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국내 감기약이 중국으로 유통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사진=뉴스1
최근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국내 감기약이 중국으로 유통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사진=뉴스1

국내에서 품귀 현상을 보이고 있는 감기약이 더 귀해질 가능성이 제기됐다. 최근 중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중국 보따리상(따이공)이 감기약을 싹쓸이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22일 제약업계 안팎에 따르면 최근 타이완에서 중국으로 보내질 해열진통제 파나돌 수요가 급증하면서 따이공 등이 한국에서도 일반의약품인 감기약 대량 구매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따이공은 코로나19가 유행하던 2020년 초 국내 마스크와 손소독제 등 위생용품을 사재기한 만큼 의약품 유통업체나 제약사, 약국 등을 돌며 국내서 유통 중인 감기약을 사재기할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19일(현지시각) 타이완 타이베이 내 약국 일부는 파나돌 구매 수량을 1인당 2갑으로 제한했다고 보도했다.

2020년 감염병 예방·관리법에 따르면 코로나19는 당시 1급 감염병으로 분류돼 의약품 등의 급격한 물가 상승이나 공급 부족이 발생하면 보건복지부 장관이 공표한 기간 관련 물품의 수출을 금지할 수 있었지만 현재 코로나19는 2급 감염병으로 지정돼 이 같은 조치를 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감기약은 현재 국내에서도 구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지난달 30일 해열진통제로 가장 많이 쓰이는 아세트아미노펜 성분 약제를 생산하는 제약사 18곳에 긴급생산명령을 발동했다. 해당 제약사들은 내년 4월까지 매달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감기약을 기존보다 50% 이상 더 생산해야 한다.

다만 대한약사회 관계자는 "(따이공이 감기약을 대량 구매할 것이라는) 첩보가 있기는 했지만 일선 약국에서는 심사평가원의 의약품관리종합정보센터에 의약품 유통내역을 보고해야 해 감기약이 대량으로 중국으로 흘러들어가기 쉽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중국은 지난 7일 '제로 코로나'에서 '위드 코로나'로 방역 정책을 바꾸면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즈는 최근 중국 베이징 화장터 2곳에서 코로나19가 유행했던 초창기보다 많은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국영 베이징 둥자오 장례식장의 한 직원은 "지난해 겨울보다 몇 배 많은 150구의 시신을 하루에 화장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다만 중국 정부는 지난 18~19일 코로나19 사망자 수가 7명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이처럼 코로나19 상황이 악화하면서 중국에서는 감기약 품귀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심지어 비타민C가 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있다며 레몬까지 쓸어담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