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연 15.9%에 우루루… 벼랑 끝 서민의 봄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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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66일만이다. 1위 대부업체 러시앤캐시가 다시 대출문을 열었다. 지난해 겨울 12월26일 대출문을 닫은 후 올해 봄 신규대출을 재개했다.

지난해 러시앤캐시는 기준금리 상승으로 조달금리가 8%까지 치솟자 수익성 악화, 연체율 리스크 등을 관리하기 위해 신규대출 취급을 중단했는데 올해는 비교적 시장환경이 개선되자 영업을 재개했다는 설명이다.

업계 4위권 바로크레디트대부(바로바로론), 7위권 앤알캐피탈대부도 이달 신규 영업을 다시 시작했다. 한푼이 급한 서민들에게는 기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언제든 대출문은 닫힐 수 있다. 대부업계가 여전히 조달금리가 기준금리 인상 전 수준으로 회복되지 않은 데다 2021년 7월 법정 최고금리가 연 24%에서 연 20%로 인하된 까닭에 마진을 내기 어렵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조달금리가 오르는데 법정 최고금리가 제한돼 저신용자들에게 대출을 내줄수록 결국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일각에서는 법정 최고금리 인하의 부작용으로 서민들이 불법사금융에 더욱 노출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민들의 돈줄이 하루가 다르게 바짝 말라붙자 정부도 팔을 걷어 붙였다. 저신용자도 최대 100만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출시된 '소액생계비대출'은 은행권 기부금 등 1000억원 규모로 마련된 정책상품이다. 금융위원회와 서민금융진흥원이 취급하며 취약계층의 대출수요를 정책서민금융으로 흡수한다는 게 정부의 구상이다.

지원 대상은 만 19세 이상 성인으로 신용평점 하위 20% 이하, 연 소득 3500만원 이하여야 한다. 대출 한도는 기본 50만원으로 최초 50만원 대출 후 6개월 이상 성실 납부할 경우 추가로 50만원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빛 좋은 개살구'에 그친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도가 적은 데다 금리가 너무 높다는 지적이다. 소액생계비대출의 금리는 연 15.9%로 연체 없이 대출을 성실히 상환하면 최저 9.4%까지 낮아진다. 처음 대출을 받을 땐 연 15.9%의 금리가 적용되고 성실 상환할 경우 6개월 주기로 연 3%포인트씩 낮아지는 식이다.

이경 더불어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은 지난달 18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100만원이 긴급히 필요한 국민에게 소액 대출을 해주는 정책 상품에 15.9%라는 고금리를 붙이는 것은 과도하다"고 쓴소리를 낸 바 있다.

논란이야 어쨌든 대출 사전예약이 시작된 지난 22일 오전 9시 서민금융진흥원 홈페이지는 신청자들이 몰리며 서버가 마비됐다. 대기순번만 1000번이 훌쩍 넘었다. 연 15.9%의 높은 이자가 무색하게 신청자가 몰린 건 그만큼 지금 당장 급전이 필요한 이들이 많다는 뜻일 테다.

최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불법추심 관련 피해상담' 자료에 따르면 돈이 빌릴 곳이 없던 한 여성은 불법 사채업자에게 알몸 사진을 찍어 보내고서야 30만원을 대출받을 수 있었다. 벼랑 끝에 몰린 인간의 존엄성은 고작 지폐 몇 장 앞에 휘청거리고 만다. 저신용자들이 설 자리는 올해 역시 비좁아 보이기만 한다. 서민을 위한 금융당국의 촘촘한 대책 마련이 필요한 때다.


 

강한빛
강한빛 onelight92@mt.co.kr

머니S 강한빛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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