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감에 참석한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이 질의 중간에 가수 나훈아의 노래 ‘테스형’을 틀자 웃어 보였다. /사진=뉴스1 장수영 기자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감에 참석한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이 질의 중간에 가수 나훈아의 노래 ‘테스형’을 틀자 웃어 보였다. /사진=뉴스1 장수영 기자
올해 국정감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원 출입에 제한을 두는 등 예년과 달리 다소 축소된 채 진행됐지만 긴장감은 여전했다. 국감 현장에서 여야 의원들과 국무의원들이 때로는 웃으며, 때로는 경직된 채 주고 받은 ‘말’들을 모아봤다.  

국감에 울려퍼진 나훈아의 ‘테스형’

국토교통부 국정감사 현장에 난데없이 가수 나훈아가 부른 ‘테스형’이 흘러나왔다. 의원들의 민감한 질의에도 흔들림 없는 모습을 보이며 여유롭게 답변을 이어가던 김현미 국토부 장관도 노래를 듣자마자 빵 터지는 모습을 보였다.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토부 국정감사장에서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나훈아 가수의) 테스형이라는 노래 가사에 국민의 절절한 마음을 위로하는 내용이 있다”며 “장관도 듣고 국민의 마음을 읽어달라”고 말한 뒤 노래를 틀었다.


그는 “국민이 어려울 때 위로하고 어려움을 해결해 주는 게 종부의 역할이 아니냐”며 “정부는 국민이 원하는 게 뭔지 모른다”고 꼬집었다.

송 의원이 나훈아의 노래를 틀자 잠시 웃어 보이던 김 장관은 이내 마음을 가다듬고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모든 말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국민께 걱정을 끼쳐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현재 주택 매매시장은 안정세가 나타나고 있고 전세시장은 다소 불안하지만 이런 문제가 잘 해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국토부 국정감사에서 전세난의 당사자가 된 홍남기 부총리의 사례가 소개돼 눈길을 끌었다. 사진은 홍 부총리와 김장관이 지난 8월 열린 제2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한 모습. /사진=뉴시스 김명원 기자
국토부 국정감사에서 전세난의 당사자가 된 홍남기 부총리의 사례가 소개돼 눈길을 끌었다. 사진은 홍 부총리와 김장관이 지난 8월 열린 제2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한 모습. /사진=뉴시스 김명원 기자

“마포 사는 홍남기씨? 새 집 구해야죠”

국토부 국감에서는 전세난의 당사자가 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사례도 소개돼 눈길을 끌었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은 이사 간다던 세입자는 갱신청구권을 행사하고 팔려던 집은 팔리지 않은 A씨의 사례를 소개하며 김현미 국토부 장관에게 해법을 물었다.


이에 김 장관이 “새로 집을 알아봐야 할 것”이라고 답하자 김 의원은 “마포에 사는 홍남기씨의 사례”라고 소개했다.

홍 부총리는 경기 의왕아파트를 지난 8월 초 9억2000만원에 매매 계약을 체결했지만 세입자의 계약갱신청구권 행사로 현재까지 잔금 등 거래가 종결되지 않았다. 현재 거주 중인 마포구 아파트에서는 집주인으로부터 직접 거주 통보를 받아 내년 1월까지 새로 거주할 전셋집을 구해야 하는 상황이다.

김 의원은 “집주인들은 계약갱신청구권의 소급적용으로 피가 마르는 상황”이라며 “사전에 계약갱신청구권을 명시하는 것은 갈등해소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장관은 “임대차3법 개정이 몇달 되지 않았다”며 “법적용 사례에서 각자가 적응하는 과정인 만큼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가 국회 기재위 국감에 출석해 여당 의원들의 강한 질타를 받았다. /사진=뉴스1 신웅수 기자
이주열 한은 총재가 국회 기재위 국감에 출석해 여당 의원들의 강한 질타를 받았다. /사진=뉴스1 신웅수 기자

“너나 잘하세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뭇매

같은날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감에 나왔다가 여당 의원들로부터 집중포화를 받았다.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6일 국회에서 열린 한국은행 국정감사에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엄격한 재정준칙 필요성 발언을 두고 “‘너나 잘하세요’라는 영화대사가 떠오른다”며 강하게 질타했다.

이 총재는 지난 14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은 어느 나라보다 저출산과 고령화가 빨라 연금이나 의료비 등 의무지출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엄격한 준칙이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양 의원은 “이 총재 발언 때문에 혼란이 야기됐다”며 “엄격한 재정준칙을 강조할 게 아니라 공적자금 회수 방안 등 국채 발행을 최소화할 수 있는 대안을 먼저 제시했어야 했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재정준칙이 엄격해야 한다고 한마디만 한 것이 아니라 균형감 있게 이야기하려고 했다”고 해명했다.

반면 야당에서는 이 총재 발언을 옹호했다.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은 “많이 당혹스러우시죠”라며 “한은이 계속 정치 중립적이고 독립적 목소리를 앞으로 더 강하게 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이 총재를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