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들고 일어나서 공부해!” 초등학교 때 옆 친구와 떠들면 선생님께서는 이런 벌을 내리셨다. 그런데 알고 보니 서서 공부하는 것, 서서 일하는 것은 벌이 아니라 약이었다. 최근 글로벌 IT기업인 구글과 페이스북 등은 서서 일하는 책상을 도입했다. 일어나서 일하면 업무능률도 올라갈 뿐만 아니라 건강에도 좋다는 이유에서다.

영국 체스터대학 연구팀은 하루 3시간 서서 일한다면 하루에 144kcal를 소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서 일하기만 해도 1년에 3.6kg를 감량할 수 있는 셈이다. 따로 시간을 내서 운동하기 어려운 직장인은 서서 일하기로 부족한 운동량을 채울 수 있다. 장시간 앉아서 일하면 목과 허리에 부담이 가중되고 복부비만을 유도해 성인병에 걸릴 확률이 높아지는 등 건강에 악영향을 준다는 연구결과가 잇따라 나왔다. 이에 따라 서서 일할 수 있는 책상의 매출이 최근 두달 새 4배 이상 뛰었다.

스탠드바 형식의 책상에서 근무 중인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미래창조과학부 정책총괄과 직원들. /사진=뉴스1 양동욱 기자
스탠드바 형식의 책상에서 근무 중인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미래창조과학부 정책총괄과 직원들. /사진=뉴스1 양동욱 기자

◆일하면서 건강 챙겨라
행정자치부와 미래창조과학부는 스마트오피스를 도입해 절반 이상이 스탠드형 책상을 사용하고 회의도 서서 진행하는 등 선 채로 일하는 업무문화를 조성했다. 심지어 국내 한 전자업체는 스탠드형 책상과 러닝머신을 결합해 운동하면서 업무를 볼 수 있게 했다. 잘 바뀌지 않던 국내 기업문화가 직원의 건강을 위해 바뀌는 셈이다.


하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회사가 앉아서 일하는 환경인 만큼 장시간 앉아 일하면서도 허리나 목에 부담이 가지 않는 방법을 연구하는 독자가 많을 것이다. 대부분 의자에 앉을 때 허리에 힘을 주지 않고 의자 등받이에 기대거나 책상에 팔을 올리고 턱을 괴어 허리와 목에 부담이 가는 잘못된 자세를 취한다.

이럴 때 기능성 허리지지대를 사용한다면 자연스럽게 바른 자세를 유지할 수 있다. 기능성 허리지지대는 골반을 잡아주는 틀로 의자 위에 방석처럼 놓고 사용하면 된다. 그 위에 앉는 것만으로도 굽었던 허리가 곧게 펴지고 자세교정의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백조이 기능성 허리지지대는 기능성을 인정받아 한국마케팅협회의 ‘2015 대한민국 명품’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수험생을 위한 추천 선물로 꼽히는 메모리폼 방석도 체중을 고루 분산해 장시간 편하게 앉도록 도와준다. 메모리폼 소재가 외부압력과 충격을 흡수해 목과 허리의 통증을 예방하는 것이다. 메모리폼 방석에 자세교정까지 바라는 것은 무리겠지만 장시간 편하게 앉을 수 있는 방석으론 제격이다.

이마트가 선보인 유럽 글로벌 슈즈 브랜드 ‘바타(Bata)’ 컴포트화. /사진=뉴시스 김진아 기자
이마트가 선보인 유럽 글로벌 슈즈 브랜드 ‘바타(Bata)’ 컴포트화. /사진=뉴시스 김진아 기자

◆컴포트화 열풍 분다
하루 종일 신고 다니는 신발로도 척추건강을 지킬 수 있다. 기능성과 편안함을 겸비한 컴포트화가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코트라(KOTRA)는 과거에 주로 노년층이 소비했던 컴포트화가 편안한 신발을 원하는 젊은 층에도 어필하면서 새로운 시장이 열렸다고 밝혔다. 컴포트화는 밑창이 푹신하고 굽이 낮아 디자인적이 매력적이지 않은 제품으로 인식됐지만 최근 디자인 개선이 이뤄지면서 소비자층이 확대된 것이다.


글로벌시장에서도 컴포트를 추구하는 트렌드가 눈에 띈다. 미국 척추지압협회에 따르면 하이힐 등 잘못된 신발 때문에 매년 미국 직장인의 절반 이상이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금융사 스턴어지는 컴포트화가 2016년 신발업계의 대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30~40대 커리어우먼은 물론 20대 젊은 여성에게도 세련된 디자인이 가미된 컴포트화가 핫 아이템이 됐다고 언급했다.

대부분의 신발브랜드가 착용감과 편리성을 극대화한 컴포트기술을 접목하는 가운데 특히 중저가 컴포트화브랜드인 스케쳐스의 선전이 두드러진다. 스케쳐스는 미국 직장인 사이에서 편한 신발로 인기가 높다. 초경량 재질과 편한 메모리폼을 사용해 발바닥 압력을 최대한 흡수하도록 디자인한 것이 특징이다. 월스트리트에 따르면 스케쳐스는 미국 신발시장에서 점유율 5%로 아디다스(4.6%)를 제치고 나이키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비용을 들여 컴포트화로 바꾸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기능성 밑창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이 기능성 밑창을 깔아주면 어느 신발이든 발에 전달되는 압력을 분산, 완화하고 흡수해 뒤꿈치에서 발가락까지 발 전체가 편안해진다. 발 앞쪽 쿠션이 뛰거나 걸을 때의 충격을 완화하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허리통증과 발의 불편함을 예방할 수 있다.

투자의 관점에서 컴포트시장을 봐도 뉴욕증시에 상장된 스케쳐스가 매력적이다. 컴포트화가 승승장구하면서 스케쳐스의 주가는 2013년부터 지난해 여름까지 2년여 만에 무려 10배 가까이 급등한 이후 지난해 하반기부터 조정을 보였다. 7분기 연속 깜짝 실적을 멈췄고 매출이 예상보다 부진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스케쳐스의 이익성장률이 여전히 높은 점과 중국 등 이머징국가의 컴포트화시장이 이제 막 시작된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반면 스케쳐스의 국내 판권을 보유한 LS네트웍스는 관련 매출비중이 미미해 관련주로 보기엔 부족함이 있다.

국내로 눈을 돌리면 건강한 허리에 주목한 의자 듀오백을 생산하는 디비케이를 꼽을 수 있다. 디비케이는 ‘리얼컴포트’라는 브랜드로 오프라인 헬스케어 스토어사업에 진출하면서 부진한 실적을 탈피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고령화 사회로의 진입과 웰빙 열풍 지속으로 인체공학제품의 관심과 수요가 이어져 긍정적이지만 4년째 부진한 실적이 아쉽기는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증권가가 올해 디비케이의 흑자전환을 기대한다는 점에서 앞으로 다크호스 주식으로 주목할 만하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1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