량으로 뛰었다.

◇ 기존 메뉴에 매운맛 트렌드 결합

‘풍미연 왕갈비찜’은 갈비찜 위에 치즈 돈가스를 올린 메뉴다. 순한맛과 매운맛 두 가지가 있다. 중(中)은 2~3인용으로 3만원, 대(大)는 4~5인용으로 4만원이다. 인기 메뉴는 매운맛이다. 

<풍미연> 교대점은 소스에 캡사이신을 사용하지 않는다. 뒷맛이 텁텁하기 때문이다. 메뉴의 모체인 한우 갈비찜 소스를 그대로 사용했다. 청양고추로 만든 소스다. 모체와 다른 점은 고기 원산지다. 한우를 사용하면 갈빗살이 적고 기름이 많다. 

고기 양을 늘려 판매 가격을 올리든, 살밥이 비교적 많은 수입산을 쓰든 결정해야 했다. 결국 한우보다 갈빗살이 많고 저렴한 미국산으로 바꿨다. 그래도 고기 양이 부족하다는 판단 하에 치즈 돈가스를 올렸다. 

돈가스 안의 치즈가 매운 맛을 중화시켜줘 전체적으로 부드럽게 매운맛을 조절한다. 고기를 다 먹고 나서는 볶음밥으로 마무리해 넉넉한 식사를 구현하는데 초점을 맞추었다. 한국식 갈비찜이면서 일본식 나베가 연상되는 특이한 메뉴다.

◇ 블로그 마케팅으로 여성과 젊은 고객 끌어들여

반응은 뜨거웠다. 주고객은 이삼십대다. 오피스가와 학원가가 있는 교대 상권에 이삼십대 직장인과 학생을 위한 메뉴는 거의 드물었다. 

따라서 풍미연 왕갈비찜의 매운맛과 치즈는 젊은층을 소구하는데 유리하게 작용했다. 특히 여성에게 매운 음식에 대한 니즈를 충족시켜주자 연인 형태의 고객도 증가하는 추세다. 

반응 속도는 빨랐다. <풍미연> 교대점이 진행하고 있는 블로그 마케팅 덕분이었다. 메뉴 출시 이후 약 20회가량 진행했다. 포스팅 이후, 블로그 검색에 익숙한 이삼십대를 중심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교대는 물론 강남에서 찾는 사람도 생겼다. 

김해경 대표는 "풍미연 왕갈비찜이 출시되기 전 한우설렁탕도 블로그 마케팅을 했었지만 반응이 이 정도는 아니었다. 젊은층이 좋아하는 메뉴가, 젊은층에게 익숙한 블로그로 확산되면서 반응이 빠르게 올라온 것 같다"고 밝혔다.

◇ 한우설렁탕 젊은층 어필 과제 남아

김 대표와 <풍미연> 교대점 이화선 점장은 이는 전망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개학을 하면 인근 교대와 학원가에 학생들이 많다는 점, 기온이 내려가면 따뜻한 음식을 찾는 사람이 증가한다는 점에서다. 가을과 겨울이 풍미연 왕갈비찜이 선전할 시기라고 예상한다. 

이 시기를 겨냥한 비슷한 메뉴도 내놓을 예정이다. 이번에는 돼지고기다. 등갈비를 치즈에 감아 먹는 메뉴로 역시 젊은층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관건은 부드러운 치즈의 식감이다. 이미 새 메뉴에 대한 테스트를 마친 상태다.

한우설렁탕이 시그니처 메뉴인 <풍미연> 교대점이다. 설렁탕이 아닌 다른 메뉴를 내세우는 것에 대한 고민은 없을까. 김 대표는 "요즘 젊은 사람들은 설렁탕을 먹지 않는다. 

40대만 해도 그러한데 40대가 키운 자녀들은 어떠하겠는가? 낮에는 설렁탕으로, 저녁에는 다른 식사 메뉴로 운영하는 현실적 문제를 무시할 수 없다. 먼저 풍미연 왕갈비찜으로 젊은층을 공략한 다음 설렁탕을 친근한 음식으로 어필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고 말했다. 

매출은 올랐지만 김 대표에게 여전히 과제는 남았다. <풍미연> 교대점에 방문하는 젊은 고객이 한우설렁탕과 친숙해질 방안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