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다그룹의 창업자인 왕젠린(王健林)은 20년 가까이 군대에서 생활한 군인 출신 경영자다. 군문을 박차고 나와 30년이 채 되지 않은 기간에 자산이 100조원에 이르는 기업을 키웠고, 개인 재산도 39조원으로 알리바바의 마윈을 압도하는 아시아 최고 부자 자리를 지키고 있다. <아시아 최고 부자의 경영 강의 완다>는 왕젠린의 평범하면서도 비범한 경영술과 끊임없이 한계를 돌파하며 혁신을 거듭하는 중국 글로벌 기업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다.
오늘날 완다그룹이 있기까지는 모두 네 차례에 걸친 대혁신 과정이 있었다. 왕젠린은 이를 두고 4차에 걸친 ‘구조 전환’이란 표현을 쓴다. 1차는 1993년 다롄을 벗어나 광저우로 갔던, ‘지역 기업에서 전국 기업으로 전환’이었다고 한다. 이후 1998년부터 대대적인 전국 진출을 시도했다. 동북 해안의 다롄과 남부 홍콩에서 가까운 광저우는 거리, 기후, 인종 등에서도 거의 다른 나라로 진출한 것이나 다름 없다. 2차는 2000년 주택 부동산에서 상업 부동산으로 전환한 것이었다. 이어 업종 자체를 넓혀 문화·관광산업으로 진출한 게 3차 전환이었다. 마지막 4차는 공간적으로 국내 기업에서 다국적 기업으로, 내용적인 측면에서는 부동산 위주의 기업에서 비즈니스, 문화, 금융, 전자상거래의 네 가지 핵심 산업이 주축이 된 서비스기업으로의 전환이었다.
![]() |
21세기는 ‘경계소멸’(Borderless)의 시대다. 글로벌 경제로 통합되면 국가 간의 경계가 없어지는 것은 물론 업종 간에도 뒤섞임 현상이 일어난다. 현재 완다 또한 그렇다. 누가 완다를 두고 부동산개발기업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그들은 ‘부동산, 문화·관광, 금융, 전자상거래의 철의 사각’을 형성했다. 부동산 개발이라는 강점을 안고 거기서 한발 한발 나아갔다. 그리고 대담하게 미래의 큰 기회를 선점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완다는 중국의 대표적 온라인 기업 바이두, 텐센트와 O2O플랫폼을 만들기로 했다. 이때도 왕젠린은 남다른 구상을 내비쳤다. “우리는 단순히 오프라인 상품을 온라인으로 팔기 위해 이 회사를 설립한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어떻게 플라자 등 오프라인의 대상을 스마트화할 것인지를 연구하기 위해 회사를 설립했고 그것이 O2O입니다.” 지금까지 'BAT'(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사이에 별다른 제휴가 없었는데 제대로 된 최초의 협력이 완다를 통해 이뤄졌다는 것은 앞으로 ‘완다제국’이 과연 어디까지 뻗어나갈지 짐작조차 못하게 만든다.
왕젠린 지음 | 한수희 옮김 | 사회평론 펴냄 | 1만8000원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1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