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 경영자(CEO)와 한국 콘텐츠 창작자들이 만나 글로벌 문화 시대정신의 중심으로 부상한 K-콘텐츠의 성과를 돌아봤다. /사진=임한별 기자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 경영자(CEO)와 한국 콘텐츠 창작자들이 만나 글로벌 문화 시대정신의 중심으로 부상한 K-콘텐츠의 성과를 돌아봤다. /사진=임한별 기자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CEO)가 한국 콘텐츠의 저력을 치켜세우고 앞으로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화두로 떠오른 '계정 공유 금지'의 한국 시행 시기와 관련해선 즉답을 피했다.

서랜도스 CEO는 22일 포시즌스 호텔 서울에서 열린 '넷플릭스와 한국 콘텐츠 이야기'를 통해 한국 콘텐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는 강동한 한국 콘텐츠 총괄 VP, 임승용 용필름 대표, 김지연 퍼스트맨스튜디오 대표, 변승민 클라이맥스 스튜디오 대표, 김수아 시작컴퍼니 대표가 참석했다. 2부에는 이성규 한국 및 동남아시아· 대만 프로덕션 총괄 시니어 디렉터, 웨스트 월드 손승현 대표, 스캔라인 VFX. 아이라인 스튜디오 코리아 홍성환 지사장이 참석해서 기술적인 이야기를 나눴다.

서랜도스 CEO는 "넷플릭스 내 한국 콘텐츠 시청 수가 지난 4년 동안(2019년 대비 2022년) 6배 증가하고 90% 이상의 K-로맨스 시청 수가 한국 외 국가에서 발생했다"며 "'카터'와 '지금 우리 학교는', 더 글로리'가 2022년 90개국 이상에서 넷플릭스 톱(Top) 10 차트에 이름을 올린 것처럼 세계적으로 거대한 팬덤과 충성도를 생성하고 있는 한국 창작자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배우고자 한다"고 했다.

서랜도스 CEO는 "넷플릭스가 처음 문을 열었을 때 다들 전형적인 할리우드 공식을 따를 것으로 봤다"며 "하지만 넷플릭스는 로컬 영화들을 50개 국가들에서 발굴했다"고 말했다. "훌륭한 이야기들은 어디서든 나올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다"며 "그 믿음을 제대로 입증해준 곳이 한국"이라고 전했다.


이어 "한국과 훌륭한 파트너십을 이어왔지만 지금까진 '수박 겉 핥기'다"며 "앞으로가 더 중요하고 지금까지 발표한 금액의 두 배를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2022년부터 2025년까지 넷플릭스가 선보일 한국 콘텐츠 다섯 편 중 한 편은 신예 작가 혹은 감독의 데뷔작이 될 것"이라고 했다.

서랜도스 CEO는 최근 화제인 '새로운 계정 공유 방식'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그는 "넷플릭스 계정 공유 방식은 글로벌하게 지속할 예정"이라며 "이 부분에 대해선 알릴 것은 없지만 앞으로 기대해달라"고 선을 그었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가족 외 공유 계정에 추가 요금을 부과하는 정책을 공식 발표했다. 일부 남미 국가서 시범 실시했고 지난달에는 미국도 이를 시작한 만큼 한국은 언제 이러한 계정 공유 정책이 시행될지 관심이 높은 상황이다.

넷플릭스, 망 이용대가·IP 독점 문제는 어떻게

22일 포시즌스 호텔 서울에서 열린 '넷플릭스와 한국 콘텐츠 이야기'에 나선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CEO). /사진=임한별 기자
22일 포시즌스 호텔 서울에서 열린 '넷플릭스와 한국 콘텐츠 이야기'에 나선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CEO). /사진=임한별 기자

2020년부터 SK브로드밴드와 법적 소송을 벌이고 있는 '망 사용료' 이슈는 사실상 반대한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서랜도스 CEO는 "글로벌 콘텐츠사업자(CP) 인터넷서비스공급자(ISP)인 국내 통신사들이 최대한 좋은 프로젝트를 보여줄 수 있도록 협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넷플릭스가 ISP를 위해 들인 노력을 강조했다. "저희가 ISP를 위해 한 것은 10억달러 정도를 오픈 커넥트 시스템에 투자했다"며 "이를 통해 비트 전달을 좀 더 용이하게 하고 있고 6000개 이상 지점의 다양한 국가에서 인터넷이 빨라지게 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넷플릭스는 자체 개발 캐시 서버 '오픈커넥트어플라이언스'(OCA)를 운영 중이다.

이어 "좋은 고객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ISP와 CP가 협업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궁극적으로는 소비자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넷플릭스의 지식재산권(IP) 독점과 제작사 보상 관련한 질의에는 넷플릭스가 콘텐츠 업계 최고 수준을 보장한다고 밝혔다. 넷플릭스는 과거 '오징어게임' IP를 독점해 별도 개런티 없이 제작비 일정 정도만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져 공정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서랜도스 CEO는 "크리에이터, 프로듀서들이 충분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시장 최고 수준으로 보상하고 있다"며 "그래야 협업 기회를 잡는다"고 역설했다.

지난 4월 윤석열 대통령과 만나 약속한 향후 4년간 '25억달러(약 3조3000억원) 투자'의 사용처에 대해서는 투자 범위를 확대하겠다고 했다. 서랜도스 CEO는 "다양한 분야에 투자한다는 것은 사실"이라며 "예능, 시리즈 등은 물론 전체 생태계를 위한 교육 및 카메라 앞과 뒤에서 일하는 분들까지 포함된다"고 했다.

강동한 총괄은 "4년 투자를 통해 한국 창작자들이 어떤 작품들을 만들 수 있을지 긴 계획을 세울 수 있다"며 "한국에서 사랑받아야 해외에서 사랑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