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는 몇인가구가 제일 많을까요?”라고 물으면 대부분 “4인가구”라고 답할 것이다. 그러나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4인가구가 아닌 1인가구가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과거 저출산정책에 의해 아이를 1명만 낳을 때는 3인가구가 가장 많았다. 그 이후에는 아이를 두명씩 낳은 사람이 많으니 대부분 4인가구일 것이라고 판단하는 것이다.

하지만 요즘에는 만혼이 증가하는 추세다. 혼자 사는 고령의 노후인구도 많아졌다. 여기에 ‘돌싱’으로 불리는 이혼남녀까지 가세했으니 1인가구가 가장 많다는 것도 이해가 된다.

/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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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노인성질환, 삶의 질 떨어뜨린다

1인가구가 늘면서 우리나라의 생활패턴도 바뀌었다. 특히 외식문화가 깊숙이 자리 잡았다. 외식할 때 가장 우려하는 점으로 조미료(MSG)의 섭취, 위생상태 등을 꼽는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문제가 소금의 과다섭취다. 대부분의 음식점들이 ‘맛’을 내기 위해 소금을 많이 넣기 때문이다.


우리 몸이 필요로 하는 1일 소금량은 1.2g이고 WHO 권장량은 5g이다. 그러나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한국인의 소금 섭취량은 12g이다. 우리는 필요량의 10배, WHO 권장량의 2배 이상을 먹는 셈이다.

소금을 과다섭취하는 게 왜 문제냐고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물론 소금도 적정량을 먹으면 건강에 이롭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많이 먹으면 만성노인성질환인 고혈압·당뇨 등을 유발한다.

30대 이상 성인인구 중 당뇨나 고혈압 등 만성노인성질환을 앓는 사람이 30%를 넘는다. 65세 이상 노인인구 2명 중 1명이 고혈압을 앓으며 5명 중 1명은 당뇨환자로 파악됐다.
만성노인성질환은 약을 잘 챙겨먹고 음식조절하며 생활습관을 바로잡으면 친구처럼 함께 가는 질병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 질환들은 완치라는 개념이 없어 치명적인 합병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실제 65세 이상 인구 5명 중 많게는 2명 적게는 1명꼴로 만성노인성질환을 앓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무리 노후자금을 잘 준비했더라도 예상치 못한 큰 병에 걸리거나 만성질환으로 계속 병원비가 들어간다면 준비된 자금이 예상보다 빨리 고갈될 수 있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만성노인성질환이 노후의 생활수준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다는 얘기다. 

/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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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준비, 목적 따라 준비해야

노후준비도 목적에 따라 나눠 준비하면 더욱 안정적인 노후를 맞을 수 있다. 첫째, 기본적인 생활을 위한 노후생활비로 국민연금, 고정적으로 수령할 수 있는 안정적 연금, 그리고 직장인이라면 퇴직연금을 잘 갖춰 놓자.

둘째, 나이가 들면 병원에 갈 일이 많아진다. 따라서 통원치료를 위한 실손의료비, 노인성질환 및 그에 따른 합병증을 대비한 의료보장보험을 미리 갖추길 권한다. 노인성질환으로 질병 후 장애가 생겼을 때 보장받을 수 있는 장애관리비 및 간병자금도 미리 챙기는 게 좋다.

셋째, 여유가 있다면 취미생활 및 여행경비 등의 여가생활비를 별도 계좌로 준비해두자. 건강한 활동기에 집중 활용할 수 있도록 계획하고 수익성을 추구하는 공격적인 상품으로 준비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우리나라 평균수명이 83세로 곧 100세 시대를 살게 될 우리는 길게는 30년, 짧게는 20년 동안 벌어놓은 소득으로 30~40년의 노후를 살아야 한다. 특히 우리나라는 국민소득 대비 물가가 높은 편인 데다 자녀의 사교육비 지출이 많기 때문에 노후준비가 더욱 중요하다.

한 글로벌금융회사가 세계 17개국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영국·프랑스 등의 선진국 국민은 은퇴를 생각할 때 ‘행복’, ‘자유’ 등을 연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한국인은 ‘경제적 어려움’, ‘두려움’ 등 비관적인 단어를 주로 떠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은퇴를 두려워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저축이 충분치 않아서”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게다가 앞으로는 자녀의 부양도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2000년만 해도 통계청 사회조사에서 자녀가 부모의 생계를 책임져야 한다는 응답이 70.7%에 달했지만 지난해에는 이 수치가 30.6%로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이 비중이 10~20년 내 선진국 수준인 1~2%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본다.

무엇보다 은퇴 후 생활비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나이가 많아지는 만큼 의료비나 간병비 지출이 늘어나기 쉽다. 따라서 젊을 때부터 차근차근 준비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조언이다.

국민연금·퇴직연금·개인연금 등 연금상품은 빨리 가입할수록 노후에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미국·일본 등에서도 은퇴 후 연금에 의존하는 비중이 60~70%에 달한다.

언제 어떤 일이 발생할지 알 수 없는 만큼 미리 다양한 ‘보험 포트폴리오’를 짜는 것도 중요하다. 최근에는 10~30년간 보험료를 납입한 뒤 보장받다가 연금으로 전환할 수 있는 상품도 인기다.

◆자산관리 ‘균형’ 맞추기


은퇴시기가 다가올수록 자산관리의 ‘균형’도 고민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한국 가정의 자산
[고수칼럼] 20년 벌어 40년 살 수 있나요
구조가 정상적이지 않다고 평가한다. 평균 80% 이상이 부동산에 묶여 있어서다.
나이가 들수록 부동산 비중을 낮추고 금융자산 비중을 높일 필요가 있다. 퇴직 시점까지 부동산과 금융자산의 비율을 50대 50으로 맞추는 게 바람직하다.

노후설계를 할 때는 퇴직 이후 최장 40년간 어떻게 살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그려봐야 한다. 재취업할 것인지, 어떤 취미를 가질 것인지, 봉사활동을 할 것인지 등을 사전에 구상한 후 그에 맞게 준비해야 한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설합본호(제421호·제42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