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먹고 상승하는 주식시장] ① 꿈의 크기가 주가 결정

[머니S리포트] 실적 대신 미래 가치 높게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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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트럭을 한 대도 판매한 적 없는 미국 수소연료전지 트럭 회사 니콜라가 현대차와 시가총액 순위를 겨루고 전기차 기업 테슬라는 연 판매 대수가 30배 더 많은 도요타를 제치고 글로벌 자동차 업계 시가총액 1위에 올랐다. 국내 주식시장도 BBIG(바이오·배터리·인터넷·게임)로 불리는 미래산업 관련 성장주가 상승세를 이끈다. 투자자는 현재 실적보다는 기업이 그리는 꿈에 열광한다. 실적을 기반으로 한 전통적인 기업 가치 평가 방식인 PER, PBR로는 설명할 수 없는 상황이 주식시장에서 벌어지자 새로운 평가 지표인 PDR(꿈 대비 주가 비율)이 등장했다. 지금 주식시장은 꿈의 크기에 투자하는 시대를 맞이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그래픽=머니S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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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주식시장이 무너지던 지난 3월 비관론이 증권가를 뒤덮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위축된 실물경제와 다르게 주가는 비관론을 뒤로하고 가파르게 상승했다. 당장 실적이 없어도 높은 성장성이 기대되는 기업의 주식이 이번 상승장을 주도했다. 그러나 주식시장에서 성장주와 실적주의 균형이 필요한 시기가 다가온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금은 꿈의 크기에 투자하는 시대


주식시장에서 투자자는 PER(순이익 대비 주가 비율)이나 PBR(순자산 대비 주가 비율) 등 대표적인 평가 지표를 활용해 주가를 산정하고 기업가치를 평가한다. 그러나 최근 급등 장세를 기존 지표로 설명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자 새로운 평가 지표인 PDR(꿈 대비 주가 비율)이 등장했다.

PER은 현재 주가를 1주당 순이익으로 나눈 수치다. 이 수치가 높으면 기업의 수익성에 비해 주식이 높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는 뜻으로서 주가가 과대평가됐는지를 판단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 PER은 19.62배(5월 기준)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폭락장이 연출됐을 때인 8.99배보다 약 2배 증가했다.

반면 PDR은 현재 주가를 꿈으로 나눈 지표다. 주가가 아무리 폭등하더라도 기업의 꿈이 크면 저평가된 주식이라는 뜻으로 실적과 무관하게 상승하는 주식시장을 설명하기 위한 신조어다.

그래픽=머니S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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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R 현상을 잘 설명해주는 주식은 전기 트럭 업계에서 ‘제2의 테슬라’로 불리는 미국 수소연료전지 트럭 회사 ‘니콜라’다. 니콜라는 2018년 한화에너지와 한화종합화학이 1억 달러(약 1202억원)를 투자해 한국에서 유명세를 얻기도 했다. 6월4일에는 나스닥에 상장해 한때 시가총액이 263억1000만 달러(약 31조5798억원)까지 뛰었다. 현재도 시총 194억7000만 달러(약 23조3737억원, 7월14일 종가 기준)를 유지하고 있다.

같은 기간 현대차 시가총액인 21조 6873억원을 넘어선 니콜라지만 현재 생산되는 트럭은 없다. 매출도 전무하다. 니콜라 공장은 이달 말 미국 애리조나주에 착공 예정이고 수소트럭도 2023년 양산할 계획이다. 반면 현대차는 7월6일 세계 최초로 양산한 수소전기 대형 트럭 ‘엔시언트’ 10대를 스위스에 수출했다. 일반 판매를 위한 수소 트럭 양산체제를 갖춘 것은 현대차가 처음이다. PDR을 대입하지 않고서는 두 기업의 시가총액 차이를 설명하기 힘들다.

미국 경제매체 블룸버그도 니콜라의 생산 능력에 의문을 가졌지만 투자자는 니콜라의 꿈에 배팅한다. 6월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니콜라는 1호 수소 트럭인 니콜라 원을 2020년부터 소비자들에게 인도할 수 있을 것이라 밝혔지만 수소 트럭 연료를 공급하는 수소 충전소도 2022년에서야 작동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꿈을 현실로 만든 기업도 있다. 세계 최대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이다. 1997년 5월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아마존은 첫날 주당 1.5달러(약 1800원)에 거래됐다. 지금은 주당 3100달러(약 372만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상장 23년 만에 주가가 약 2000배 이상 뛰었다. 온라인 서점으로 시작한 아마존은 전자상거래서비스와 광고, 온라인 비디오, 클라우드 컴퓨팅과 드론까지 다양한 분야로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면서 기업 가치를 키워나갔고 주가도 상승했다. 그러나 상승세를 탈 때마다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과대 평가됐다는 지적을 받았다. 아마존 주가는 상장 이후 대부분 PER 100배 이상을 기록했다. 현재 PER도 약 146배 수준으로 전통적 주식 평가 지표로는 여전히 고평가 영역이다.

그래픽=머니S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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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 환경일수록 성장주 가치 상승해”


성장 기업 주가 강세는 최근 전 세계 증시의 공통적인 현상이다. 국내 증시도 ‘BBIG’(바이오·배터리·인터넷·게임) 미래산업 관련 성장주를 중심으로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종가 기준 6월4일 2150선으로 올라선 이후 최근까지 2090에서 2200선을 오가는 횡보장세가 이어졌다. 하지만 BBIG를 대표하는 7개 종목(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LG화학, 삼성SDI, 네이버, 카카오, 엔씨소프트)은 꾸준히 상승해 코스피에서 BBIG 7이 차지하는 시가총액 비중은 17% 수준까지 올랐다.

이효석 SK증권 연구원은 꿈이 있는 기업에 투자하는 배경에는 효율적인 시장과 저금리 환경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적절한 가치보다 싸게 거래되는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 가치주 투자 개념이지만 최근 IT기술의 발전으로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고 즉각적으로 반영되는 효율적인 시장이 됐다”며 “과거보다 저평가된 주식을 찾기 어려워 주식이 거래되는 가격보다는 기업의 성장 방향성이 투자 결정에 더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았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저금리 환경에는 먼 미래의 현금흐름도 중요해져 성장주의 가치평가가 빠르게 상승한다”며 “금리가 낮아질수록 주식시장에서 성장주 투자 선호도가 증가한다”고 덧붙였다.


“꿈보다는 현실에 주목할 때”


주식시장에서 성장주와 실적주 사이의 키 맞추기가 필요한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김성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3월 미국 성장주 PER은 22.2배로 하락한 이후 7월에는 32.6배까지 상승했다. 경기침체로 인해 기업 순이익이 망가진 상태에서 성장산업으로 투자 쏠림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며 “성장주의 추가적인 PER 상승은 자칫 버블 국면을 형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조심해야 할 시기”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연구원은 “꿈을 먹는 성장주 투자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소프트뱅크나 아마존 같은 혁신기업 발굴이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면서도 “최근 경기 회복과정에서 성장주만 지나치게 오르고 성장주의 신용융자금액이 많이 증가한 점을 봤을 때 투자 심리가 실적주로 옮겨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윤경진
윤경진 youn1@mt.co.kr

시장 앞에서 항상 겸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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