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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_류승희 기자 |
중고책시장 매년 증가세… 발품 안 팔고 클릭만 하면 끝
'계륵'(鷄肋). 큰 소용은 못 되나 버리기는 아까운 사물을 일컫는 고사성어다. 위왕 조조가 촉한의 유비와 한중 땅을 놓고 다투는 와중에 나온 말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상생활 속에서 조조와 같은 갈등을 겪게 된다. 주변에서 가장 계륵 같은 존재 중 하나가 바로 집안에 쌓아놓고 있는 '책'일 것이다. 책은 한권 한권마다 자신의 체취가 묻어있어 쉽게 버리기 어려운 물건 중 하나다. 그러나 다시 볼 가능성이 없는 책들을 계속 보관하자니 차지하는 공간이 많아 골치다. 고물상에 가져다 팔아도 종이값 이상을 받기 어렵다.
그렇다면 중고서점에 가져가 팔아보자. 물론 책 속에 묻어있는 나의 체취를 팔려면 망설여지겠지만, 그냥 버리는 것보다는 필요한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고 많지 않지만 쏠쏠하게 돈을 벌 수도 있다.
과거와 같이 청계천에 밀집한 중고서점 등을 찾지 않아도 간편하게 책을 팔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알라딘, 인터파크, 예스24, 교보문고 등에서 직접 운영하는 중고서점을 통해 인터넷으로 중고책을 사거나 팔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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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_류승희 기자 |
성장세 멈추지 않는 인터넷 중고서점
인터넷 서점들이 중고책 매매시장에 뛰어든 것은 지난 2008년 알라딘이 온라인에서 중고샵을 오픈하면서부터다. 이후 인터파크 등이 중고서점시장에 뛰어들었다. 이후 알라딘은 중고도서 판매가 지속적으로 증가하자 2011년 온라인을 떠나 중고서적만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오프라인 매장까지 개설했다. 현재 오픈한 알라딘 오프라인 중고서점은 전국에 14개점이 있다.
알라딘 관계자는 "일단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중고책 판매량을 보면서 고객의 니즈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으나 아무래도 중고책이다보니 책 상태를 직접 보고 구매하고 싶어 하는 고객들이 많았다"며 "또 온라인 한정이다 보니 고객과의 접점에 여러 모로 한계가 있다는 것을 느껴 매장을 오픈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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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_류승희 기자 |
중고서점을 운영하는 인터넷 서점들은 중고책 거래시장이 꽤 활성화됐다고 말한다. 알라딘의 경우 온라인 중고서점 이용고객이 매년 평균 19%가량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2011년부터 시작된 오프라인 서점의 매출이 더해져 34%의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올해도 벌써 전년대비 38%가량 증가했다. 오프라인 중고서점에서 판매되는 책은 평균적으로 평일 2000권, 주말 3000~4000권 정도이며 오프라인에서 매입하는 책의 규모도 2000~3000권가량 된다.
인터파크 중고서점의 경우도 보통 300만종의 책을 보유하고 있는데, 매입한 책의 80% 이상이 팔리고 있다.
알라딘 관계자는 "중고사업을 시작할 때만 해도 '중고'라는 이유로 구매를 꺼리는 경우가 있었지만 지금은 깨끗한 책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면 이쪽을 선택하는 것이 더 현명하고 경제적인 선택이라고 생각하는 추세"라며 "특히 요즘은 중고책을 다시 팔아서 그 돈으로 다시 책을 살 수 있기 때문에 책을 파는 사람들도 처음부터 책을 깨끗하게 읽고 파는 것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은 것 같다"고 말했다.
중고서점은 인터넷 서점들이 운영하는 것 외에도 오픈마켓 형태로도 함께 운영된다. 인터파크의 경우 오픈마켓의 비중이 70%가량 차지하고 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8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