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체들이 동절기 사고 예방에 나서고 있다. 동절기에 건설현장에선 추운 날씨와 폭설 등으로 예상치 못한 사고가 종종 발생한다. /그래픽=챗GPT 생성이미지

건설업체들이 동절기(12~2월) 사고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각 사의 최고경영자(CEO)들이 현장을 방문하는 한편 인공지능(AI) 등 신기술을 활용한 예방책 마련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3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동절기 폭설·결빙으로 인해 건설현장 작업 발판이나 슬래브(콘크리트 구조물) 미끄러짐 사고 등의 발생 가능성이 커지면서 안전 점검을 강화하고 있다. 추운 날씨로 인해 작업자의 한랭 질환과 뇌 심혈관 질환도 종종 발생한다.


콘크리트 양생 작업으로 작업자들의 일산화탄소 중독과 질식사고, 화재 위험도 커진다. 양생은 콘크리트를 타설한 뒤 온도·습도를 유지해 시멘트 수화 반응을 촉진시키는 과정이다. 겨울철엔 전기난로 등을 이용해 시멘트 온도가 너무 낮게 내려가지 않도록 양생 작업을 실시한다.

밀폐된 공간에서 작업하는 작업자들은 사고 위험에 노출되고 건조한 날씨로 인해 화재 위험도 커진다. 가장 예측하기 어려운 사고는 폭설로 인한 붕괴다. 한번에 많은 양의 눈이 내려 구조물에 쌓이면 하중을 버티기가 힘들어 붕괴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홍성호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동절기에 예상치 못한 사고가 자주 발생한다"며 "건설현장 근로자들과 기업들이 각별한 주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CEO 현장 점검·AI 등 예방책 활용

주요 건설업체들은 동절기 사고 예방에 나서고 있다. CEO의 현장 점검과 AI 기술 활용 등 다양한 대책이 실시됐다. 사진은 경기 시흥시 아파트 공사 현장을 방문한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 /사진 제공=현대건설

주요 건설업체들은 사고 예방 대응에 나섰다. 각 사의 CEO와 안전 담당 임원들이 현장 점검에 나서거나 안전 계획을 수립해 실시하고 있다. 안전관리 업무에 AI 기술를 활용하거나 캠페인 활동도 진행 중이다.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이사는 지난 3일 경기 시흥시 아파트 공사 현장을 방문해 난간·가설재의 미끄럼 여부와 동결·결빙 가능 구간, 화재·질식 위험 설비 등을 점검했다. 주우정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도 경기 오산시 현장에 방문했다. 정경구 HDC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는 경남 창원시 마산해양신도시 현장에 방문해 안전 점검을 진행했다.

대우건설은 지난 19일 신동혁 최고안전보건책임자(CSO)가 부산 아파트 착공 현장에 찾아 작업 환경과 안전시설 등을 점검했다. 아울러 한랭 질환 예방수칙 교육과 한파특보 단계별 옥외작업 제한 등도 시행하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동절기 안전관리 계획을 수립했다. 한파주의보 발령 시 시간당 10분, 한파경보 시 15분의 휴식을 보장한다. 오전 8시 이전 옥외 작업도 대폭 줄였다.

기술을 활용해 사고 예방에 나선 기업들도 있다. GS건설은 콘크리트 양생 작업에서 갈탄·숯탄 사용을 금지하고, 밀폐공간 작업 시 가스 농도를 측정한다. 동절기 맞춤 작업 기준도 운영한다. DL이앤씨는 근로자 건강 모니터링 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결빙 구간 사전 제거와 미끄럼 방지 조치를 시행했다.

한화 건설부문은 AI를 이용한 스마트 심전도 장비를 도입했다. 신규 채용자와 고령자 등 취약 근로자의 심장질환, 뇌경색 등 이상 징후를 조기 파악해 집중 관리하고 있다. '겨울철 Health 2GO' 캠페인을 실시해 1월까지 동절기 특별 관리 기간을 운영할 예정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화재 사고부터 작업자의 건강 관리까지 전 분야의 동절기 사고 예방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