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음의 메카' 홍대 상권은 개성과 첨단유행을 상징하는 곳이다.
그렇다보니 프랜차이즈업계에서 젊은 층 대상의 사업 성공 가능성을 점칠 수 있는 곳으로 꼽힌다. 게다가 강북의 대표적 상권인 신촌 및 이대 상권이 부침을 겪으면서 홍대 상권은 '광고판'으로서 입지를 한층 높혀가고 있다.
◆ 유행 가늠하는 '안테나숍' 많아
신세계푸드는 지난 4월 스시&오리엔탈 전문 레스토랑 보노보노M 홍대점을 론칭했다. 기존 프리미엄 시푸드 레스토랑 보노보노의 반응이 좋자 신세대 컨셉트의 보노보노M을 야심차게 선보인 것이다.
젊은 취향의 초밥(Sushi), 사누끼 생면요리 등 경쟁력 있는 메뉴를 더욱 전문화하고 특화시킨 100여 종류의 메뉴를 전문 요리사(Chef)가 오픈 키친에서 직접 요리하고 서비스하는 라이브 뷔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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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웅조 신세계푸드 기획팀 대리는 "기존의 보노보노가 직장인의 회식자리나 비즈니스 대상의 프리미엄 시푸드 레스토랑이라면 보노보노M은 젊은층도 즐길 수 있도록 컨셉트를 캐주얼화한 레스토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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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메뉴를 집약한 대신 가격을 낮추어 상대적으로 주머니가 가벼운 대학생 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일단 시작은 청신호다. 최 대리는 "통상 새로운 브랜드를 론칭하면 안정화하는데 6개월 이상이 걸리는데 반해 보노보노M은 4월에 오픈해 아직 3개월밖에 안 됐는데도 매출이 목표 이상을 달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해물떡찜 신드롬을 일으킨 크레이지페퍼도 홍대앞에서 1호점을 낸 신세대 음식점이다. 지난해 9월 오픈한 홍대 1호점의 호응에 힘입어 현재 12호점까지 확대됐다. 8월내에 16호점까지 오픈이 예정돼 있을 정도로 인기 몰이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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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이지페퍼를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본사인 리치푸드의 조상철 팀장은 "젊은층이 새로운 트렌드를 받아들이는 것에 적극적이고 홍대역은 지역 주민 뿐 아니라 전국적인 유동인구가 모이기 때문에 입소문 내는데 더없이 좋은 상권이라는 점을 주목해 홍대점에서부터 출발했다"고 밝혔다.
크레이지페퍼의 퓨전떡찜은 다양한 해물, 닭날개, 등갈비 등과 별모양의 떡을 기분좋게 매운 소스와 함께 먹는 메뉴. 해물떡찜이라는 요리가 친근감이 있는데다 매운 맛의 5단계 선택으로 젊은이들이 단계별 도전에 재미를 느끼게 한 것이 인기 비결이라는 설명이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도넛 전문점 미스터도넛도 지난해 8월 홍대에 진출했다. 지난 4월 명동에서 오픈한 1호점이 강북 최대 규모의 상권에 발을 들여놓았다는 상징성을 띤다면 2호점인 홍대점은 유행에 민감한 젊은층을 사로잡기 위한 진출이다.
미스터도넛은 일반 공장에서 배송되거나 기계로 만드는 일반 도넛과 달리 각 점포에서 요리사들이 직접 도넛을 반죽하고 제조하기 때문에 신선하고 맛이 좋은 것이 특징. 도넛업체 후발주자라는 핸디캡을 극복하고 빠른 속도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GS리테일측은 3.3㎡당 일평균 20만원의 매출이 나올 정도여서 여느 도넛매장보다 매장 수익률이 높은 편이라고 밝혔다. 이에 벌써부터 예비 창업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김영 GS리테일 홍보팀 대리는 "프랜차이즈사업은 내년부터 시작할 예정인데도 강남, 분당 등지에서 가맹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고 전했다.
미스터도넛은 연말까지는 직영 점포수를 30개로 확장하고, 내년부터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해 본격적으로 점포수를 확대할 계획이다.
◆강남에서 홍대로 패션 중심 이동 '불황' 몰라
홍대앞은 또 유행을 리드하는 패션1번가다. 마니아층이 두텁고 유행을 앞서는 첨단 제품이 많다는 평가다. 이들 홍대 앞 의류제품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홍콩이나 인도에서 수입한 이국적 의상과 저렴한 동대문표 등의 보세 상품, 직접 연계된 디자이너나 공장에서 디자인한 의류 등이다.
수입의류와 보세의류 등을 복합적으로 갖추는 것은 트렌드리더 뿐 아니라 저렴한 의류를 겨냥하고 지방 등에서 올라오는 고객층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로맨티카(Romantica)의 박솔 사장은 "수입과 보세를 같이 갖춰 놓는데 차를 타고 압구정에서 오는 단골 고객이 많다"고 말했다.
1년 전 강남에서 이곳 홍대로 의류가게를 옮겨왔다는 어게인의 황선혜 사장도 "패션 유행이 이미 강남 주도에서 홍대로 넘어왔다"고 설명했다.
황 사장은 "강남역의 의류가게는 자정 전에 대부분 문을 닫는 반면 홍대는 클럽문화가 발달해 새벽까지 불야성을 이룬다"며 "클럽에 가기 전에 옷가게에 들러 최신 유행 옷을 사서 입고 가는 고객이 많다"고 설명했다.
요즘 경기침체를 느끼냐는 질문에는 이곳의 의류점포들은 한결같이 "꾸준히 매출이 이어져 경기침체는 잘 못느낀다"고 말했다.
박솔 사장은 "10㎡(옛 3평 남짓)한 소규모의 매장이지만 하루 500명 이상의 방문에 월 매출이 3000여만원을 웃돈다"고 말했다.
대신 부담해야 하는 점포의 임대비도 만만찮다. 박 사장은 보증금 1억원에 월 400만~500만원의 월세를 부담하고 있는데 최근 들어 또다시 오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유석겸 성신공인중개사사무소 실장은 "이곳의 옷가게는 매물이 많지 않아 가격도 조금 올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