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하면서 돈까지 버는 세상이 도래했다. 사진은 위메이드가 지난 8월 출시한 블록체인 기반 NFT(대체 불가능한 토큰) 게임 미르4 글로벌의 이미지. /사진제공=위메이드
게임하면서 돈까지 버는 세상이 도래했다. 사진은 위메이드가 지난 8월 출시한 블록체인 기반 NFT(대체 불가능한 토큰) 게임 미르4 글로벌의 이미지. /사진제공=위메이드
◆기사 게재 순서
① 쉽게 게임 만들어 ‘억’단위 매출… 재밌게 돈 버는 세상
② 국내에선 P2E 게임 못 본다… 이유는?
③ '거품 빠진' NFT 게임 모습은?… ESG 경영 돕는다

게임하면서 돈까지 버는 세상이 도래했다. 전 세계가 P2E(play to earn·돈 버는 게임) 열풍이다. 관련 시장에 뛰어드는 업체도 우후죽순 늘고 있다. 국내 역시 위메이드 ‘미르4 글로벌’ 흥행을 계기로 NFT(대체 불가능한 토큰)을 활용한 P2E 산업이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해외선 이미 정착한 P2E모델… 미국 게임사 로블록스, ‘선풍적 인기’




전 세계에 P2E 열풍을 이끈 일등공신은 미국 게임 플랫폼 로블록스다. 사진은 미르4 글로벌의 이미지. /사진제공=위메이드
전 세계에 P2E 열풍을 이끈 일등공신은 미국 게임 플랫폼 로블록스다. 사진은 미르4 글로벌의 이미지. /사진제공=위메이드
전 세계에 P2E 열풍을 이끈 일등공신은 미국 게임 플랫폼 로블록스다. 최근 3분기 매출액이 6억3780만달러(약 7524억원)에 달했다. 이는 전년동기보다 102% 증가했다. 로블록스 하루 사용자(DAU)도 급증하고 있다. 2018년 1200만명에서 2019년 1760만명, 지난해엔 3260만명을 기록했다. 급기야 올해 3분기 일일 활성 사용자 수는 4730만명을 돌파했다.

로블록스 이용자들은 스스로 게임을 만든다. 회사가 게임을 만들어 파는 게 아니라 사용자가 직접 게임을 설계하고 다른 사용자가 만든 게임을 즐기는 독특한 구조다. 현재 로블록스에 등록된 유저가 만든 게임이 4000만개가 넘는다. 게임을 사고팔며 수익을 창출하는 것도 가능하다. P2E 모델이 실현된 셈이다.

NFT를 활용한 P2E 모델도 흥행 중이다. 2018년 베트남 스타트업 ‘스카이 마비스’가 개발한 ‘엑시인피니티’가 대표적이다. 게임 내 ‘엑시’라는 이름의 캐릭터들은 NFT로 제작됐다. 엑시를 구매하고 교배시켜서 더 좋은 엑시를 만드는 게 핵심이다. 소유권은 이용자에게 있기 때문에 유저들은 해당 캐릭터를 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다. 실제 거래는 가상자산인 AXS(엑시 인피니티 샤드)로 이뤄진다.

위메이드 미르4 흥행에… 국내서도 P2E 모델 관심



국내 게임업계는 그동안 페이투윈(Pay to Win·P2W) 모델로 막대한 수익을 챙겼다. /사진제공=위메이드
국내 게임업계는 그동안 페이투윈(Pay to Win·P2W) 모델로 막대한 수익을 챙겼다. /사진제공=위메이드
국내 게임업계는 그동안 페이투윈(Pay to Win·P2W) 모델 중심이었다. 유저들은 게임에서 승리하기 위해 돈을 썼고 게임사들은 막대한 수익을 챙겼다. 하지만 게임사만 배불린다는 지적이 일자 게임사들은 새로운 돌파구를 고심했다.

자연스럽게 해외서 흥행 중인 P2E로 국내 게임업계의 시선도 모이기 시작했다. 그동안 게임사가 아이템 관련 소유권을 독점했기 때문에 이용자는 소유한 아이템을 교환하고 판매할 수 없었다. 하지만 P2E 모델을 통해 유저도 돈을 벌 수 있는 공생관계의 길이 열렸다. 이용자는 주체로서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얻는 아이템을 이용해 수익을 벌 수 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P2E 모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지난 8월 출시된 위메이드 미르4 글로벌의 성공이 결정적이었다. 미르4 글로벌은 지난 11월11일 동시접속자 수 130만을 돌파했다. 미르4 글로벌에선 게임 재화 ‘흑철’을 캐면 게임 내 코인 ‘드레이코’를 교환할 수 있다. 이걸 다시 암호화폐 위믹스(WEMIX)와 1:1로 교환해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현금화할 수 있다. 이를 두고 위메이드가 해외에서 NFT 게임을 통해 P2E 모델을 정착시켰다는 평가도 나온다.

가능성을 확인한 국내 여러 게임사들도 앞다퉈 NFT 게임 시장에 발을 딛고 있다. 컴투스는 오는 2022년 출시 예정인 신작 MMOPRG(다중접속 역할수행 게임) ‘서머너즈 워: 크로니클’에 블록체인 시스템을 적용해 P2E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컴투스 관계자는 “게임 내 대전 콘텐츠 등을 통해 재화를 획득하고 코인으로 변환하는 구조를 갖출 예정”이라고 전했다.

카카오게임즈 역시 게임에 특화된 NFT 거래소를 개발 중이다.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는 “앞으로 다양한 디지털 자산들을 거래대상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엔씨소프트도 NFT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엔씨 관계자는 “엔씨소프트는 내년 NFT와 블록체인을 접목한 게임을 선보일 예정”이라며 “상세 내용은 추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P2E, 페이투윈 벗어나는 기회?… “재미있는 게임 제작이 우선”



게임업계가 그동안 고심했던 페이투윈 수익 모델에서 탈피하기 위해 NFT(대체 불가능한 토큰) 게임으로 진출하는 모양새다. /사진제공=컴투스
게임업계가 그동안 고심했던 페이투윈 수익 모델에서 탈피하기 위해 NFT(대체 불가능한 토큰) 게임으로 진출하는 모양새다. /사진제공=컴투스
NFT를 게임에 도입하면 게임사는 아이템 소유권을 이용자에게 넘겨주고 이용자는 이를 자신의 실제 자산으로 바꿀 수 있다. 이용자가 디지털 자산으로 만들어진 아이템을 NFT 거래소에서 거래하고 암호화폐로 교환하는 원리다. 이때 게임업체는 수수료를 통해 수익을 올린다. 게임업계가 그동안 고심했던 페이투윈 수익 모델에서 탈피할 수 있는 기회다.

하지만 게임업계 내부에서 맹목적인 NFT 열풍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달 17일 개막한 국내 최대 게임 전시회 ‘지스타2021’에서도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P2E 시장에서의 경쟁력은 게임성 즉 재미가 핵심”이라 강조했다. 김형태 시프트업 대표 역시 “제대로 된 게임을 만드는 게 우선”이라며 “NFT는 부가적으로 따라 붙는 수단일 뿐”이라고 밝혔다.

게임업계 전문가도 “몇몇 업체는 P2E 게임을 오랜 기간 준비한 것이 아니라 시류에 편승해 즉흥적으로 발표하고 다”며 “게임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NFT 게임도 작동할 수 없는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