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놔두면 이자 쌓이는데”… 숨은 보험금, 안 찾아가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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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보험금이 올해 12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일부러 보험금을 찾지 않는 계약자들도 상당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19990년대 후반 고금리 상품에 가입한 계약자들이다./그래픽=뉴스1
숨은보험금이 올해 12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일부러 보험금을 찾지 않는 계약자들도 상당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19990년대 후반 고금리 상품에 가입한 계약자들이다./그래픽=뉴스1

# 지난 1999년 생명보험사 연금보험에 가입한 계약자 P씨는 최근 만기가 도래했다. 만기 환급금으로 수백만원의 목돈을 손에 쥘 수 있는 기회지만 그는 보험금 청구를 하지 않았다. 보험사는 일주일마다 B씨에게 전화 연락을 통해 “보험금을 찾아가 달라”고 안내했다. 하지만 그는 “보험금 청구권이 소멸되는 3년간 보험금을 안 찾아갈 생각”이라며 “안내 전화를 더이상 하지 말아 달라”고 했다. 

저금리 시대에 ‘안 찾아가는 보험금’ 때문에 보험사들이 진땀을 빼고 있다. 만기가 훌쩍 지났는데도 계약자가 일부러 보험금을 청구하지 않거나 이른바 ‘잠수’를 타는 경우가 늘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윤관석 의원이 생명보험협회로부터 받아 6일 공개한 ‘숨은 내보험 찾아주기 실적’을 보면 올해 8월 말 현재 숨은 보험금 규모는 총 12조3971억원이다. 

2017년 12월의 9조1669억원보다 3조2302억원(35.2%) 늘어난 수준이다. 숨은 보험금이란 보험계약에 따라 보험금 지급 사유가 생겨 지급금액이 확정됐으나 청구되거나 지급되지 않은 보험금이다. 보험계약 기간 중 특정 시기 또는 조건을 만족하면 지급되는 중도보험금, 보험계약의 만기가 도래한 후 소멸시효가 완성되기 전인 만기보험금, 보험금 소멸시효가 완성되었지만 계약자 등이 찾아가지 않은 휴면보험금 등이 해당된다.  

약관상 가입자가 2001년 3월 이전에 가입해 만기를 맞은 보험금을 찾아가지 않으면 계약 시점의 예정이율에 1%포인트의 이자율이 추가로 제공된다. 2001년 3월 이후 체결된 계약의 경우 중도보험금에 대해선 보험계약 시점의 예정이율에 따른 이자율이 적용되며 만기환급금에 대해선 만기 1년까지 예정이율의 50% 금리를 받다가 2년이 지나면 1%의 고정금리가 적용된다.  

A씨의 경우 22년 전 예정이율이 7%대였다면 현재 보험금을 안 타갈 경우 8%대 이율을 기대할 수 있다. 보험사로서는 휴면 보험금으로 전환되기 전까지 꼼짝없이 8%대 이자를 내줘야 한다. 


만기가 정해진 보험계약은 보험금 청구권이 소멸되는 3년만 버티면 되지만 연금보험은 기약이 없다. 보험사들은 1980년·90년대 ‘백수보험’ 등 고금리가 적용되는 연금보험을 경쟁적으로 팔았다. 당시 적용금리는 12%로 당시 은행 정기예금 금리 20%대 보다는 낮았다. 하지만 요즘 장기상품의 ‘역풍’을 맞았다. 만기가 끝나고 보험금을 수령하지 않았다면 약관에 따라 1~1.5% 금리를 더 얹어줘야 한다. 최대 13.5% 이율이 적용되는 셈이다. 

연금보험은 계약자가 살아 있다는 것이 확인되고 활동 계좌만 있으면 보험금을 청구하지 않았더라도 보험사가 임의로 보험금을 지급할 수는 있다. 하지만 잠수를 타서 생존 확인이 안되거나 일부러 계좌번호를 알려주지 않으면 보험금을 지급할 수가 없다. 

이에 따라 일부 연금보험 만기고객은 계좌번호가 보험사에 알려지면 미지급 연금보험금을 수령하게 될까봐 이를 피하기 위해 다른 보험상품의 사고보험금을 받을 때 직접 보험사에 방문해 현금을 찾아가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금리 혜택을 더 받기 위해 ‘자발적으로’ 휴면 보험금을 만든 셈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면서 생긴 이상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며 “시중은행의 금리가 낮다 보니 일부 고객들이 만기보험금이 있는 걸 알면서도 일부러 보험사에 돈을 묵혀두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저금리로 자산운용이익률이 하락하면서 금리가 높은 상품에 역마진이 발생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일부 고객들이 만기환급금을 찾아가질 않으니 이자 부담까지 가중돼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전민준
전민준 [email protected]

안녕하세요 머니S 전민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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