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연임을 위한 카드로 '물류 자회사'를 선택했다는 해석이 철강업계에서 나오고 있다./사진=뉴스1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연임을 위한 카드로 '물류 자회사'를 선택했다는 해석이 철강업계에서 나오고 있다./사진=뉴스1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12년 만에 물류 자회사 설립을 강행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포스코는 업무 효율화를 통해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임기만료를 9개월 정도 앞둔 최 회장이 연임 카드로 ‘해운업’을 선택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최정우 포스코 회장의 임기는 2021년 3월 31일 만료된다. 포스코는 올해 12월 최고경영자(CEO) 추천위원회 열고 최 회장의 2018년 7월 이후 성과에 대해 살펴볼 예정이다. 최고경영자 추천위원회의 평가에서 통과하면 2021년 3월 중순 열리는 주주총회 및 이사회 거쳐 연임이 최종 확정된다. 최 회장은 추천위원회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가시적인 성과가 필요하다.

재무통 최 회장의 '연임 승부수'


재무통인 최 회장은 취임 후 경영실적 개선에 실패했다. 2019년 포스코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64조3668만원, 영업이익은 3조8688만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0.9%, 30.2% 감소했다. 올해 1분기 매출액은 14조5458억원, 영업이익은 705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10.1%, 41.3% 감소했다. 주가도 지키지 못 했다. 최 회장이 취임한 2018년 7월 27일 포스코의 주가는 주당 32만 9000원이었지만 이날 18만 원 수준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원재료 가격 상승과 함께 코로나19 등 외부 악재로 실적 개선에 어려움을 겪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철강업계 및 재계 일각에선 연임 도전을 앞두고 운신의 폭이 좁아진 최 회장이 물류 자회사 설립에 나섰다는 것은 그만큼 상황이 중대하다는 방증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재무통인 최 회장 입장에선 물류 자회사 설립으로 1차적으로 비용을 절감하고 중장기적으로 해운업 진출로 신규 매출을 발생시켜야 한다는 뜻을 담았다.

포스코 측은 물류 업무가 회사별·기능별로 분산돼 판매와 조달 지원 기능으로만 운영돼 있어 효율성 제고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계열사를 포함한 포스코의 물동량은 1억6000만 톤, 물류비는 약 3조원에 달한다.

최근 포스리차이나 인사에서도 최 회장의 연임에 대한 의지가 읽힌다. 최 회장은 참여정부와 문재인 정부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강태영 포스코경영연구원(이하 포스리) 연구위원을 포스리차이나 법인장에 선임했다.


통상 포스코 회장 인사에는 정치권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 기존에 없던 직책을 신설해 강 대표를 선임한 것은 잘 보이기 위해서라는 해석도 나온다. 포스코 관계자는 “중국 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전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강 대표는 권오준 회장도 연임 카드로 썼던 인물이며 최 회장도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